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설제 사용 의무화 해야, 오염 부식 억제 차원
대량 살포된 제설제 땅속 상수관로까지 부식, 대책 절실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 이수진 기자]토양을 황폐화시키는 염습제 '염화칼슘' 재앙을 막아라.
고속도로와 과수원까지 거리가 2m도 되지 않아 겨울철에 중부지방의 잦은 폭설로 제설제 사용이 늘면서 제설작업후 염화칼슘이 함유된 미세 입자들이 비산해 과수나무에 부착돼 과수나무가 고사하거나 꽃망울 터지지 않아 피해를 입었다. 꽃이 피지 않는 건, 벌들도 올 수 없는 도미노현상이 이어진다.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2012년 9월 이같은 분쟁과 관련, 과수 성장지연 및 낙과피해와 제설제로 인한 과수 낙과 및 고사피해액의 일부를 피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올 겨울은 유별나게 강설과 한파로 인해 제설제 살포가 도를 넘었다. 전국 시도광역시, 기초단체까지 합치면 100만톤이 육박한다.
눈여겨 볼 대목은 대부분의 염화칼슘이 중국산 공업용으로, 과하다 못해 도로에 흰색의 덩어리들이 녹지 않는 채 자동차 바퀴에 짓밟힐 정도다. 온통 아스팔트 도로, 보행자 인도, 아파트 단지내 까지 염화칼슘은 아낌없이 과대 살포하고 있다. 공업용 염화칼슘은 사람에게 천식,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 악화 등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도로, 자동차, 나무, 수질오염까지 시킨다.
이처럼 '제설제는 겨울철 꼭 필요한 제설장비로 굳어진 것은 공무원들이 도로에 눈을 제때 치우지 않아 교통혼란 등 이유로 사전에 민원을 막기 위한 행정편의주의때문이다.
이런 행정의 근시안적인 방침때문에, 눈만 내린다 싶으면 전국 지자체는 일제히 제설제(공업용 염화칼슘) 살포를 당연시하고 있다.
친환경 염화칼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친환경 제설제는 공업용과 대비했을 때 구매량은 10%, 나머지는 모두 공업용을 쓴다. 한 지자체 담당자는 "대부분의 지자체는 당초 잡혀 있는 예산이 공업용 염습제 구매 항목으로 잡혀 있고 특히 친환경 제품과 가격 격차가 4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중국 화학물질 염화칼슘을 살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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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설제는 모든 도로에서 필수로 뿌려지고 있다. 하지만 눈이 녹은 후가 문제다. 사람들에게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고 도로 등을 부식을 촉발시키고 있다. |
과다할 정도로 뿌려진 염화칼슘의 문제는 자동차 부식문제으로 이어지고, 자동차 바퀴 등 하부 부품이 스며들어 차에서 과다한 소음을 유발시키고 자동차 하부세차로 인해 세차용 물까지 더 쓰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전국 시도광역시 자료공개에서 드러난 것처럼 전국적으로 많은 적설량이 아닌데도 지방자치별로 무리수를 둘 만큼 제설제 살포를 남용하고 있다.
염화칼슘이 겨울철 비치품으로 보편화되면서 상가앞 인도, 공공주택 단지내에서도 무조건 제설제만 뿌리는 풍토가 이어지고 있다. 염화칼슘 특성상 염화칼슘이 스며든 보도블럭, 도로 아스콘 균열이 생기고 콘트리트까지 부식을 촉진시킨다. 다리 교량 철구조물 경우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틈새로 침투해 비가 내리면 잘 스며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상수관 파열 원인중 하나로 지목된 지 오래다. 또 전기 통신사들이 땅 속으로 지중화시킨 매설된 케이블에서 부식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람들이 다니는 보행자길에도 제설제는 겨울철 미끄럼 방지 차원에서 뿌리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 사진 박노석 기자 |
도로주변 나무 등에 악영향은 두말 나위할 것이 없다. 가로수를 성장을 막고 뿌리를 썩게 한다. 도로 중앙에 미화용을 심은 꽃들도 피지 않는 이유도 제설제때문이다. 염화칼슘은 염소이온(CI-)을 다량으로 함유하고 있다.소금인 염화나트륨을 뿌리는 곳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극히 소량이다. 염화칼슘 염소이온은 철의 산화물이다.
