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조주택 내외부 재현 소형 30~40% 시간 절감
소형 프린터 사용 F770, 작업 시간 30~40% 감소
정밀하고 내구성 높은 대형 축소 모형 제작 가능
단일 파트 출력으로 조립 공정 생략
건축, 설비, 시공, 협력사 간 소통 도구 활용
설계 검토 정확 향상 → 설계 변경 횟수 감소
자체 시제품 제작, 연구개발 효율 극대화
1969년 문을 연 GS건설은 건축,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건설업 전반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토부 시공능력평가에서 최상위권을 유지하는 대한민국 '빅5' 건설사다.
현재 한국 시장을 넘어 아시아, 중동, 유럽 등 전세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글로벌 EPC(설계, 조달, 시공) 기업으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건설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소통과 협업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전문 분야의 이해관계자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건설업의 본질이기 때문.
건설업에서 소통과 협업의 기본 수단은 전통적으로 2D 도면였으나 최근에는 상세한 부분까지 입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디지털 기반의 3D 설계가 훌륭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다만 100% 완벽하지는 않다. 설계를 수정하면서 발생하는 오류 혹은 건축물의 복잡한 간섭을 3D 설계모델만으로 완벽히 검토하는 것을 사실상 불가능하다. 보조적인 수단으로 GS건설은 시공 전 축소 모형을 제작해 3D 모델에서 놓치기 쉬운 구조적 충돌이나 시공상 문제를 파악했다.
예를 들면 콘크리트 거푸집 설치 시 발생하는 간섭이나 안전하게 시공할 수 방법 등을 모형으로 조기에 확인해 설계를 반영 공정을 개선했다.
이처럼 축소모형을 활용한 사전검토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출력요구가 점점 많아지다 보니 GS건설 미래기술원은 3D 프린팅 환경을 고도화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기존에 사용하던 소형 3D 프린터들은 출력크기가 작아 대형 건축 모형 제작에 여러모로 효율적이지 못했다. 이를 테면 구조물을 여러 조각으로 나눠 출력 후 조립하는 방식은 시간과 인력 소모가 컸고, 정밀도와 표면 품질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했다.
GS건설 미래기술원 김효근 박사는 3D 모델만으로 잘못된 부분을 놓칠 때도 있고, 3D 모델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과 협업할 때에도 한계가 많았다고 고충이 토로했다.
하지만 축소모형을 활용하면, 설계사부터 협력사, 감리사, 발주처까지 모두가 잠재된 문제나 어려운 점을 한눈에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공유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GS건설은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3D 프린터 도입을 검토했다. 바로 넓은 출력 크기를 갖춘 신뢰성 높은 장비를 찾는 것이다. GS건설은 출력물의 품질과 함께 장비 가동 시간, 유지보수, 기술 지원 등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까지 고려했다. 그 결과 2024년 1월, 스트라타시스(Stratasys)의 FDM 시스템중 가장 넓은 빌드 챔버를 갖춘 산업용 3D 프린터 F770을 도입했다.
F770의 기술적 특징 역시 GS건설의 활용 목적과 잘 맞았다. 이 3D 프린터는 완전 밀폐형 가열식 빌드 챔버를 갖춰 출력물이 휘거나 뒤틀리는 현상을 최소화하고, 수일이 걸리는 대형 출력 작업도 안정적인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내구성 높은 소재인 ABS-M30과 ASA와 같은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건축모형을 출력하기에 적합했다.
GS건설은 GrabCAD Print 소프트웨어로 3D 모델을 간편하게 출력하는 효율적인 워크플로우로 기존의 축소 모형작업 과정도 개선했다.
스트라타시스 F770 도입 이후 GS건설은 여러 분야에서 뚜렷한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먼저 프로젝트 설계 검토의 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됐다. 대표적인 사례로 도심 한복판에 건설 중인 초고층 복합시설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프로젝트는 세 가지 커다란 난제를 안고 있었다. 먼저 지하 8층, 지상 37층에 달하는 규모, 둘째로 현장이 협소한 도심지에 위치한 점, 마지막으로 탑다운(top-down)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이로 인해 복잡한 시공 순서, 차량 동선 계획, 자재 적재 위치 등을 3D 모델만으로 검토하기가 쉽지 않았다.
GS건설은 F770으로 지하에서 지상 8층까지 구조를 축소해 제작했다. 여기에 덤프트럭, 콘크리트 펌프카, 타워크레인 모형까지 함께 출력해 차량 이동동선과 자재 배치 계획을 실물로 시뮬레이션했다. 덕분에 탑다운 공법의 핵심인 층별 철골 설치 순서나 흙막이 해체 시점 등 복잡한 정보를 현장, 본사, 협력사가 직관적으로 파악하고 공유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설계 변경 횟수를 줄이고 공정 간 충돌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모듈러 목조주택 자회사인 자이가이스트(XiGEIST) 역시 고객 소통에 축소 모형을 적극 활용한다.
자이가이스트는 단순히 외형만 보여주는 것을 넘어 고객이 직접 주택의 내부 구조를 확인하고 가구 배치를 구상해 볼 수 있는 맞춤형 모형을 제공한다. GS건설은 미래기술원의 연구개발 시제품을 F770으로 출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옥상녹화 연구 혹은 실내조명 개선 연구 등을 위한 시제품을 출력 그 성능을 입증했다. GS건설은 3D 프린팅 기술로 건설 분야에서 축소 모형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GS건설은 설계를 꼼꼼히 검토하고, 이해관계자 소통을 강화하는 등의 효과를 실제 프로젝트에서 증명하며 프로젝트 리스크 감소와 원활한 의사소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F770으로 제작한 모형은 설계와 시공을 거쳐 고객에게 제공되기까지 건설 분야의 전 과정에서 활용되며 GS건설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현재 미래기술원은 향후 다양한 성공 사례와 함께 다른 사업 부서로 확대해 3D 프린팅 활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환경데일리 = 허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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