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서식 기록이 없는 적갈색따오기 3마리
동남아, 호주 등 활동 황새목 저어새과 종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보기 극히 드문 새가 제주도에 안착했다. 어떻게 우리나라에 온 걸까.
조류 전문가들은 두가지의 예측이다. 먼저 기상악화에 의해 이동 중 길을 잃고 우리나라에 날아왔을 가능성과 기후변화에 따라 분포권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왔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4월 20일에 제주도 한경면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서식 기록이 없던 '적갈색따오기(국내명 가칭, Plegadis falcinellus)' 3마리를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적갈색따오기 |
적갈색따오기는 황새목 저어새과에 속하는 종이다. 크기는 몸길이 55~63cm 정도로, 분포지역은 동남아, 남아시아,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 지역에 산다.
적갈색따오기는 전 세계에 분포하는 따오기류 중 분포권이 가장 넓은 종이다.
이번 발견과 관련, 생물자원관은 기후변화의 영향에 따른 먹이사슬의 변화로 분포권이 확산되는 추세라며 향후 국내도 분포권이 확산될 지 여부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적갈색따오기의 발견으로 우리나라는 따오기(Nipponia nippon), 검은머리흰따오기(Threskiornis melanocephalus)와 함께 총 3종의 따오기류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7년부터 제주 마라도, 인천 소청도, 군산 어청도 등의 섬 지역을 통과하는 철새들을 연구해왔다.
2010년 마라도에서 붉은가슴딱새, 2016년 소청도에서 갈색지빠귀, 회색머리노랑딱새, 옹진군에서 검은뿔찌르레기 등을 비롯해 이번 적갈색따오기까지 총 5종의 미기록종 조류를 확인했다.
유정선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장은 "조류와 같은 척추동물이 미기록종으로 발견되는 일은 매우 드문 사례"라면 "아직 국내에 종수가 많지 않은 조류에서 미기록종 발견은 국가 생물다양성 확보를 비롯해 학술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통과철새 : 한국보다 고위도 지역에서 번식하고, 한국보다 저위도 지역에서 월동하는 철새, 번식지와 월동지를 오가는 봄과 가을에 한국에 규칙적으로 도래하는 철새
길 잃은 새 : 한국에 텃새, 여름철새, 겨울철새, 통과철새로 서식하지 않는 조류가 우연히 도래할 때 '길 잃은 새'라고 부른다. 방향감각 이상, 태풍 등 급격한 기상변화, 해양을 건너 장거리 이동을 하다가 배에 내려 앉아 이동하는 등 원래 분포권을 벗어나 의외 곳에 발견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규칙적으로 도래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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