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경제학박사

농촌 환경과 금고지기의 역할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4-12-02 13: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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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로 지은 집은 한 번의 파도로 무너진다. 기초가 튼튼해야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는다. 그래서 세상사 모든 것에는 순리라는 게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은 있지만, 순리를 거슬러 억지로 꿰맞춘다면, 설령 일시적으로 그 일이 잘 풀린다 하더라도 반가울 것이 없고, 시간문제일 뿐 언젠가는 반드시 무너지게 되어있다. 

 

최근 전북의 핵심농도인 한 지자체가 지방금고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강한 무리수를 강행했다. 30년간 지방농도의 금고지기를 해왔던 농협을 탈락시키고, 시중은행을 1금고로 확정한 것이다. 선정 결과를 발표하자 시장을 향해서 투명성 공개 등을 외치며 관내 관계자와 농업인 조합원들이 대거 들고 일어났다. 

 

핵심은 이렇다. 지금까지 금고관리를 맡았던 농협은 시에 기부금(일명 협력사업비)을 10억 제시했고 낙점된 시중은행은 18억을 제시한 점이 평가사항 5개항목과 17개 세부항목보다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주장이다.

 

얼핏 보기에는 시에게 기부금조의 협력사업비 출현을 많이 내놓은 곳을 낙점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을 많이 써냈다고 농도인 지역 환경이 좋아질 것인가, 8억을 어떤 곳에 어떤 용도로 사용되기에 그토록 시가 기여금에 목을 매듯했을까, 그 동안 농협이용의 편리성, 지자체와 농협의 협력사업의 공과를 내 팽개칠 정도로 8억이 소중했을까이다. 

 

또한 그로인해 시민과 농업인들의 불편은 물론이고 농업분야의 위축은 미래의 어떤 지역농촌 환경을 만들어낼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 누구도 자신들의 목적사업 조기 완수를 위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던 말던, 또는 '당분간의 혼선과 혼란이 있더라도 참아내라'는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 매사는 공공성과 객관성, 편의성과 합리성 등이 요구되고 그에 부합하는 타당성에 이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요즘 다른 지자체들은 '자자체와 농협의 협력이 경쟁력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지역농업과 지역경제발전의 한 축으로 상생협력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있다.

 

이에 대한 실례로 1사1촌 자매결연을 통한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여 도시민과 함께하는 한국형 농업모델의 구축, 지역특색사업 추진을 통한 지역발전의 기여, 농업인 법률구조사업, 농업인 장학사업, 지역환경조성사업, 농산물유통지원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농협의 역할과 기능은 홀로 설 수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농협은 농업인의 조직이고, 지역농업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와 동거는 운명적인 협력관계로 맺어져 있다. 

 

앞으로는 농촌경관 자체가 바로 상품인 까닭에 농촌 환경과 연계한 농촌공익적기능이 새 부가가치가 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농촌에는 자연환경의 대표적 경관이며, 기능·특성상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화유산으로서의 잠재적 가치가 무한한 대표적 환경경관들이 많다.

 

특히 농업과 농촌은 시장경제의 틀로서만 포용할 수 없는 인간의 삶에 총체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다면적인 문화의 영역이다. 농업과 농촌이 갖는 다면적인 기능을 생각할 때 농업과 농촌의 지속적인 발전은 공동체와 문화의 존속을 의미한다.

 

본래 농업과 농촌은 도시의 파트너다. 그것은 농업인이 공업생산물을 구매하는 국내시장의 고객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농업인은 도시의 자금과 정보 그리고 시설을 이용하지만 도시민은 농산물 외에도 농촌의 정감 있는 분위기를 호흡하며, 토지의 자양분을 흡수한다. 따라서 '농'은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립도를 높이는 터전인 동시에 상호 협조와 보완이 필요한 시민농원이다.

 

그런데 핵심 농도인 한 지자체가 농촌 환경 대신 기부금을 선택했다. 그동안 특별한 하자의 발견이 됐다면 모를까, 더욱이 농도인 지자체로서는 이용고객들의 뻔한 불편이 가중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하고서, 더욱이 점포수가 턱없이 부족한 시중은행과 손을 잡고서 나가겠다는 역발상자체를 받아드리기가 쉽지 않다.

 

금고 선정위원들 또한 시장이 위촉했지만 그렇다고 시장을 위해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시장을 돕기 이전에 공공성을 먼저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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