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대한 관심 증가, 11월까지 헤이즈 경고
초국경 헤이즈 오염법 시행, 기업 강력 규제 나서
[환경데일리 최인배 기자] 싱가포르에서는 지속되는 헤이즈로 몸살 앓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PSI 수치가 위험 레벨인 300을 넘다고 싱가포르 환경청이 밝혔다. 싱가포르 환경청(NEA, National Environment Agency)은 공기 오염도를 나타내는 PSI(Pollutant Standard Index) 수치를 매시간 업데이트하고 있다.
헤이즈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산불로 인해 생기는 것으로, 일반 시력으로는 보이지 않는 공기 중의 먼지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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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네시아에서 농업용지 개간을 위해 대규모로 산에 불을 지르면서 헤이즈가 심해졌으며,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2013년 6월, 사상 최악의 헤이즈를 겪으며 공기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바 있다.
이에 따라 헤이즈로 인한 피해도 늘고 있다. 관광의 나라 싱가포르에게 관광업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명소연합(ASA)에 의하면, 헤이즈 발생 후 관광객 방문이 5~10% 줄었으며, 특히 야외 관광지의 경우 최대 40%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대표 관광지 중 하나인 센토사(Sentosa)의 경우 방문객이 20% 감소했다. 센토사 담당자는 PSI 수치가 300을 넘거나 방문객에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사료될 만큼 헤이즈가 심해질 경우 모든 야외시설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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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방문객이 줄어들어 안 그래도 성과가 좋지 않았던 관광업이 헤이즈로 인해 더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유통, F&B 등 매출 하락도 겹치고 있다. 헤이즈가 심해지며 소비자 대부분이 외출을 하는 대신 집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소비가 줄어 유통업이 타격을 받는다.
마치 우리나라 메르스 타격때 서비스업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힌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야외 마케팅 행사도 차질 생기고, 10월 3일 진행 예정이었던 Pedestrian Night(차 없는 거리, 매달 첫째 토요일에 싱가포르 대표 쇼핑거리인 오차드(Orchard)에서 진행되는 행사도 헤이즈로 인해 취소될 정도였다.
F&B 업체들도 헤이즈가 심해지면서 야외 테라스석 폐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오차드에 위치한 한 레스토랑의 경우 헤이즈가 심한 날은 약 35%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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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즈 관련 상품들이 싱가포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 환경데일리 |
다국적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 KFC 등은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휴교조치 등 사회적 비용도 발생했다. 싱가포르는 9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헤이즈로 인해 휴교하기로 결정했다. 교육부(MOE)는 PSI 수치별 학교 운영지침을 발표했다. 싱가포르는 PSLE(Primary School Leaving Examination) 등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시험에서 수험생들을 위해 교실 내에 공기청정기를 구비하는 등 헤이즈에 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싱가포르내에서 실내공기청정기 판매는 물론 휴대용 마스크, 에어필터 등도 판매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급기야 싱가포르 정부는 초국경 헤이즈 오염법(Transboundary Haze Pollution Act) 개정했다.
2013년 최악의 헤이즈 사태를 겪으면서 제안된 법으로, 2014년 8월 싱가포르 의회 통과 후 2014년 12월부터 발효된 상태다.
싱가포르 소재 기업이 헤이즈를 야기시켜 싱가포르 공기 오염에 악영향을 끼칠 경우 해당 행위가 싱가포르 외 국가에서 이뤄졌다고 해도 그에 대해 책임을 묻을 수 있게 됐다.
만약 유죄로 판명될 경우 해당 기업에는 하루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 총합 최대 200만 싱가포르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올해 헤이즈 발생 후 싱가포르 환경청은 5개의 싱가포르 소재 인도네시아 기업에게 예방책 시행 요구 경고문을 보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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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보건당국은 알레르기성 비염, 천식, 기관지염,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헤이즈와 연관된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의료비용 보조정책인 Haze Subsidy Scheme 발표 및 9월 16일부로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18세 이하 미성년자, 65세 이상 고령자, 월수입 1800싱가포르달러 이하 저소득층 등 혜택 대상자들은 의료비 중 일정 부분(최대 10싱가포르달러)만 부담하고 나머지는 모두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다.
KOTRA 싱가포르 무역관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마스크 등 관련상품 교역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외 헤이즈 연관 마케팅도 인기다.
젊은 층 상대로 나온 헤이즈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화장품을 비롯, 헤이즈 심한 외부가 아닌 실내용 운동 기구 등 헤이즈 연관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다.
헤이즈는 늦어도 11월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는 엘니뇨 현상이 지속되면서 건조한 날씨때문에 산불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농장에서 화재 발생과 불법 화전행위가 줄지 않고 싱가포르 당국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인근국가인 인도네시아에 헤이즈 방지 대책 수립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Joko 대통령은 헤이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수지, 수로 등 인프라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속 가능한 개발(sustainable development)의 중요성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들의 사회·환경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고, 자발적으로 지속 가능한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KOTRA 임정연 싱가포르무역관 자료에 따르면, 비정부단체인 싱가포르 환경위원회(SEC; Singapore Environment Council)는 싱가포르 주요 유통업체들에 헤이즈 유발 혐의로 싱가포르 환경청로부터 조사받는 5개 업체의 제품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10월 7일, Fair Price, Sheng Siong 등은 해당 업체 제품을 매장에서 모두 없앴으며, Cold Storage, Giant, 7-Eleven 등은 해당 업체 제품에 대한 재고 보충을 멈추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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