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30km에 달하는 거대 규모, 가뭄 시대의 새로운 전략적 자원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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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로 인한 물 부족 문제가 전 지구적 과제로 부상한 가운데,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지하에서 거대한 규모의 새로운 지하수 자원이 발견되어 학계와 지자체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00만 년의 역사를 간직한 ‘지하의 바다’
최근 에브로 수문국(Confederación Hidrográfica del Ebro, 이하 CHE)이 발표한 차기 수문 계획 수립 과정에서, 카탈루냐 레이다(Lleida)주의 세그리아(Segrià) 지역 지하에 대규모 지하수체(Mass of Groundwater)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되었다.
‘플라나스 데 라이마트-몬레알(Planas de Raimat-Monreal)’로 명명된 이 지하 대수층은 약 2,500만 년 전 형성된 지질 구조 아래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약 81.62km²에 달한다. 이는 웬만한 중소 도시 전체를 덮고도 남을 만큼 광활한 면적으로,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하의 바다’가 발견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지하수층은 남북 방향으로 약 30km에 걸쳐 길게 뻗어 있으며, 가장 폭이 넓은 지점은 10km에 이른다. 구체적인 경계는 알파라스(Alfarràs), 알카라스(Alcarràs), 라이마트(Raimat), 엘 플라 데 라 Font(El Pla de la Font) 사이의 삼각 지대를 포괄하고 있다.
국가 수자원 관리 체계에 공식 편입
이번 발견이 단순한 지질학적 관심을 넘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해당 수역이 ‘국가 관리 대상’으로 공식 지정되었다는 점이다. CHE는 제4차 수문 계획(2028-2033)의 공식 목록에 이 지하수체를 코드번호 ‘ES091MSBT111’로 등록하였다.
지하수체가 공식 명칭과 코드를 부여받았다는 것은 향후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모니터링과 수질 관리, 그리고 보호 조치가 시행됨을 의미한다. 그동안 세그리아 서부 지역에 이 정도 규모의 대수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문헌이나 실태 조사에서 누락되어 있었으나, 이번 ‘지하수 행동 계획 2023-2030’을 통해 비로소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되었다.
자원 확충의 기회인가, 오염의 위기인가
초기 조사에 따르면 이 대수층의 주요 보충원은 강우에 의한 지표면 침투와 인근 농경지에서 발생하는 관개용수의 회귀수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특히 클라모르 아만가(Clamor Amarga) 강이 주요 수집원 역할을 하며 지하수의 흐름을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농업용 관개 시설이 밀집해 있어, 지표면에서 사용되는 비료나 질산염, 혹은 도시 및 산업 폐기물에 의한 ‘점 오염(Point Source Pollution)’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지하수는 한 번 오염되면 정화와 회복에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이용 가능성을 타진하기에 앞서 철저한 수질 보전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까지는 이 지하수체의 정확한 저장 용량과 수문학적 거동 방식, 그리고 구체적인 수질 상태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당국은 향후 5년 내에 정밀 정밀 조사를 실시하여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속되는 가뭄으로 농업 및 생활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카탈루냐 지역민들에게 이번 발견은 가뭄 해갈의 ‘단비’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러나 CHE 관계자는 “이 지하수체가 언제부터, 얼마나 많은 양의 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지는 향후 진행될 정밀 타당성 조사 결과에 달려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2,500만 년이라는 유구한 세월 동안 지하에 숨겨져 있던 이 거대한 수자원이 현대 인류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을지, 전 유럽의 관심이 카탈루냐의 지하 세계로 향하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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