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국가 R&D 예산 조정'
24년 R&D 예산 무려 16.6% 삭감
국내 연구 위축 시대역행 역풍
과학기술계 연구 생태계 와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사)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는 2024년 국가 R&D 예산 정책발표 후 충격 속에 빠진 배경을 국가 발전에 근간이 되는 과학계의 찬물을 꺼얹는 예산 삭감에 좌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회원들의 의견 수렴을 모아 대정부 질의서를 ESC 집행위 최종 검토를 통해 공개한다고 지난달 26일 밝혔다.
질문#1, 정책 수립 과정의 합리성을 물었다.
이번 R&D 예산 정책 수립 과정에 8개월 동안 수렴된 예산안이 한 달반 만에 급작스럽게 대폭 수정됐다. 근거와 이유를 주문했다. 과학기술 정책의 방향성은 달라질 수 있지만, 정책 수립 과정은 달리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정부의 의사결정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작년 10월부터 정부 R&D 심의과정에서 수렴된 예산안이 올 6월 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 이후 한 달 반 만에 대폭 수정되게 된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한 짧은 기간에 수정된 예산안이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정책 당국의 입장을 듣고 싶다.
질문#2, 정책 추진 근거 투명성에 이의를 제기했다. 정부가 주장하는 'R&D 카르텔'의 실체는 무엇인지 파악한 카르텔 자료 공개와 R&D 예산 대폭 축소 근거를 요구했다.
질문#3, 정책 파급영향의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R&D 예산 대폭 삭감의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청년 연구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청년 연구자들의 이탈을 부추겨, 미래 과학기술 생태계에 큰 파장이 뻔한데 정부 대책이 있는지 따졌다.
2024년 국가 R&D 예산 조정·배분 정책에 전년 대비 16.6% 삭감됐다. 이 중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기초연구분야 지원 감축이 상대적으로 켰다. 기초연구사업은 주로 대학원 개인 연구과제다. 이번 삭감으로 소규모 과제에 참여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지원 과제 축소, 박사후 연구원을 포함한 계약직 연구원의 고용 축소, 과제 참여 대학원생의 인건비 축소 등 청년 연구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연구자들이 고용 불안과 인건비 삭감으로 고통은 물론 그 여파로 이공계 대학생들의 대학원 진학률이 낮아질 것이며, 정책 피해의 직격탄을 맞은 대학원생과 계약직 연구원들이 과학기술계를 떠나 한국의 연구 생태계 자체가 와해된다고 꼬집었다. 이런 불안한 예산 정책은 곧 청년 연구자의 처우 악화와 고용 불안 등으로 연결되는 만큼 보호장치가 있는지 물었다.
질문#4, 정책 추진 효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R&D 총예산 20% 이상을 국제공동연구에 투자 이유와 R&D 예산
대폭 삭감 상황에서 독려 차원이 아닌, 독립적인 예산 계획으로 마련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국제공동연구' 타이틀에 총예산 20% 이상 집중 투자를 밝혔다. 우리나라는 추격형 R&D에서 벗어나 미션 중심의 R&D(선도형 R&D)의 과도기다. 그런데 국제공동연구를 독려가 아닌 R&D 일부 예산의 사용 목적을 국제공동연구로만 한정짓고 있다. 국제
공동연구는 수단으로써 필요한 방식이지 목적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국제협력 성과 채우기 관료적인 연구문화를 부추긴다면 오히려 국내 연구활동을 위축되는 시대역행적 R&D예산 편성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제공동연구 집중 투자 근거와 투자시 발생할 대안을 밝혀야 한다고 호소했다.
질문#5, 국정관리체계 혁신 의지다. 과학기술계 전반의 혁신은 예산 조정만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과학기술 R&D 국정관리체계 개선 및 보완을 위해 무엇을 고려했는지 따졌다.
주요 부처 관료들의 권력처럼 행사하고 있는 국가 R&D 예산 집행체계부터, 정부출연연구소의 PBS 문제 등 과학기술 국정관리체계에 대한 정비와 개선 없이는 문제 해결할 수 없다며 우수한 연구 지원과 미래 발전과 연계될 과학기술 R&D 국정관리체계의 개선방향과 보완 방법에 계획을 밝혀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과총 산하학회 관계자는 "과학연구 연구과제 예산 대폭 축소는 이공계 전분야까지 파괴하는 오직 정치 편리주의적인 발상의 행위"라며 "이대로 간다면 곧 중국보다 못한 과학기술이 퇴보하고 노벨상 수상자 발굴은 영원할 수 밖에 없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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