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범기업 투자 1조 5,551억원 등 꾸준하게 증가
올 10월 공식 집계 가습기 살균제 사망자 1233명
남인순 의원 "사회책임투자 원칙 엄격 제한해야"
▲남인순 의원 |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2016년국민연금법에 사회책임투자와 관련된 근거 조항이 마련됐지만 아직도 사회책임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이 매년 반복되는 국정감사 지적과 국민들의 비판여론에도 불구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기업과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매년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보건복지위‧ 서울송파병)이 국민연금공단에서 제출받은 2018년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8년 3월 현재 가습기살균제 관련기업에 3조 1170억원(평가금액 기준)을 투자해 2013년 말인 1조 7937억(평가금액 기준) 보다 1.8배(1조 323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가습기살균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킨 기업인 영국의 옥시레빗밴키져 주식을 1606억원 보유하고 있으며, SK케미칼 2131억원, 롯데쇼핑 8572억원, GS리테일 1421억원, 이마트 1조 1613억원 등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에 주식, 채권, 대체 투자 등 총 3조 117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지난해까지 가습기살균제 기업에 대체 투자를 한 적이 없었는데, 올 3월 현재 홈플러스에 5827억원의 대체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의원은 "올 10월 정부가 공식 집계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사망자 1233명, 생존환자 4020명 등 총 5253명에 달하는 등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았다."면서, "국민이 낸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이 오히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일이며, 몇 년째 국정감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기업 투자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으나 달라진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공단의 일본 전범기업 투자는 계속 증가, 2013년 말 51개 기업 6008억 원에 달하던 평가금액은 2017년 12월 기준 75개 기업 1조 5551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4년 사이 투자 대상 전범기업의 수는 1.5배 증가하고, 평가금액은 2.6배가 증가한 것이다.
조선인 10만명을 강제징용하며 군수사업을 키운 미쓰비시 계열사, 태평양전쟁 당시 전투기, 잠수함 등을 생산한 가와사키중공업, 야스쿠니신사 참배 논란을 빚은 신일철주금 등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며, 국민연금이 가장 많이 투자한 기업은 도요타자동차로 3604억원, 건설중장비업체인 고마쓰 제작소에 1581억원을 투자했다.
남인순 의원은 "최근 5년간 전범기업 투자현황을 보니 법 개정 없이, 국민 연금이 자생적으로 전범기업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며,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기반해 보다 엄격한 투자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가습기 살균제 관련 기업과 같이 사회적 위해를 끼친 기업과 전범 기업에는 투자를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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