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 가스산업 중립규제기구 설립 추진

국내 LNG 천연가스 시장이 민간 직수입가의 폭리와 확대라는 구조적 변화가 없는 가운데 가스산업계의 내부에서조차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 환경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마련이 마련돼야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과도한 위약금 조항과 일방적 면책 규정 등 불공정 계약 구조로 인해 시장 참여자의 예측 가능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배관망 중립성 확보, 정보 공개 확대, 불공정 약관 개선을 위해 독립 규제기구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가스 거버넌스 개편 문제는 산업 구조 개편과 맞닿아 있으며, 배관 언번들링과 요금 승인 권한 이관 등은 국회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논의해야 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성원 의원(국민의힘)과 더이재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5일 의원회관에서 '가스시장 거버넌스 개선 정책토론회'에서 한 목소리에 가스산업 발전이 큰 축이 될 독립적인 규제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성원 의원(국민의힘)은 "국내 가스시장 민관 협치는 선진국에 비해 한계(빈약성)가 명확하다."며 "이제라도 시장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규제 시스템을 마련돼야한다."고 토론회 목적을 설명했다.

이재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가스시장의 공정성과 중립성을 위한 장치로 제도권 보장과 정보 공개(알권리)와 요금 산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동의했다.

이 의원은 "(미래에너지원)수소를 비롯한 차세대 에너지 체계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장기적 비전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발제자인 백철우 덕성여대 교수는 가스산업계의 현행 제도의 불합리성을 꺼내들었다.

백 교수는 배관망 운영의 중립성 부족 문제에 대해 "현행 규정은 '설비 능력 범위 내에서 공동 이용 가능'이라고 명시하고 있다."며 "이는 설비 능력의 정의와 검증 기준이 모호해 사실상 가스공사의 재량에 따라 접속 여부가 결정된다."고 꼬집었다.

백 교수는 "독관시설이용규정 제11조 4항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할 경우 잔여 계약분 전체에 대해 위약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가스공사가 중단된 물량을 재판매할 수 있음에도 과도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배관시설이용규정' 제36조 5항은 가스공사가 배관 이용을 제한하거나 중단해도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까지 면책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약관법 취지와 배치된다는 문제도 언급했다.

또 "이러한 불공정 약관은 민간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불필요한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장 참여자가 늘어나고 직수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규제 공백을 방치하면 공정성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배관시설이용심의위원회'가 일부 협치 공백을 보완하고 있으나, 최종 결정권이 사장에게 집중돼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다.

종합 토론에서 중립규제기구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 방안이 입을 모았다.

강경택 산업부 가스산업과장, 정훈 국회 미래연구원 연구위원, 정연제 서울과기대 엔지정책학과 교수,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실 연구위원이 참여했다.

정훈 국회 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인 에너지 안보를 위해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공급뿐 아니라 효율적 시장 운영, 투자 신호 제공, 제도적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국내 에너지 시장은 정부 개입이 강해 시장 원리가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전기와 가스를 아우르는 통합 규제 거버넌스로 전환해야 하며, 단기적으로 전기위원회 강화와 별도의 가스 규제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연제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가스시장 협치개편은 단순히 독립 감독기구 설치에 그쳐서는 안되며, 전력시장과 연계성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수소·암모니아 혼입 등 에너지 전환기의 변화 가능성까지 제도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 김진수 교수는 "망 중립성을 확보위해 법적 분리를 추진하고, EU처럼 ISO·ITO 모델을 참고해 점진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김태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행 가스분야 위원회들은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며 "의사결정 구속력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법적 근거 강화와 절차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부 강경택 가스산업과장은 '규제 거버넌스 개선'과 관련 입장을 설명했다.

강 과장은 "전기와 가스 부문의 거버넌스 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해외와 비교하면 그 격차가 더 크다는 지적에 정부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강 과장은 "전력 시장 업무를 3년, 가스 시장 업무를 2년 수행하며 느낀 점은 전기와 가스가 겉보기에 비슷하지만 구조와 운영 측면에서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라며 "정기위원회 역할 등 일부 기능이 충분히 수행되지 못한 점이 규제 수준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해외 규제 거버넌스와의 차이, 국내 전기·가스 산업 구조 차이가 근본적 원인"이라며 "가스 거버넌스 개편 문제는 결국 가스 산업 구조 개편 논의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배관 언번들링과 요금 승인 권한 이관 등 구조 개편 사안과 관련 "국회 차원에서 논의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며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가스공사와 민간 직수입사가 경쟁과 협력을 통해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국민들이 보다 저렴하고 편리하게 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강 과장은 '배관망 운영의 중립성이 핵심'이라며, 관련 정보 공개와 심의위원회 기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과장은 가스배관 정보망에 관련해선 "김성원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며, 주배관 압력 등 관련 정보를 도시가스사업법 근거로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관망 이용 심의위원회와 관련해서도 입장도 나왔다. 

현재 법적 지위가 가스공사 사장의 자문기구 수준에 불과해 한계성과 법적 위상을 강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며, 국회 차원에서도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규 위원회 신설에 대해 강 과장은 "중장기적으로 전기·가스를 포함한 통합 규제 거버넌스 체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이견은 많지 않다."며 "현 시점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타이밍은 아니며 정부로서는 신중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규제 거버넌스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며, 백관망 이용 관련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플로어 한국가스공사(KOGAS) 노조 관계자는 "모든 입법 과정이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협회에서 제출한 연구 자료에 담긴 항목들이 도시가스 사업법 개정안에 반영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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