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 보류 방침 강수쳐
러시아, 곧바로 새로운 사업 협력자 물색 알려줘
국가안위와 국내 기업 활성화 위한 대륙서 동력 찾아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3년 전 2013년 12월 2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한 문화재단이 재미있는 포럼을 열었다.
바로 나진-하산교통 물류협력 포럼이다.
당시 포럼에서 "북한 나진항을 통하는 길이 대륙으로, 남북화해로, 미래로 향하는 길이다."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2014 나진-하산 교통·물류협력 포럼에서 나온 핵심이다.
같은해 한-러 정상회담을 통해서도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남한 기업의 참여'가 많은 가능성을 지닌 사업이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박근혜 정부의 유라시아 구상 실현은 물론 남한 경제의 새로운 동력 창출이나 남북한 화해에서도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월, 우리 정부가 핵 개발에 유용될 수 있는 북한 당국의 '달러 자금줄 차단'의 일환으로 나진-하산 물류사업 참여를 보류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곧바로 러시아는 새로운 사업 협력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최근 "알렉산드르 갈루슈카 러시아 극동개발부 장관은 북러 양국이 벌이는 경제협력 사업의 잠재력이 크다며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계속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실제 남북러 3국 나진-하산 물류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러시아철도공사는 한국 대신 이 사업에 참여할 협력자를 물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안드레이 쿨릭 외무부 아시아 제1국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한국 정부가 남북러 3국 간 나진-하산 물류 사업 참여를 중단했다고 밝힌 후속조치를 빠르게 전환한 셈이다.
나진-하산 물류 프로젝트는 한국은 물론 북한, 러시아의 물류 협력 사업으로 박근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사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러시아 하산에서 출발한 석탄 등 물품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운송사업이다.
RFA는 "한국 정부는 우선 북한의 노동력 수출을 통한 연간 3억 달러 수준의 외화 획득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시아 국가 등을 상대로 북한 노동력을 사용하지 말아줄 것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럼 '나진-하산 프로젝트'(Rajin-Hassan logistics partnership , Rajin-Hassan Project)는 무얼 말하는가.
북한의 나진항과 러시아의 하산항 사이 총 54㎞의 철도노선을 개보수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를 축으로 만포, 웅산, 웅라 등 3개의 터널을 개보수하고, 연간 400만t급 나진항 화물터미널을 건설하는 사업이 연결된다. 북한은 먼저 러시아와 손잡고 2008년에 나진-하산 철도 개보수를 시작 개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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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 환경데일리 |
박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거듭 확인했다.
정상회담 이후 남한과 러시아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한국철도공사, POSCO, 현대상선이 참여 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각각 70%와 30%의 지분으로 한국 기업들은 총 1억2800만달러를 투자해 나진-하산 철도 현대화와 러시아가 개보수중인 나진항 3호 부두 개발·운영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앞서 MB정부는 2007년 러시아철도공사(RZD)와 나진-하산 철도 개보수 참여에 합의했던 내용을 되살린 것. 당시 합의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지지부진해지다가 2010년 천안함 사건 이후 발효된 5·24조치로 사실상 무효화됐다.
우리가 손 높고 있는 사이,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과 가까워졌다.
중국도 속도전을 냈다. 중국은 이미 1호 부두에 대한 사용권을 획득한 상태다. 훈춘과 나진을 잇는 고속도로 확장 사업을 2015년까지 완공하고 등 동북3성 진흥계획과 나진항 개발을 깊이 연계하고 있다.
와카바야시 동아시아무역연구회 이사장은 "이곳은 대륙으로 향하는 입구로서 1935년 이 항구를 개발할 정도로 교통의 요지"라고 말했다.
남한은 악화된 대북관계와 5·24조치 등으로 스스로 발목을 묶어 대륙으로 향하는 입구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등 박근혜 정부의 주요 북방정책을 연결하는 첫번째 다자간 협력사업이라는 공동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
러시아가 나진까지 2020년까지 1만2000㎞의 고속철을 건설할 예정으로, 한국형 고속철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 진출할 수 있다면, 한국에도 큰 모멘텀이 될 수 있다.
특히 한국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계는 한반도가 태평양과 유라시아대륙을 연결하는 다리 구실을 충분하다는 청사진이다.
KOTRA 관계자는 "우리 정부로서는 정치와 경제를 용의주도하게 결합시켜야 할 프로젝트가 바로 이곳"이라며 "단순한 철도 연결에서 벗어난 오히려 외교·안보적 교류, 지역적 협력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무기한 폐쇄로 또 하나의 답보상태가 된 나진하산항이 발등 위에 불이 되고 있다.
