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연구원, 계속 역학조사 중 말만 되풀이 시간끌기 의혹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오늘(31일)은 5년전 백혈병으로 사망한 박지연씨 기일이다.
고인 박지연씨(87년생)는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이 발병해 2010년 3월 31일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반올림이 만들어 진 뒤 백혈병 투병 당사자로는 처음 제보를 주신 분인데 고 황유미씨에 이어 박지연씨는 많은 이들에게 투병과정의 아픔과 산재인정의 어려움, 삼성의 회유의 결과가 무엇인지 알려줬다.
억울하게 그를 떠나보내고 나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반도체노동자의 직업병 규명과 산재인정 싸움을 계속해 나가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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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년이 흘렀다. 그 사이 몇 명의 피해노동자들은 법원을 통해 산재인정을 받았으나 사실 변한건 거의 없다.
재해노동자가 증명책임을 지는 산재보험 제도도 그대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역학조사(전문조사)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과학적 의학적 한계, 회사의 영업비밀 주장이나 방해로 원인규명이 안되면 결국 업무관련성이 낮다고 정리를 해 산재인정을 받기 더욱 곤란하게 만들고 있다.
예컨대 2012년 10월 산재신청을 제기한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악성림프종 사망노동자 고 박효순님(84년생) 유족 사건에 대해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2년 6개월째 역학조사 중이다. 이는 소송절차에 맞먹는 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악성림프종은 백혈병과 같은 혈액암이고 이미 법원에서는 삼성반도체 기흥공장 백혈병 사망자 (고 황유미, 고 이숙영, 고 김경미)에 대해 거듭 산재인정 판결을 내리고 있는데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더 어떤 평가가 필요한지 (평가위원회 회의는 비공개 된 채) 계속 역학조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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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제도와 그 운영기관의 잘못된 행태들이 바뀌지 않은 가운데, 반올림은 31일 고 박지연씨의 추모기일에 반도체 생산직 노동자들의 악성림프종 집단 산재신청(3명)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산재신청을 제기하는 3명은 SK하이닉스 반도체 청주사업장에서 장비엔지니어로 근무하였던 40대 남성 1명, SK하이닉스 및 매그나칩반도체 청주사업장에서 식각공정 오퍼레이터로 근무했던 30대 여성 1명, 삼성반도체 온양공장 QA공정에서 오퍼레이터로 근무한 20대 여성 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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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림프종 발병이 반도체 생산공정 과정에서 노출된 전리방사선 및 화학물질에 의한 발생 가능성을 시사하다.
또한 비호지킨 림프종의 직업적 원인 물질로는 1,3-부타디엔, 벤젠, 산화에틸렌, 전리방사선, 테트라클로로에틸렌, 트리클로로에틸렌(TCE), 2,3,7,8-TCDD가 알려져 있는데, 신청인들이 반도체 생산공정에서 근무도중 벤젠, TCE, 전리방사선 등에 노출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고 법원에서도 인정했다.
반올림은 신속한 산재인정은 물론, 산재보험 제도개선과 반도체 직업성 암 예방대책이 제대로 마련되길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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