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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심장부이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민주공공화국(DRC) 비룬가 국립공원에서 멸종위기종인 산악고릴라(Mountain Gorilla) 쌍둥이가 탄생하는 극히 이례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번식의 성공은 단순한 개체 수 증가를 넘어, 끊임없는 내전과 밀렵의 위협 속에서도 인류가 지켜온 자연 보존 노력이 실질적인 결실을 보고 있음을 증명하는 상징적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시각으로 2026년 3월 26일, 비룬가 국립공원 관리청은 공원 내 ‘바라카(Baraka)’ 가문에서 새로운 산악고릴라 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산악고릴라의 분만 중 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은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히 희귀한 현상이다.
놀라운 점은 이러한 경사가 올해 들어 벌써 두 번째라는 사실이다. 지난 1월 ‘바게니(Bageni)’ 가문에서 첫 쌍둥이가 보고된 데 이어, 불과 3개월 만에 또다시 쌍둥이가 탄생한 것은 전 세계 보존 생물학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례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공원 내 암컷 고릴라들의 영양 상태와 서식 환경이 최적의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을 시사하는 긍정적 신호라고 분석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오래된 국립공원인 비룬가는 약 7,800㎢의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며, 전 세계 산악고릴라 개체 수의 약 25%가 서식하는 핵심 생태계다. 그러나 이곳은 민주콩고 동부의 불안정한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무장 반군의 활동과 밀렵꾼들의 침입이 끊이지 않는 위험 지역이기도 하다.
공원 수비대원들과 국제 보존 단체들은 목숨을 건 감시 활동을 통해 고릴라 가문들을 보호해 왔다. 이번 쌍둥이를 포함해 2026년 1분기에만 총 9마리의 새끼 고릴라가 태어난 것은, 이러한 극한의 환경 속에서도 체계적인 과학적 모니터링과 무장 순찰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원 측은 현재 태어난 지 약 2주 된 쌍둥이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전담 팀을 배치, 집중적인 관찰과 보호를 이어가고 있다.
1925년 설립된 비룬가 국립공원은 197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며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때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했던 산악고릴라는 지속적인 서식지 보호와 지역사회와의 상생 프로그램 덕분에 서서히 개체 수를 회복하고 있다.
특히 산악고릴라는 사회적 유대감이 강한 종으로, 가문 내 성체들이 새끼의 생존을 위해 공동체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이번에 탄생한 쌍둥이 역시 바라카 가문의 안정적인 사회 구조 안에서 보호받고 있으며, 이는 인공적인 개입보다 자연적인 서식 환경의 안정이 종 복원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비룬가의 쌍둥이 탄생은 단순한 생물학적 현상을 넘어, 전 지구적 생물 다양성 보존을 향한 인류의 의지가 승리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내전과 빈곤, 자원 착취라는 비극적 환경 속에서도 피어난 두 개의 작은 생명은 멸종의 위협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관심’과 ‘투자’임을 웅변하고 있다.
공원 관계자는 "쌍둥이의 탄생은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선물이자 책임"이라며, "이들이 성체가 되어 또 다른 가문을 이룰 때까지 서식지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연대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비룬가 국립공원의 숲속에서 울려 퍼진 고릴라 가문의 기쁜 소식은,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 우리 시대에 가장 따뜻하고도 강렬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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