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 토로굿,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캠페이너
[환경데일리 온라인팀]1908년 3월 8일, 근로 환경 개선과 참정권을 위해 1만 5000명 여성들이 광장에 모였다.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밝힌 이 등불은 어둠 속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가 횃불이 됐고, 이제 한국의 용감한 여성들도 이 횃불을 들고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오늘, 환경운동에서 주목하는 전 세계 여성 활동가 5인을 여러분께 소개한다.
먼저, 라돈나 브레이브불 알러드(LaDonna Bravebull Allard)는 다코타 송유관 저지 운동 '스탠딩 락 캠프(Standing Rock Camp)'의 창시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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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의 조상은 목소리를 내는 것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들이었고, 나는 그들의 후손 입니다. 내 할머니와 어머니, 그들은 언제나 불의한 세상에 맞섰습니다." |
노스다코타에서 일리노이까지 이어지는 1900㎞ 길이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 건설을 저지하려는 환경운동이 지역 원주민 여성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역사학자이자 이 운동을 이끌어온 활동가인 라돈나는 그녀의 사유지에 '성스러운 돌(sacred stone)'이라는 이름의 캠프를 열고 송유관 저지 투쟁을 시작했다. 그 후 약 1만여 명의 원주민과 환경 운동가, 그리고 300개의 부족 국가의 대표들이 그녀의 캠프에서 함께 비폭력 저항을 이어갔다.
저항에 앞장선 여성들은 공사가 예정된 땅을 점거한 채 음식을 제공하고 학교를 열고, 운동 위한 물품을 조달했다. 시위 참여자들은 수 세기동안 그들이 살아온 땅에서 맨몸으로 폭력적인 공권력에 맞서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의 시위에는 일상의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었다고 한다.
조상들이 백인들에게 살해되고 학대받으며 지켜낸 바로 그 땅에서 원주민 여성들은 평화로운 저항을 이어가며 자신들에게 내재한 놀라운 힘을 세상에 보여줬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다코타 송유관 프로젝트에 보이는 끈질긴 집착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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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사람들이 여자인 당신이 숲속에서 대체 뭘 할 수 있느냐고 물었죠. 하지만 나는 내가 믿고 원하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
두 번째 여걸은 블랙 맘바스(The Black Mambas), 세계 최초로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밀렵 순찰대다.
블랙 맘바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드넓은 초원에서 밀렵꾼 캠프와 함정을 탐색하고 제거하는 밀렵 순찰대다. 순찰대 전원이 여성으로 구성된 것은 세계 최초다. 2013년부터 시작된 블랙 맘바스의 활약으로 해당 지역의 밀렵이 86%나 줄었고 블랙맘바스 모든 멤버가 전 지역민이 알아보는 유명 인사가 됐다.
그들의 밀렵 퇴치 능력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민족 차별이 횡행하던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들은 지역 갈등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소하는 연결자 역할을 수행했다. 또 자신들은 받아본 적 없는 환경 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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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나 로터리는 "나의 정당한 행위에 부과된 벌금을 결 코 지급하지 않을 생각이고, 이것이 변하지 않을 나의 입장이다." |
세 번째는 티나 로터리와 그녀가 속한 나나스(Tina Rothery & Nanas), 셰일가스 시추 회사와의 소송에서 승리를 거둔 활동가다.
54세의 티나 로터리(Tina Rothery)와 영국 북서부 랭커셔(Lancashire)주에서 활동하는 여성 조직인 나나스(Nanas)는 셰일가스 시추사들의 파괴적 기업 활동에 분노하며, 이 회사들을 내쫓기로 결심했다.
2015년 티나와 나나스 멤버들은 3주간 셰일가스 프래킹(석유/가스 시추를 위한 수압파쇄) 현장을 점거했고, 해당 시추사인 카드릴라(Cuadrilla)의 고소로 5만5000파운드의 벌금을 통보받았다.
하지만 티나는 끝까지 벌금 지급을 거부했고, 100명이 넘는 시민들이 법정 앞에서 지지 항의를 벌이는 가운데 결국 고소 취하라는 승리를 거뒀다.
네 번째 인물은 하비바 사로비(Habiba Sarobi), 아프가니스탄의 폭압적 체제에 맞선 여성 정치인이다.
하비바는 교육자로, 또 여성인권 운동가로 활동하기 위해 탈레반 체제하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해외로 망명했다가 조국으로 돌아가 남성 지배적인 아프가니스탄의 정계를 장악한 대담한 여성 지도자다. 탈레반의 폭압으로 상처받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의 마음마저 치유한 정치인으로 존경받는 여성이다.
그녀는 2005년에 아프기나스탄 중부 바미얀(Bamyan)주의 최초 여성 주지사로 임명됐다. 이곳은 탈레반에 의해 파괴된 불상 '바미얀 대불'로도 잘 알려진 지역이다. 하비바는 탈레반과는 대조적으로 지역 보호에 앞장섰고 그 결과 바미얀 주에 아프가니스탄 첫 국립공원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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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다 파트카(Medha Patkar)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 위험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위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
다섯 번째 여성은 메다 파트카(Medha Patkar), 인도의 비폭력 운동가 소개다.
메다 파트카는 "나의 영감은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메다 파트카는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사회 운동가로 인도에서 파괴적인 댐 건설에 저항하는 행진과 비폭력행동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한국에도 비교적 잘 알려진 그녀는 댐 건설로 인한 환경 파괴를 알리고 수몰 지역 주민들을 대변했으며, 인도 전역의 다양한 시민운동과 저항운동을 이끌었다.
메다는 또 인도의 수백 개 진보 단체들의 동맹인 전국시민운동연합(NAPM, National Alliance of People’s Movements)의 창립을 이끌기도 했다.
그녀는 댐 건설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다 체포돼 심한 탄압을 받았다. 하지만 심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벌이는 활동이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것임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도 커뮤니티 중심의 에너지전환 운동을 계속해서 벌여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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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다 파트카(Medha Patkar), 인도의 비폭력 운동가 |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은 오늘, 그린피스는 성차별과 환경파괴라는 불의에 저항해 자신의 삶을 헌신한 이 5인의 여전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각자의 일상에서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전 세계의 모든 여성들에게도 경의와 지지를 표한다.
추악한 정치인부터 밀렵꾼, 지역의 자원을 약탈하는 악덕 기업에 이르기까지. 온갖 부정의에 대항할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됐다. 한국의 여성들에게도 연대의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에서 수 많은 멋진 환경운동에 헌신하는 여성들이 많다. 그들과 함께 하는 것은 병들어가는 지구촌의 위험한 시계를 멈추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글: 인디아 토로굿(India Thorogood), 그린피스 영국사무소 캠페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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