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29일 삼성전자 노동자 희귀질환 산업재해 인정
개별 화학물질 노출 빈도수 아닌 여러 유해요소 고려
희귀질환, 전향적 업무와의 상당인과 관계 인정 절실

무결점 스마트폰, UHD TV, PC위해 목숨과 바꾼 희생

김영민 기자 | news@ecoday.kr | 입력 2017-08-29 22: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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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모니터, 텔레비전,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 화질 등을 검사하는 삼성전자 근로자 대부분 여고를 졸업한 여성들이 삼성반

도체 공장에 취업해 이런 작업들을 반복적으로 한다. 생산라인에서 불특정, 혹은 특정 유해화학물질을 꾸준하게 반복적으로 만지

고 흡입하는 작업공정때문에 인체에 그대로 축적될 수 밖에 없다. 이후 이들은 일부는 희귀질환을 걸리게 된다.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7년이나 기다리느라 지치고 힘들었지만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 좋은 결과 나오게 돼 정말 다행이다. 이후 다른 피해자분들은 이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아도 산재가 인정되면 좋겠다. 그리고 삼성에서도 더 지체하지 말고, 제대로 보상해서 아픈 사람들이 힘들지 않게 살았으면 좋겠다."

 
29일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회원 이희진씨(84년생)는 법원이 삼성전자 노동자의 희귀질환(다발성경화증) 산업재해 인정 취지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한 부분과 관련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이희진씨는 전직 삼성반도체 근로자다. 그녀는 삼성전자 LCD 천안공장(현 삼성디스플레이 천안사업장)에서 모듈과의 맨 마지막 단계인 불량 화질검사 업무를 하다가 건강상 이유로 퇴사한 뒤 다발성경화증을 진단받았다.

 

 
희귀질환인 다발성경화증으로 현재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고, 뛰거나 빨리 걷지 못하며, 자주 넘어지는 후유증이 시달리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 병의 특징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재발되는 병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제대로 취업하기도 힘들다는 것이 반올림측 설명이다.

 

 이희진씨 뿐만 아니다. 서너여명이 같은 질환을 앓고 있다. 그는 2010년 7월 반올림과 함께 산재신청을 준비해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보상보험(요양급여)신청을 제기했으나 2011년 2월에 불승인뒤, 그 해 4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기각됐다.

 

무려 7년의 법정 싸움을 통해 8월 29일자로 대법원에서 산업재해 인정취지의 판결(원심판결에 대해 파기환송)을 받아냈다.

 

산재신청을 제기한 뒤로 7년 만에 대법원에서 처음으로 산재인정이 된 것이다. 반올림 관계자는 "신정부가 출범하지 않았으면 이 역시도 힘겨운 긴 싸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도 사법부가 권력이 눈치보는 단적인 예"라고 비판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번 대법원 판결내용이다. 재판부는 "유해화학물질 노출에 의한 직업병의 경우 상당인과관계 증명책임 완화 법리가 확립돼 있는데 그동안 근로복지공단 및 하급심에서 개별 화학물질 노출 수준 등에 대한 부분적 고려로 업무와 질병간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것은 잘못됐다."고 파기 이유를 밝혔다.

 

특히 "여러 유해요소에 대해 복합적, 누적적 작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역학조사 방식 자체에 한계가 있고, 사업주의 협조거부, 행정청의 조사 거부나 지연 등에 대해 노동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과 희귀질환의 경우, 전향적으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해 공적 보험이라는 산재보험의 본래 목적과 기능을 강조했다.

 

 

▲대법원 판결문 일부 내용을 발췌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반올림측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 근로복지공단, 역학조사기관인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전향적 태도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입증책임 전환 등 보다 손쉽게 산재인정이 될 수 있도록 산업재해보상보험법제도가 개정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발성경화증은 중추신경계 신경세포의 수초와 축삭 손상을 유발하는 자가면역 질환으로서 인구 10만 명 당 3.5명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질환이다.

 

지금까지 반올림측에 제보한 삼성전자 사업장에서만 총 4명의 다발성경화증 피해자가 파악된 상태다.


서울고등법원(제2행정부)은 5월 26일 이소정(가명)씨가 2013년 5월 20일자로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취지의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승소(산재 인정) 판결을 내렸다.

 

또, 서울고등법원(제1행정부, 재판장 최상열)은 7월 25일 삼성전자(현 삼성디스플레이) LCD 생산라인 노동자였던 김미선씨의 '다발성경화증'을 산재로 인정했다. 이어서 이번 이희진 씨의 산재 인정으로, 삼성전자 노동자들 중 3명이 다발성경화증으로 산재 인정 판결을 받게 됐다.

 
이날 반올림은 성명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노숙농성 693일차라며 그동안 법원과 공단으로부터 산재인정을 받은 21명 중에 17명이 삼성전자 노동자들이다. 제보된 숫자로 따지만 230여명이 넘고 사망자는 79명이나 된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피해자들에게 개인질병이라며 몇몇 피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정한 위로금 형태의 금전으로 무마하고 직업병을 부인하며 은폐해왔다. 더 이상 꼼수부리지 말고, 이희진씨의 바람처럼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진실된 사과, 정당한 보상 실시를 거듭 촉구했다. 
 

강병원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환경특별위원장, 은평갑)은 이번 편결에 대해 "삼성 직업병을 인정한 대법원 첫 판결. 두 팔 벌려 환영한다."며 "판결의 핵심은 '노동자의 산재입증 책임을 완화하라'는 것으로 판결문엔 제가 그토록 강조했던 내용, 기업 측이 산업안전진단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삭제해 산재 증명이 어려웠다는 내용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의 방관 속에 죽어가는 다른 산재피해자들의 소송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직업병 당연인정 기준을 확대하기 위해 일명 '직업병 리스트 위원회' 상설화하는 내용 법안도 발의했다.

 

그는 "산재입증의 어려움이 하루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그래서 정말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다운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국민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반올림에 따르면 2007년 황유미씨 유족급여신청 사건을 시작으로 5월 기준 83명이 산재 신청을 했다. 이 중 공단과 법원의 판결을 거쳐 산재인정이 확정된 사람은 21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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