충청남도 조치연 의원은 충남도로부터 지난해 제출받은 감사 자료에 따르면 공주와 홍성은 3년간 총 2만6217톤중 소금이 1만9841톤(75.7%)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염화칼슘 4094톤(15.6%), 친환경 제설제 2282톤(8.7%) 순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도의회는 2014년 행정사무감사 당시 제설차의 대부분이 염화칼슘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 환경오염을 비롯한 도로파손 피해가 심각성을 지적했다.
조 의원은 "토양 산성화나 수질 오염, 가로수 및 농작물 고사, 차량·구조물 등의 부식 등을 고려한다면 친환경 제설제 사용을 오히려 장려해야 한다."며 "친환경 제설제 확대와 안전하고 신속한 제설 시스템을 갖춰 달라"고 주장했다.
고양시 수원시 매탄동 소재 폐차장 관계자는 "여기에 들어오는 폐차 대상중 90% 이상이 차량 밑부분과 타이어 상단, 좌우 문 하부에 부식이 가장 심하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차량을 오래동안 운행한 이유도 있지만 제설제에 노출과 도장에 방청제가 부족한 탓도 있다."고 말했다.
▲올 겨울 아스팔트 도로는 유난히 밀가루를 뿌려 놓은 것처럼 햐앟게 변했다. 화학물질 제설제는 토양, 수질, 식물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진 박노석 기자 |
인천시 서구 경서동 위치한 주유소 겸 세차장 업주는 "2월초 기준 눈이 녹고 난 후 세차하는 차량만 주말 기준 400여대가 몰리는데 하부 세차까지 거의 없다."며 "국산차는 외국산 차와 달리 하부(차바닥)에 언더코팅이 안되는 하부 부식이 심한 건 제설제 노출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업소는 세차로 쓴 용수량은 하루 평균 10톤이 넘는데 이를 그냥 하수관로로 내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고양시, 수원시, 충북 제천시, 전남 목포시를 살펴봤다. 올해 첫 눈에 내린 지난해 12월과 올 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대로와 간선도로에 뿌려진 제설제는 모두 2만포, 25kg 기준으로 10만5000kg를 뿌렸다.
이를 전국 시도광역시로 확대하면 전국적으로 눈에 내린 지역이 많았던 지난 1월 중순은 50만톤을 넘게 뿌린 것으로 잠점 집계됐다. 올해 유독 호남권에 많은 눈이 내리면서 제설제 확보에도 비상이다. 제설 기동반을 가동, 제설차량 5대를 투입해 제설작업을 실시, 염화칼슘 100톤, 제설용 소금 44톤을 살포 주요 간선도로 제설작업했다.
조달청은 지난해 반환경적인 원인이 되는 공업용 제설제 염화칼슘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제설제' 구매를 기대했지만 2015년 대비 겨우 13%만 조달된 것으로 친환경 제설제 계약물량은 고상 9만톤, 액상 5만톤, 전년 대비 196% 늘어난 14만톤을 기록할 전망이다.
조달청은 제설제를 ´공공조달 최소녹색기준 제품´으로 지정하고 올해부터 환경부 기준 환경표지인증을 받은 친환경 제설제만을 구매·공급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조달청 구매사업국장은 "환경과 인체에 해로운 제설용 염화칼슘과 소금의 공급을 중단하고 국내 친환경 제설제로 대체해 확대 공급키로 했다."고 말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판결된 과수원 제설제로 인한 피해 기여도 |
또한 "공업용 염화칼슘 과대 살포해 미치는 환경오염, 포트홀(도로 파임) 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손실 비용과 도로 보수 및 정비 등 직간접 비용 손실을 계산해 보면 친환경 도로 제설제로 쓰는 것이 더 국민혈세를 줄이는 예산 절감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대부분의 지자체는 염화칼슘 자체 순도 미달인 중국산 저가 제품이 도로에 대량으로 살포됐다. 2013년부터 조달 품목에서도 제외했지만, 친환경 제설제는 비싸다는 이유로 여전히 집단으로 뿌려지고 있다.
