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주기식 행사에 머물어, 주말 사무실 참여는 흐지부지
지구촌 전등끄기 의미, 기후변화가 생물종 미칠 영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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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먼저 숫자로 기후변화 현실을 살펴보자.
0.19 M, 1901년부터 2010년까지 세계 평균해수면이 0.19m 상승했다. 19세기 중반 이후의 해수면 상승률은 이전 2천년 동안의 평균상승률 대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5년, 지표면 온도 상승은 대부분은 지난 35년 동안 발생했으며, 상위 16개 년도 중 15개는 2001년 이후 발생한 것으로 기록됐다.
2015년, 2015년은 온난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다.
400 PPM, 2013년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Mauna Loa) 관측소에서 측정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기록했다. 마우나로아 관측소는 이산화탄소 농도를 최장기간 연속 관측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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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인이 참여하는 글로벌 캠페인중 하나가 '지구촌 전등끄기(Earth Hour)'다.
이 행사는 매년 3월 19일 세계자연기금(WWF)의 글로벌 환경 보호 운동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구촌 전등끄기는 첫 오픈 소스형 기후 변화 캠페인 중 하나로, 특정 도시의 상징적인 이벤트로 시작돼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환경 행사가 됐다.
2015년도에 전 세계 172개국의 70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개인, 기업, 기관 등이 지구촌 전등끄기에 참여했다. 2016년 지구촌 전등끄기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힘을 모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결의한 지구촌 시민환경운동이다.
왜 어스아워를 하는지에 대해, WWF는 지구를 위한 시간, 어스아워를 시작한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다.
지난 수 십 년 간 알프스의 만년설이 빠른 속도로 녹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도 확연히 얇아지고 넓이도 줄고 있다. 철새는 예전보다 늦게 따뜻한 곳으로 이동했다가 예전보다 일찍 돌아오고 있다.
열대지방에서나 볼 수 있던 물고기나 해양 생물이 북쪽으로 올라오고 있다. 2007년 아마존 강 유역 우림 면적은 산림자원 채굴과 개발사업 등으로 삼 십 년 만에 705만㎢에서 550만㎢로 줄었다. 해양산성화가 가속화되며, 조개나 게와 같은 갑각류의 생장이 순조롭지 못하다고 한다.
이 모든 불안한 징후들의 원인은 우리 인류의 지나친 개발과 과소비에서 비롯됐다. 우리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나오고, 전화 한 통이면 음식이 배달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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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쓰는 자원과 방법, 생활방식 등이 우리의 유일한 집인 지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할, 미처 깨달을 겨를 없이 살아가고 있다.
WWF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지구에 가한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깨닫고 변화를 위해 매년 지구를 위한 시간, 어스아워를 하고 있다. 1시간동안 모든 전등을 끄고, 지구와 인류의 조화로운 공존을 생각하는 캠페인,
그러나, 취재진이 확인결과, 3월 19일 토요일 저녁 8시반 부터 9시반까지 서울시청 주변 건물, 영등포역 주변, 강남역 주변은 한시간 전등끄기 시민 참여는 없어 보였다.
전등끄기 시작 저녁 8시반이 지난 5분후, 그리고 30분후, 끝나기 10분전인 50분후 까지도 시작 전까지도 100여개 건물들은 서울 시청 주변만 육안으로 보리는 건물 외는 전등을 그대로 켜져 있다.
취재진은 서울 시청앞과 강남역 지하철 8번 출구 앞 모 그룹 계열사 건물을 확인했다.
보안요원들 말에 따르면 몇 주 전부터 각층 안내문 배치, 사내 안내방송을 이날 행사와 관련, 각 사무실 근무자는 조기 퇴근을 권장하고, 일을 할 경우, 한 시간을 기존 형광등을 끄도록 했다고 밝혔다.
한 보안요원은 "이미 주말 늦은 시간대이기 때문에 근무자는 없어 전등끄기 행사는 하나마나 였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확인 결과, 손에 꼽을 정도로 전등을 끄는 건물들만 보여질 뿐 행사 시작 전과 크게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옆 건물 역시, 행사 전이나 크게 다르지 않고 건물 내부에 전등을 대부분 켜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유흥가 주변 영등포역 앞쪽은 지구촌 전등끄기 행사와는 별개의 세상으로 네온사인 불빛들은 더욱 빛을 냈다.
영등포 한 백화점 인근 편의점, 유흥주점, 음식점 등은 이런 행사조차 하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시민들 반응도 엇갈렸다. 20대 청년 이철휘씨는 "기후변화 얘기가 남일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실천하는데 크게 제한을 받거나, 규제조차 없어 대부분 무관심이고 무슨 행사를 했구나 하는 정도만 뉴스로 알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유명 구두 대형매장 매니저는 "요즘 장사도 잘 안되는데, 무슨 불끄기냐, 공공건물이나 큰 기업들이나 잘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핀잔을 줬다.
전등끄기 행사가 있는 바로 그 시각 전력거래소에서 측정하는 전력공급량도 평소 주말 전력소비량과 비슷한 크게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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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관계자는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차원에서 전등끄기 행사가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늘 실생활에서 에너지 절약을 펴는데 힘써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사실, 어스아워 캠페인 참여는 쉽다. 3월 19일 한 시간 동안은 궁극적인 목표는 많은 사람들이 실생활에서도 매일매일 이런 마음으로 환경보전을 위한 실천하는 것. 우리는 과거 어스아워 행사 경험을 통해 단순히 전기만 아끼는 것이 아니라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분리수거를 실천하거나 채식을 시작하는 등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환경을 보전하는 하나뿐인 지구생활습관(One Planet Life Style)을 주도해왔다.
불을 끄는 사소한 습관을 시작으로 환경보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과 실천을 하는 것이 이 캠페인의 목적이다.
하나뿐인 지구생활습관,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살펴보면, 실내온도 낮추기. 겨울에 실내온도를 2도 낮추고 여름에는 2도 높이는 것만으로 907kg 가량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둘째, 사용하지 않는 전력 아끼기. 15분이상 거실이나 방을 비우게 될 경우 항상 불을 끄고,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는 뽑아놓는다.
셋째, 가능하면 냉수로 세탁하기. 온수 대신 냉수를 사용, 세탁을 할 경우 최대 80%까지 전력을 아낄 수 있다.
넷째, 전자 청구서로 교체하기. 우편으로 받는 각종 청구서들을 이메일로 받는다.
다섯째, 지역 농산물 구매하기. 먼 지역에서 들여온 농산물 대신 지역농산물을 구매하는 것도 탄소사용을 줄이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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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철학자 간디의 "세상을 바꾸려면 먼저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라는 말처럼 변화는 바로 나 자신에서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
가족과 친구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불 끈 거실에서 촛불을 켜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건 어떨까.
이만열 경희대 교수는 "한국의 전통 가치 안에는 위기에 처한 인류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며 "한국은 예부터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해 왔고, 이 가치는 한국의 문화 예술 속에 숨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연보전에도 관심이 많으셔서 평소 생활 속에서 채식을 실천, 대중교통 이용, 10층 이하는 계단 사용, 개인 텀블러 사용 등 지구 사랑을 몸소 실천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어스아워 행사에 쓰이는 로고, 60+는 'Earth Hour 60'에서의 숫자 60은 우리가 전등을 끄는 60분을 의미, 2011년부터 60+를 추가함으로써 60분동안의 전구 끄기 행동뿐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환경을 위한 실천적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어스아워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 www.earthhourkorea.org 를 통해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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