북한전문가들은 나진하산항 활성화로 우리가 자칫 자리를 내줄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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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나선경제무역지대에서 지난달 8일 한 주민이 자전거를 끌고 새로 정비된 나진항 부두를 지나고 있다. 개보수된 나진항 1~3호 부두 중 1호 부두는 중국이, 3호 부두는 러시아가 사용할 예정이다. 제공 AP 뉴시스 © 환경데일리 |
특히 러시아와 북한이 중요한게 아닌 그 물류항을 이용할 중국이 매우 시급한 프로젝트라고 꼬집었다.
나진하산항과 연결된 중국의 동북3성(헤이룽장성, 지린성, 랴오닝성)은 광활한 대지와 흑토로 불리는 비옥한 옥토로 유명하다.
이곳은 농산물, 석탄 등 1차산업자원이 풍부함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다른 지역에 비해 발전이 비교적 덜 된 최근 중국정부에서 경제성장을 집중 추진중인 중국 경제의 핫플레이스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동북3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 석탄 등을 중국의 다른 지역 또는 수출하려면 현재까지는 유일한 관문 서쪽 대련항을 통해 나가는 수밖엔 없었다.
나진하산항 개발 참여로 인해 동쪽방면으로의 출구가 확보되면 바로 태평양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중국 물류의 혁명이라고도 불리는 큰 프로젝트다.
이곳에서 무역이 활발히 가동되면 연간 수십조원이 생산이 이뤄진다.
경제전문가들은 남한에서 발을 뺀다해도 중국정부가 나진 하산항을 매우 많이 이용할 것이기때문에 북한에겐 별 타격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조선족들이 많은 연변 등을 통해 중국 동북3성의 자원을 확보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었던 남한은 중국 또는 러시아가 그 자원들을 그대로 확보하는걸 눈뜨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일각에서는 현재 별 효과도 없을 북한 봉쇄하자고 향후 수십년간의 이익을 눈앞에서 놓쳐버릴 수 있다며 정부와 관련 기관에서 긴밀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중국은 이미 나진하산으로 연결되는 철도와 도로망을 정비하고 연결해왔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해 10월달 훈춘 도문까지 고속철을 연결시켜놔서 중국 동북방의 수출물자를 바로 나진하산항을 통해 수출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효과는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이 북한 중국 러시아 접경지역의 물류 활화산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온 상태다.
역사학자들은 일본이 중국 만주지방을 침공한 이유는 그 지방에 풍부했던 자원을 확보 차원이였다고 기억했다.
당시 우리나라에 철도가 놓인 것도, 그 물자들을 일본으로 원활하게 수송하기 위해서였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만주지방, 즉 동북3성지방의 물자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핵심 물류전초기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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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세관에서 통관을 위한 백두산 생수 샘플 검 사가 진행되고 있다. 제공 국제신문 © 환경데일리 |
한편 지난해 10월 2010년 5·24 대북 제재 조치 이후 최초로 중국 백두산 지역에서 농심에 투자해 생수를 생산하는 백산수가 북한 나진항을 거쳐 부산 신항에 도착했다.
국내에서 판매된 백산수는 알려진 것과 달리 농심이 중국 연변조선족자치주의 백두산 지역 얼다오바이허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나진항을 통한 백두산 생수의 운송은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운송 사업의 일환이다. 생수 수송 컨테이너선 역시 북한 나진항~러시아 하산항~부산항으로 연결되는 항로를 운항한다.
생수는 얼다오바이허에서 훈춘의 포스코현대 물류단지, 북중 육로국경인 훈춘 취안허 통상구를 거쳐 북한 나진항으로 육로로 옮겨진 뒤 나진항 3호 부두에서 컨테이너선으로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것.
그동안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따라 나진항을 통해 러시아산 유연탄이 벌크선으로 국내에 반입된 것은 여러 차례 있었다.
국내 기업중 포스코는 애가 탈 수 밖에 없다.
북중러 접경지역인 훈춘에 국제물류단지를 조성해 지난해 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현재는 중국 내륙 화물을 중심으로 창고 임대 및 보관업을 하고 있으나 향후 물류단지 활성화를 위해 국제화물 운송도 추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포스코 관계자는 "아쉽고 답답하다. 국가가 우선이지만, 막대한 투자를 해놓고 이렇게 오도가도 못해 억장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2014년 11월 포스코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본 계약에 따라 시범운송 차원에서 러시아산 석탄 3만5000톤을 포항으로 들려왔다. 이 석탄은 모두 포항제철소에서 제철 공정에 사용됐다.
한편 올 1월 이강덕 포항시장이 시정보고에서 '환동해중심 창조도시 포항'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중국 동북3성이 북한 나진·선봉항을 이용한 동해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러시아 역시 블라디보스토크 및 하산항을 이용한 동해진출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언제 어떻게 물류가 쏟아질 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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