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전력망회의 고효율 전동기 국제보고서 발간 주목
올해부터 소용량 전동기까지 확대 IE3급 제품만 판매
[환경데일리 최인배 기자]모터 전동기 작은 것들을 제대로 효율화시키고 활용하면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발전소 108기를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전기연구원(원장 최규하, KERI)은 31일 강도현 책임연구원으로 국제대전력망회의(CIGRE) 고효율 전동기 국제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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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기연구원 전동력연구센터 강도현 책임연구원 |
그의 주장은 전국을 가마솥처럼 달구고 있는 장기간의 폭염에 따른 전력 부족 우려로 기존의 에너지 공급 위주 정책에서 벗어난 '수요관리 중심', '전국민 참여형 절약중심'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전기제품에 활용되는 전동기는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분야로, 효율을 조금만 높여줘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는 세계 최대 규모 전력산업체 기술협의체인 국제대전력망회의(시그레·CIGRE)에서 회전형 발전기 및 전동기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워킹그룹(working group) 'A1.47'이 전 세계 고효율 전동기 개발 관련 특별보고서다.
보고서 작성에는 한국전기연구원 전동력연구센터 강도현 책임연구원이 워킹그룹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주도했다.
보고서 핵심은 전 세계 전력소비의 중심인 전동기에 대한 새로운 부각이다.
강도현 책임연구원은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전력기기로 글로벌 전력소비의 약 4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전동기 효율을 3%만 높여도 1GW급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되고, 가치를 환산하면 약 302억달러(34조원)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강 책임연구원은 고효율 전동기 관련 특별보고서 작성을 2014년 11월 시그레(CIGRE)에 제안해 승인받고, 이후 9개국 20명의 글로벌 전력전문가들로 구성된 워킹그룹 'A1.47'의 위원장으로 활동중이다. 이들과 함께 전동기 효율을 슈퍼 프리미엄급(IE4)과 울트라 프리미엄급(IE5)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술적 구현이 가능한 설계·재료·생산기술을 조사했고, 대량생산과 의무사용화 시점 및 발전설비 저감량을 제시하는 특별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전동기 개발자들에게 에너지 사용 절감 및 전동기 산업 고효율화와 관련한 방향을 제시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향후 IE4와 IE5급 전동기 개발을 위한 가이드북 역할을 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산업용 전동기는 전 세계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전력기기로 글로벌 전력소비의 약 45%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7년 국내 전력소비량 중 전동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4%(30조 8000억 원, 275TWh)에 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전동기 효율을 3%만 높여도 108GW의 발전설비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1GW급 원전 108기를 짓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며, 가치로 환산하면 378테라와트시(TWh)의 전력소비를 절감해 약 302억달러(34조원)를 절감할 수 있는 수치다.
세계 각국이 전동기 효율을 높이기 위해 저효율 전동기 퇴출 정책 시행과 함께 효율이 더 높은 전동기를 의무 사용하게 하고, 개발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는 이유다.
국제전기기술위(IEC)는 국제 효율 표준에 따라 전동기 등급을 일반 전동기(IE1), 고효율 전동기(IE2), 프리미엄급 전동기(IE3), 슈퍼 프리미엄급 전동기(IE4), 울트라 프리미엄급 전동기(IE5)로 구분한다. IE4와 IE5는 2014년 새롭게 발표된 표준으로, 전동기 효율을 높여 전 세계 발전설비를 절감하도록 유도하겠다는 IEC의 의지가 담겼다.
국내는 고효율 정책에 따라 2018년부터 소용량 전동기까지 확대 IE3급 제품만 생산·판매 하고 있다. 향후 IE4, IE5에 새로운 형태의 영구자석 혹은 릴럭턴스 전동기(Reluctance Motor)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며 국내도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강 책임연구원은 "울트라 프리미엄급의 초고효율(IE5) 전동기는 20년 후 국내에서 의무 사용이 될 전망"이라며 "우리는 이 전동기 산업의 퍼스트무버(first mover) 역할을 해야 한다. IE5 전동기 사용 시기를 10년 정도 단축할 할 경우 세계시장 10%를 점유할 수 있으며, 이는 약 20조 원의 시장규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전동기 시장은 독일 등이 주도하고 있지만, 초고효율 전동기로 바뀌면 어떤 기업이 시장을 장악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시장의 주인에 한국 기업이 올라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2030년 전 세계 예상 발전설비는 8000GW, 전력소비는 2만8000T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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