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죽고 설악산도 죽게된다며 국민 지지 당부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10일 기자회견
[환경데일리 이은수 기자] 8월 28일 금요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승인됐다. 이 나라의 환경부가 존재의미를 버린 날이고,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국립공원이 개발의 바람 앞에 서게 된 날이다.
울컥거리는 슬픔으로 밤새 울었다.
갈갈이 찢길 그 자리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슬픔은 그칠 줄 몰랐다. 슬픔은 나를 흔들었고 극단으로 몰아붙이고 있었다. 내안에 분노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내가 올랐던 산길에서 만난 생명들을 떠올린다. 상처투성이의 설악산 어머니 벌건 속살에서 묻어났던 아픔을 떠올린다. 이제 울음을 그치고 일어서 설악산 어머니의 품속에서 산양 형제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다시 꿈꾸려 한다. 그 길이 비록 험하고 힘들지라도 쉬지 않고 나아가겠다.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는 모두가 새로운 세상을 그릴 때 더디지만 모두가 꿈꾸는 세상은 열릴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그 세상은 생명의 노래로 가득한 서로를 다독이는 세상이다. 아이들이 뭇 생명들과 더불어 살아가야할 아름다운 세상이다. 삶의 바탕인 자연까지도 파헤치는 탐욕으로 얼룩진 세상을 밀어낼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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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슬픔으로 밤을 새우지 않는 세상이다. 지난 15년의 케이블카 반대 운동을 되돌아보며 나를 바라본다.
쓸어 질 듯 비틀거릴 때마다 손 내밀어 잡아준 수많은 이웃들, 따뜻하고 부드럽게 온몸을 덥혔던 손길,
으스러질 듯 힘찬 껴안음으로 와 닿았던 가슴의 고동소리, 간절함으로 가득했던 촉촉하고 선한 눈빛, 곁에서 함께 했던 모든 이에게 엎드려 고마움 드린다.
설악산과 우리들의 삶을 어둠으로 뒤덮을 케이블카는 취소돼야 한다. 대청봉에 호텔 건립은 설악산에 대한 예의와 염치를 저버린 폭력이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 손잡고 일어섭시다! 우리가 꿈꾸는 아름답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갑시다! 끝내는 아름다운 설악산 어머니의 품속에서 끌어안고 뒹굴 것입니다.
2015년 9월 1일, 자연공원케이블카반대범국민대책위원회 녹색연합 박그림 공동대표는 이렇게 한탄과 분노를 표출하고 거듭 설악산을 이대로 망가지게 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녹색연합은 설악산을 위해 마음을 모아주신 분들께 인사드린다며, 지난달 28일,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가 가결됐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고 밝혔다.
바로 국립공원위원회의 표결이 원천무효라는 증거가 나오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막기 위해서, 앞으로의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힘과 지혜를 모으고자 집담회를 마련했다.
한편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 반대 환경시민단체는 9월 10일 목요일 9시부터 12시까지 서울 명동 카톨릭회관 3층에서 집담회 후 1시에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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