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내부 문재인 정부 기업정책 코드 읽기 한참
총수일가 일감몰아주기, 상속문제, 페이퍼법인 강화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한영익 기자]대기업 전현직 홍보실무 책임자들의 모임인 지난 주말 서울 종로 한 식당에 모였다. 이날 모임의 주제는 단순하게 통상적인 식사자리였지만, 속사정은 전혀 달랐다.
저녁식사였지만 사실상 술자리였다. 10여명이 모인 이들은 대화 내용 핵심이 문재인 정부와 대기업간의 간격 좁히기, 즉 대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조율이 있었다.
재계 5위 한 커뮤니케이션 담당 이사는 "과거 정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 기업들은 국가 경제의 이바지는 두번째 치더라도,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은 물론 대주주에 대한 불신이 매우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자신들의 자체 조사결과를 내밀었다.
이 자료에는 대외비였지만, 사실상, 총수일가에 내부 거래가 도마 위에 오른 비리 등으로 곤혹을 치른 기업주의 치명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석유화학 계열사를 둔 홍보담당 상무는 "아직도 새정부 출범 초기이기 때문에 당장 (기업규제)위험리스크가 피부에 와닿지 않는지, 본부(본사)와 계열사간의 자료를 취합하고, 미처 보고서가 올라오지 못한 자료까지 모두 파악하고 정리해 내부에서부터 내부거래라든지, 기업주 일가의 증여문제, 부동산 취득과정에서 협력사와의 갑질까지도 꼼꼼하게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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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중 법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 생각이다. 특히 상속에서부터 가운데 정치화 되면서, 다양한 헛점들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는 사정기관(검찰, 감사원, 공정위, 국세청)축으로 불합리한 불공정과 내부거래, 해외 투자성자금 유출, 기업주 일가 부당거래, 노사관계, 상속문제에 이르기까지 과거 정부와 결별한 기업의 투명성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
국내 건설도급 1위를 보유한 그룹 대외협력 이사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혁신중 하나가 바로 대기업의 도덕성, 경영승계에 따른 상속 문제, 해외 페이퍼법인, 해외부동산, 펀드 등 취득 문제, 총수 일가 일감몰아주기, 노조간의 불협화음까지도 체크하고 과거 정부와의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신속하게 공개할 부분은 할 정도로 내부에서 T/F팀이 가동되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중소기업 활성화에 걸림돌이 대기업과 협업이 아닌 갑과 을의 관계로 이어져 왔다고 진단하고 대선에서 공약으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재인 경제정책의 코드와 가장 근접한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미 재계 50위 대기업들의 대한 모든 자료를 분석해 이에 따른 후속조치도 펼칠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눈여겨 본 현안중 하나가, 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만으로 국민의 알권리가 침해되는 부분과 더불어 반도체산업계의 미해결로 남아 있는 삼성반도체 문제도 임기내 완전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 단체장은 본지와 전화에서 "문재인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진행중인 공정위, 국세청, 검찰, 감사원까지 가지고 있는 로드맵에서는 상당부분이 대기업과 대기업과의 거래는 물론 해외 수주에서 갑질까지 다양한 비리들이 산적돼 있다는 점도 인식에 이를 정책에 반영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 정부로부터 밉상으로 찍혔던 식품업계 대외협력 부장은 "기업의 상생 컨텐츠는 자율적인 생산활동 보장이 가장 중요했지만, 정부로부터 강압적으로 불합리한 억압과 조건부를 내걸고 정부에 협력을 강요한 사례는 다시는 이땅에서 사라져야 할 적폐"라며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주의 창업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더욱 국민들과 함께 신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몇일 후 11일 주요 대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주은기 부사장, 현대차 박광식 부사장, SK 박영춘 부사장, LG 조갑호 부사장, 롯데 오성엽 부사장, 포스코 유병옥 전무, GS 정찬수 부사장, 한화 여승주 부사장, 현대중공업 조영철 부사장, 신세계 양춘만 부사장, KT 최영익 전무, 두산 최성우 사장, 한진 석태수 사장, CJ 조영석 부사장, 부영 최양환 사장이 모였다.
이번 간담회는 대한상공회의소 박용만 회장이 주선으로 문재인 대통령께 대기업과의 간담회에 대한 안건을 조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 안팎으로 기업에 대한 사회의 요구에 대해 각 기업들이 형편에 맞게 자발적으로 솔선해 나가자는데 의지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방미기간 중 경제계와의 차담회 자리에서 기업하는 분들을 가장 먼저 뵙고 싶었는데 경제팀 인선이 늦어져 이제야 뵙게 됐다며 돌아가면 다시 제대로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임원은 "새 정부와 경제계 간 '소통채널' 확대에 많은 기대감도 높지만, 우선 정부와 경제계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공통의 목표를 만들어 나가는데 유기적으로 협력을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가 가장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기업생태계의 건전성, 국민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과 과감한 투자, 해외 진출을 내실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대기업 역할을 주문한 점에 공감대를 맞추겠다는 의지도 내비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한상의측은 이번 대기업 간담회은 물론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CEO간담회도 청와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기업들은 '포지티브 캠페인'을 확산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을 같이하기도 했다.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그룹이 대한상의에서 만나 대기업 개혁과 관련해 새로운 규제보다는 기업의 자발적 개선을 유도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을 추진하겠다는 데 대한 연장선상이다. 경제계는 4대그룹 뿐 아니라 전체 대기업, 중견기업까지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그동안 새 정부 방침이나 사회적 요구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이제는 잘 알기 때문에 사회에 긍정적 메시지를 낼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야 한다."며 "각 그룹사별, 계열사별로 형편에 맞게 자발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솔선해 나가기로 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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