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여성, 노령비만 매년 증가 추세, 학생비만 심각
먹방 쿡방 TV프로그램 인기속 시청자 비만 증가 부추겨
[환경데일리 이수진 기자]비만 실태의 현주소다. 지난해부터 국내 안방에 열풍을 불러일으킨 쿡방, 먹방 부작용이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급기야, 지난해 10월 5개 전문학회인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저탄수화물과 고지방 식사 열풍에 대한 공동 입장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 사항' 권고문에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고르게 균형 잡힌 식단과 활동량 증대를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비만을 비롯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의 예방과 관리에 필수 조건이므로 단기적인 시각으로 편중된 식생활을 따르게 오도하지 말아 달라고 주문했다.
이런 형태는 신문방송 언론매체들이 영향도 예외는 아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사'가 유행으로 번지며 버터 품귀 현상과 삼겹살 소비 증가, 해외 먹거리 소개, 다양한 요리법 등을 앞다퉈 소개하면서 시청자들을 현혹시키는 점을 우려했다.
논란이 된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는 일상적인 식단에서 탄수화물 과다섭취를 피하는 수준을 넘어, 탄수화물 전체 칼로리의 5-10% 정도로 줄이는 대신 지방 섭취를 70% 이상으로 늘리는 비정상적인 식사법이다.
문제는 이러한 식사법이 체중감량뿐 아니라 혈당 조절, 지방간 개선, 중성지방 감소와 HDL 콜레스테롤(좋은
콜레스테롤)수치 상승에 효과적이라고 잘못 보도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전문가인 의료진이 방송에 나와 해당 식사법의 경험을 미화로 소개하면서, 시청자가 더 믿도록 오도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방 섭취에 대한 논란의 시작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53년 미네소타대 안셀 키즈 교수는 고지방식이 심장질환 원인을 주장했고, 1956년 미국심장학회가 저지방식을 권고한 이후, 미국에서 비만예방 및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저지방식이 추천돼왔다.
서양인들 경우 비만인구중 40대 이후 얼굴형태와 몸체형이 급격하게 변하고 노화가 빨리 진행되는 경우는 바로 지나친 육류 섭취, 인스턴트 위주 식사 부작용을 꼽고 있다.
국내 5개 학회는 '저탄수화물·고지방 식사'의 경우 처음에 체중감량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만, 진실은 조기 포만감을 유도해 식욕 억제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 종류가 제한되면서 섭취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극도의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을 지속할 경우 매우 어려워서 실제 연구에서도 중단율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고돼, 장기적으로는 체중감량 효과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를 권고했다. ▲자신의 식사습관 정확히 파악 ▲몸에 좋지 않은 단순당과 포화지방 우선적으로 줄이기 ▲탄수화물 경우, 단순당의 섭취 줄이고 전곡류와 같이 식이섬유 비롯한 영양성분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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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원인 항목 리스트 |
서울시 경우 전국 최초로 비만이 원인이 되는 공공시설내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 금지를 시켰다.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엉뚱한 부작용도 나왔다. 도내 학생들이 음주 흡연이 줄어든 반면 탄소음료 섭취는 더 늘어 비만도가 증가했다고 알려졌다. 대전지역 학생들 흡연율은 2011년 11.8에서 2016년 9.1%로 2.7% 포인트가 줄었다. 음주율도 20011년 21.4%에서 지난해 16%로 5.4% 포인트가 감소했으나 탄산음료 섭취율은 2011년 21.9%에서 지난해 25.6로 3.7% 포인트가 증가했다.
최근들어 비만 체증이 전 연령대로 번지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충북도교육청는 2016년 학생건강체력평가(PAPS)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에 눈에 띄는 점은 비만도 증가다. 도에서 평가한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 대상, 초등학교 4학년은 희망자에 한해서 진행된 결과다. 비만 등은 선택 평가로 분류된다. 평가 등급은 1∼5등급인데 4·5등급이 저체력을 의미한다.
평가 결과 초등학생 4학년부터 고등학생 3학년까지 평균 4·5 등급 비율은 4등급 10.7%, 5등급 0.9% 등 11.6%였다. 100명 중 10명은 살은 쩌있지만 체력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4·5등급 비율을 보면 초등 4학년 남자 12.1% 여자 7.6%, 5학년 남자 9.6% 여자 6.1%, 6학년 남자 9% 여자 7.9%, 중학교 1학년 남자 12.5% 여자 7.1%, 2학년 남자 10.7% 여자 7%, 3학년 남자 10% 여자 8.4%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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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관심이 큰 비만의 경우 경도비만 비율은 14.6%, 고도비만 비율은 3.7%를 보였다. 비만 지표는 마름, 정상, 과체중, 경도비만, 고도비만으로 구분된다. 고3 남학생이 7.4%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2 남학생(7.1%), 중3 남학생(6.8%), 고1 남학생(6.3%), 중2 남학생(5.8%), 고2 여학생(4.4%), 고3 여학생(4.3%) 등 순이었다.