제설제 피해에 따른 국내 차량 운전자들의 항의가 만만치 않다. 기아 카렌스2 구입 한지 2년 됐다는 30대 김 모씨는 "2년만에 하부 휀다가 부식돼 다시는 기아차를 안산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 생산업체에 종사했던 운전자는 "외국으로 수출되는 국산차들은 10년을 타고 아주 말짱하다."면서 그 이유에 대해서 "수출차는 차체에 부식을 막기 위한 페인트에 함유되는 차체 강판에 아연도금 비율을 법적으로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수출용 차량은 법적으로 하부 관통 부식(방청제까지 사용한 차체)에 대해서는 보증기간을 7년으로 못박아 있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 이런 보증 자체가 없다.
국내 차량 중 겨울을 보내고 나면 제설제 직간접적인 영향으로 타이어 휠하우스나 휀다 문짝 주변에 녹이 쓰며 든다고 불만 소리도 많다.
국내 자동차 한 명장은 "내수용 차량들과 수출용 차량들의 철판 도금 비율 자체가 틀려서 국산차에 녹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자동차의 각종 도로 여건 주행 시험에서 염화칼슘 부식 시험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자동차 정비 전문가는 "자동차 부식 직접적인 원인인 염화칼슘 원인도 있지만 근본적인 자동차 바디와 모든 부품 도금과 도장 기술이 벤츠, 비엠더블유, 아우디, 토요타 등 세계적인 명차들과 비교해서 훨씬 떨어진다."고 토로했다.
최근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산 자동차는 도로주행 3년차에 접어들면 부식이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자동차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차 강판의 경우 내수용은 일반 강판쓰고 수출용은 아연도금 강판을 쓰는데 우리 국민들을 너무 웃습게 보는 건 법조항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방청 작업을 안해서 그렇지 제설제는 무슨놈의 제설제만 탓하지 말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공학대 화학전문가들은 "염화 칼슘을 눈온것 처럼 뿌리는 것을 지자체에서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차량부식은 물론 환경오염도 치명상을 줄 수 밖에 없다."면서 "도시에 집중적으로 하는 현대인에게 제설제는 또 하나의 환경오염 부산물"이라고 지적했다.
▲화학물질 제설제가 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한 결과치, |
현재 고속도로 하이패스 구간이나 자동살포구간들은 친환경 액상 제설제를 사용하고 있다.
현실은 정반대다. 친환경 제설제의 좋은 잇점이 있는데도 국회에서는 침묵이다. 아직까지도 친환경 제설제가 비싸고 효과가 느리다는 잘못된 인식은 우리 국민들의 성급함, 조급함과 행정당국이 행정편리만 추구는 업무때문이라는 것이 지배적이다.
한편 고양시 일산서구 농촌과 아파트단지가 공존하는 도농복합 마을은 올 겨울 민관이 협력해 친환경적인 제설을 추진함으로써 제설제 사용을 크게 줄여 화제다.
지역 농업인들이 자발적 봉사에서 시작된 트랙터 제설봉사단이 그 주인공. 농한기인 겨울철 트랙터에 제설장비를 부착해 눈이 오면 마을안길과 농로에 쌓인 눈을 제거했다. 트랙터 봉사단원들은 "농촌의 환경도 지키고 주민의 안전을 위하는 봉사에 자부심을 갖고 언제나 최선을 다해 봉사활동에 참여 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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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목포시는 20년만에 가장 많은 폭설로 인해 제설제조차도 무용지물이 됐다. 시민, 공무원들이 동원돼 제설용장비로 눈을 치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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