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눈물속 "민주화 정신 헌법 새겨" 약속
정관계, 시민 등 1만여 명 참배, 광주 시민 환영박수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사를 검열에서 삭제한 당시 전남매일신문 1면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 한영익 기자/ 사진 박노석 기자]"우리는 보았다. 사람이 개 끌리듯 끌려가 죽어가는 것을 두분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러나 신문에 단 한 줄도 싣지 못했다. 이에 우리는 부끄러워 붓을 놓는다."
1980년 5월 18일, 광주에서 벌어진 국가가 국민들을 향해 살육한 만행, 당시 전남매일 기자들은 이렇게 슬픔과 분노, 좌절을 표현했다.
그리고 37년을 지내는 동안 이후 9년의 시간은 증발됐다. 국가 지도자는 제창하는 것조차 거부한 반토막난 '애민정치(愛民政治)의 꽃이 다시 필 것'이라는 기대의 희망을 담은 추모객들은 노란리본길을 걸어 기념식장으로 모여들었다.
2017년 5월 18일 오전 10시 광주 망월동 국립 5.18민주묘지는 태양은 작렬했다. 그 작렬함이 얼굴을 관통하고 심장을 요동시키 시작했다.
민주화운동기념식 인쇄가 된 종이모자를 뚫을 기세였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 공식 기념식인데, 신분확인도 없어 모여들었다.
추모객들은 좁디 좁은 묘지 진입로를 따라 걷으며 민주의 문을 지나 제1묘역 앞에 우뚝 서 있는 추모탑 앞 중심으로 추모객들이 기념식을 지켜봤다.
식전행사부터 대통령도 추모객들도, 텔레비전을 시청한 온 국민들은 땀과 눈물은 범벅, 그리고 깊은 감동의 희망의 메시지를 들었다. 참 오랜만의 듣던 힘이 나는 5월, 더욱 붉게 핀 장미는 향기가 강하게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은 시민과 함께 연신 흘인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희생자 유족들을 일일이 손 잡아주며 안아줬다.
기념식 참석자들은 모두 손을 잡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은 9년 만에 불렀다. 묘비 곳곳에 잠든 영혼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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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새기겠다."고 말했다.
광주 양림동에서 아침 일찍 왔다는 지팡이를 짚은 할머니는 아들이 묻혀 있는 이곳은 찾았다.
"대통령님 보려왔소. 우리 손자도 보고,.. 뭐 있것소,. 눈물도 이젠 안난,. 그냥(그날 애미한테 말듣고)분통하제, 뭐시 그리도 잘못했다고 그렇게 피덩어리같은 내 새끼를 죽을까...."
추념의 문 앞에서 추모객들이 헌화하고 피운 향은 영령들이 안장된 묘비와 묘비를 쓰다듬고 있었다.
국립 5.18민주묘지관리소 최정길 소장은 "5.18민주화운동은 깨어있는 민중들이 민주사회 발전의 원동력임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나아가 불의와 독재를 거부하는 민주화운동이 합법성과 정당성을 갖고 있음을 확인시켜 줬다."고 말했다.
국립 5.18민주묘지 묘역에는 764기 영령들이 안장돼 있다.
이날 기념식에서 문재인 정부와 광주광역시, 국가보훈처는 5. 18은 과거의 역사적인 민중항쟁을 통해 표출됐던 만큼, 자주, 민주, 통일의 전통을 계승과 함께 한국 현대사에 있어서 민주주의 발전사에 불멸의 금자탑을 세운 민권투쟁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립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을 지난 민주광장 왼쪽편에 마련된 5.18 추모관, 오른편에는 오월관에는 당시의 생생할 참혹한 현장 기록물들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37년 전, 광주 시민들중 가족과 친지들이 항쟁 와중에서 공포와 분노에 떨며 처참하게 훼손된 주검을 손수레에 싣고와 이곳에 묻었고,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5월 27일 도청 함락때 희생된 주검은 청소차에 실려와 묻혔다고 기록이 새겨져 있다.
관을 옮겨 싣을 차가 없어, 청소차량에 포개 이동했다는 기록도 있다.
특히,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과 류규하 시의회 의장 등 대구시 의장단, 노동일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의장 등 60여 명이 18일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같은 시간 서울 동작구 현충원 제28묘역에 광주민주운동때 순직한 군인, 경찰 23명의 대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이들은 "여기는 태극기가 펄럭이고, 애국가가 울러퍼지는데 광주는 행진곡이 울려펴진다."고 한숨을 쉬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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