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모기 살충제 내성 생겨, 살충제 인간에게 내성은?
박찬준 유넵메신저, 'Ask today’s Expert'코너서 해결
[환경데일리 온라인팀]갑자기 궁금한 것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것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햄버거 가게는 어디인가?"와 같이 사소한 질문일 수도 있고 "지구온난화로 인해 인류는 정말 멸망하고 말 것인가?"처럼 무겁고 쉽게 대답할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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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질문의 경우 포털사이트에거 간단하게 검색 한번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지만 만약 궁금증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특히 인터넷상의 난잡한 정보를 정리하고 이해하기에는 우리의 관련 기초 지식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답 찾기를 결국 포기해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마는 것이다.
유엔환경계획의 '오늘의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
이렇게 인터넷에서 정확한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없을 때, 매번 대학의 교수을 찾아갈 형편이 못 될 때, 적어도 환경 분야의 질문은 유엔환경계획(UNEP)의 'Ask today’s Expert(오늘의 전문가에게 물어보세요)'코너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환경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필자 또한 최근 궁금한 것이 생겨 이 코너를 이용했다.
항상 생태계 분야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소재가 있으니 바로 '모기'다. 생물다양성의 측면에서 우리는 자주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각자 존재의 이유와 필요성이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병을 옮기고 여름철 잠을 설치게 만드는 불쾌감의 주범인 모기도 과연 지구상에 존재할 필요성이 있긴 한 걸까?
마침 '생태계 및 보건 전문가' 캐서린 마차라바(Catherine Machalaba)씨가 오늘의 전문가 코너에 올라오자 곧바로 질문을 올렸다. 생태계는 물론 질병과도 관련있는 모기에 대한 문제이니 누구보다 가장 잘 답변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질문 과정은 매우 간단했는데 다음과 같다. 우선 유넵 본부 홈페이지(www.unep.org) 메인 화면 하단에 있는 'ASK AN EXPERT'의 topic 부분을 클릭한다. 질문을 올리고 싶다면 전문가 사진 옆의 'Post Your Question'버튼을 클릭한다. 이미 질문이 올라와 있는 경우에 다른 이들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도 볼 수 있다.
Ask today's Expert에서는 이전에 진행한 질의응답코너와 앞으로 계획된 세션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캐서린씨는 최근 발생했던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는 이야기를 하며 생태계 내의 복잡한 연관성 때문에 명확한 답을 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가령 모기는 수분작용을 통해 우리의 음식 생산과 영양에 영향을 주고 있는 식충 박쥐들의 먹이인데, 이들이 줄어든다면 설사 모기가 먹이 중 작은 비중만을 차지한다고 할지라도 결국 우리 자신과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박쥐들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한다.
또한, 모기가 박멸된다면 모기의 '생태적 지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모기가 없어진다고 해도 그 자리를 우리에게 더 해로운 다른 외래종 등이 차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실행가능성'의 문제도 있다고 한다. 모기를 박멸하기 위해 우리는 과연 어떤 방법을 쓸 수 있을까?
과거에는 살충제를 사용했지만 이미 대부분의 모기들은 살충제에 내성이 생겼고(이것이 말라리아 통제를 힘들게 한다고 한다) 살충제는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화학적 독성 물질도 포함하고 있기에 이 또한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대다수의 모기 종들은 사람을 물지도 않고 병원체를 옮기지도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모든 모기의 완전 박멸은 옳지 않을 수도 있다. 때문에 최근의 논의들은 인간에게 가장 해로운 모기 종들(주로 말라리아를 전염시키는 모기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유전 공학'을 활용해 이들의 번식을 줄이거나 병원체를 옮기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전히 훗날 임의적 유전자 조작이 가져올 수도 있는 악영향은 큰 숙제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캐서린씨는 인간의 행위가 모기를 통한 '매개 감염'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무심코 해외여행에서 가져온 물건 등이 모기 전파의 매개체가 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측면에서 상세히 설명된 캐서린씨의 답변을 읽고 나자 비로소 궁금증이 해소됐다. 비록 인터넷에도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이 있었지만 근거조차 없는 내용이 다수였기에 이것들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내용인지 확신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직접 공인된 전문가의 말을 듣고 나니 상대적으로 이해하기도 더 쉽고 신뢰도 가는 것 같았다.
언어가 장벽이 되진 않아요!
한 가지 알아둬야 할 점은, 당연하게도 질문과 답변은 모두 영어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것은 없다. 다른 사람들의 질문 내용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전문적인 용어를 사용하며 어렵게 질문하는 사람들 보다는 가볍게 서툰 영어로 짧은 질문을 올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내가 또 하나 발견한 사실은, 이렇게 전문가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서방이 아닌 말리, 짐바브웨 등 제3세계 출신이었다는 것이다. 서툰 영어지만 자신이 가진 환경 보호에 대한 비전이 엿보이는 질문을 하는 이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았다.
가령 마다가스카르 출신의 Junol Jaona는 "환경에 대해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숲을 보호하고 싶은데 지킬 수 있는 돈이 없어요. 어떻게 해야 하죠?"라는 귀여운 내용의 질문을 올리기도 했다.
캐서린씨는 이 작은 질문에도 자금 부족 문제는 국제적으로 큰 걱정거리라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환경 보호의 필요성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해 주는 등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였다.
파키스탄의 Muhammad Kabir씨는 '여성인권 및 환경 지속가능성' 전문가에게 여성 인권 신장과 환경보호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 Moa Westman씨는 농업이 주된 산업인 국가는 여성이 대부분의 일을 담당한다며 이들이 더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결정권을 가지도록 돕는다면 두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답변을 남겼다.
이렇게 자신이 직접 질문을 올리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어보고 새로운 정보를 얻어가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 될 것이다.
Post Your Question 버튼 왼쪽을 보면 메뉴가 있는데 Previous sessions을 누르고 원하는 전문가의 'View Questions and Answers' 버튼을 클릭하면 이전 질문과 답변들을 볼 수 있다. 답변에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남기는 경우도 있어 필요하면 추가 질문도 가능하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단지 열정적으로 호기심이 많을 뿐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명언처럼 위대한 변화는 작은 관심과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환경 문제로 인해 앞으로 인류가 크나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불행한 전망이 팽배한 요즘, 우리가 지속적으로 환경 문제에 호기심을 가지고 관심을 보인다면 이것이 결국 예상치 못한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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