제주도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연말 호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청소년들의 비만도는 2005년 8.6%에서 2010년 10.4%, 2015년 12.9%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0년과 2015년 비만율은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1위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문제는 학교별로 학생 비만에 대한 관련 대책도 미미하다. 제주도교육청 학교보건 관계자는 "학생들 개개인의 생활패턴을 학교에서 바로 잡아주기는 힘들지만, 비만증가는 사회 전반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대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광역시 경우는 부산지역 학생들의 비만 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국 최초로 비만을 줄이기 위한 조례까지 만들었다. 이 조례는 부산시교육청이 '학생의 비만 예방교육 활성화에 관한 조례안'으로 2017년 새학기부터 시행된다.
조례안을 보면, 교육감은 3년 마다 비만예방 기본계획을, 매년 세부시행 계획을 세워 운영하도록 규정했다. 또 학생비만예방협의회를 두고 기본 시행계획 수립, 예방교육, 프로그램 개발, 지역사회와 협력체제 구축 등의 업무를 심의자문하도록 했다.
학교장은 해마다 학생의 비만도 전수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교육감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교육감은 전수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급별, 학년별, 성별에 따라 체계적인 비만관리에 나서도록 했다.
유럽국가중 가장 사회복지제도가 잘돼 있는 덴마크는 자국민들의 비만 억제 차원에서 '비만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멈추지 않고 있다.
핀란드, 독일, 스웨덴 경우도 학교내에서 비만 프로그램을 학교 체육활동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 대부분의 국가들은 매년 10대 교육정책중 하나로 비만억제 과목을 집어 넣어 꾸준히 지도와 캠페인, 학습을 통해 학교 밖에서 비만억제를 유도하고 있다.
이런 성과 때문인지 EU의회 환경 보건식품 안전위원회는 2010년부터 2015년까지 회원국 10대에서 30대까지 비만도가 주춤하거나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 이유를 국가차원에서 꾸준한 투자의 결과로 분석했다.
이와 달리 대한민국 경우, 전체 인구중에 비만율은 약 15%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사회활동에 장애가 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매년 비만으로 인한 국가재정손실은 약 5000억원을 넘고 있다고 밝혔다.
비만(obesity)은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고 있지만,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해 방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한비만학회지에 따르면, 비만한 사람은 정상적으로 은퇴할 연령이 되기 전에 비만합병질환으로 사망 또는 장애가 발생 조기에 은퇴하게 된다며 사망이나 장애 발생 전에도 비만합병질환으로 인해 병가일수가 늘어 생산성 감소로 이어져 국가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한해동안 수조원을 낭비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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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에 들어 전국광역시도별로 해당 주민들을 대상으로 비만클리닉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는 지역민의 비만예방 및 건강증진을 위해 2017년 운동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3일 밝혔다.
'비만탈출! 다이어트 운동교실'은 30세 이상 60세 이하 주부를 대상으로 주 3회(월수금 14:00~15:30) 운영한다. ▲근력순환운동 ▲만성질환교육 ▲혈액검사 ▲체성분 측정을 통해 운동전후 몸의 상태변화를 알 수 있어 참여자들의 반응이 좋다. 단 검사 상 건강위험군으로 확인되는 경우는 운동참여가 어려울 수 있다.
이런 사회적 심리를 이용해 비만다이어트 관련 많은 식품이나 의약품, 심지어 비만 목적 주사요법도 등장하고 있지만, 이를 믿고 이용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만 겪을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전국 지자체에서는 격렬한 운동이 힘든 대상자를 위해 '건강힐링 및 비만클리닉 교실'도 체계적으로 운영중이다. 고양시 일산서구보건소 경우 '건강힐링 요가교실'은 60세 이하 주민 대상으로 주 2회(화,금 16:00~17:00) 진행되고 있다.
일산서구보건소 관계자는 "몸의 유연성과 근육의 발달 및 체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요가프로그램도 인기"라며 "비만탈출은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법 및 생활습관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보건소 건강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예"라고 말했다.
또한 "보건소 건강프로그램외도 일상에서 몸무게를 줄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한 정거장 전에 내려 걷기, 늦은 시간 간식 먹지 않기, 단음식이나 짠음식 피하기, 음주 흡연 삼가하기만 해도 지금의 체증보다 10kg는 돈 들리지 않고 거뜬하게 감량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비만은 취업 제한은 물론,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제한을 받을 수 있다며, 개인의 건강이 국가경제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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