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경제학박사

우리의 맛, 누룽지와 숭늉

온라인팀 | news@ecoday.kr | 입력 2015-01-07 13: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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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우리 어머니들은 밥을 지을 때 일정 분량의 물과 쌀을 가마솥에 넣고 끓이다가 여분의 물이 없어질 때까지 뜸을 충분히 들여 누룽지를 만드셨다. 

 

또 누룽지를 빡빡 긁어모아 양푼에 넘치도록 담은 다음 밥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에 다시 물을 붓고 푹 끓여서 숭늉도 만드셨다. 

 

이와 같은 누룽지와 숭늉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맛이다. 

 

특히 무쇠 솥 밑에 장작불로 만들어진 누룽지는 무척 고소하고 감칠맛을 내는 저칼로리 고단백질 영양식이며,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맛은 시골사람들의 후덕한 정과 정겨운 문화를 대변해 준다.

 

이처럼 누룽지 속에는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애틋한 사랑이 묻어있고 이웃 간의 인정 넘치는 풍요로움이 자리하고 있다. 

 

요즘 '웰빙형 모닝 푸드' 바람이 일면서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제품들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누룽지는 구수한 맛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다. 

 

누룽지 오리백숙, 누룽지 닭죽, 누룽지탕, 찬밥 누룽지, 계란누룽지, 누룽지 튀김 등 다양한 추억의 누룽지 제품들이 그것이다.

 

문제는 중국산 누룽지가 웰빙 누룽지라는 이름으로 버젓이 식품 코너의 한 공간을 메우고 있다는 데 있다. 소중한 문화적 가치가 있는 누룽지는 우리 농산물이다. 국산 웰빙 누룽지의 당당한 선택이 필요하다.

 

또한 누룽지에는 숭늉을 빼놓을 수 없다. 어릴 적 밥상에서 숟가락을 놓자마자 가족 모두가 숭늉을 마셨다. 가을의 정취와 토속적 향취, 어머니의 정성이 넘쳐나는 맛… 

 

숭늉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역시 검정 무쇠 솥에서 밥을 지어 만든 전통 숭늉이다. 이 숭늉의 매력을 살린 것이 요즈음 흔히 식당에서 등장한 돌솥밥의 숭늉이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보리차로 대체되었다. 아마 전기밥솥의 등장이 그 원인중 하나일 것이다.지금은 가정이든 식당이든 정수기가 식수를 대신하고 있다.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나의 입맛을 지켜주던 시골의 누룽지와 숭늉 맛은 찾기가 힘들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 할까? 그 구수한 맛에 각인된 미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시중에 나와 있는 전통식품도 예전의 숭늉 맛을 되찾기에는 역부족이다.

 

청소년의 식습관도 문제다. 쌀 음식보다 밀가루 음식을 선호하고 지방질을 분별없이 섭취하다보니 비만 체형으로 변하고 있다. 

 

아이들의 입맛에 맞고 영양도 풍부하고 고소한 간식거리로 제공될 수 있도록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식품이 개발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청소년의 미각은 물론 건강까지 챙겨주자.

 

식당에 가면 식사가 끝난 뒤에 후식으로 응당 커피를 권한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커피는 기호식품으로 인정은 되지만, 이에 못지않게 우리 농촌의 전통적인 참맛을 내는 구수한 누룽지와 잊혀진 숭늉 맛도 되찾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누룽지 기능을 추가시킨 밥솥, 누룽지 제과기, 누룽지 프라이팬까지 등장해 숭늉 음료의 이용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돌솥에 쌀과 보리를 섞어 누룽지를 만든 후 모아서 햇볕에 바짝 말렸다가 방앗간에서 빻아 숭늉가루로 만들어 그때그때 끓여 먹기도 한다.

 

실제 누룽지를 씹어 먹으면 아미노산이 풍부한 침이 많이 분비되고, 턱관절 운동으로 뇌에 자극을 줘 뇌혈관질환도 예방하는 효과를 낸다. 

 

또 누룽지를 끓인 물인 '숭늉'은 짜고 매운 음식을 먹고 나서 산성으로 변한 입맛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숭늉은 숙취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올 가을엔 햄버거 대신 누룽지를, 커피 대신 '코리안 커피' 숭늉을 권하자. 가마솥에서 만들어지는 누룽지와 숭늉을 가족 전체의 간식과 음료로 제공해보자. 그리하여 전통적인 누룽지와 숭늉을 찾아 부드러운 참살이 식단을 꾸며보자.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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