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용량줄어 발각, 전 사천시장 부친이어 아들 경영
단속정보 조차 새어나가, 군납 담합 30억 과징금 받기도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어린이, 여성, 청소년, 군인들에게 각별한 사랑을 받아온 겨울철 간식인 어묵을 썩은 재료를 정기적으로 납품한 유명한 업체가 최근 서울식약청 단속팀이 경남 사천시 현지 공장을 급습해 관련 서류 및 제품들을 가져갔다.
문제의 업체는 어묵과 감자튀김만으로 연간 매출만 300억을 올리는 사천의 식품 기업이다. 이 업체는 내부고발자에 의해 드러난 유통기한 미표시, 배합비율 위반을 했다가 1차 적발됐다. 그러나 서울식약청은 꼼꼼한 검사와 불량 먹거리 생산 유통에 따른 강력한 시정 조치를 내려야 하는데 '솜방망이 처벌'을 예고해 봐주기식이라는 여론이 쏟아졌다.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조사단 관계자 8명은 현장을 급습해 조사를 벌렸지만 사전에 단속 정보가 새어나가 불량제품 등을 빼돌릴 뒤였다.
이 업체는 수년 동안 어묵의 주재료인 생선과 밀가루 배합 비율 위반(원가줄이기 위한 편법), 제품봉지에 인쇄된 유통기한 경과한 고의적(?)으로 제품 보관하거나 무표시 제품 보관 등이 지적됐다.
이번 사건의 발달에는 이 업체에서 근무하다 최근 퇴사한 직원에 의해 알려졌다. 그는 "이 업체의 문제를 품질관리가 허술했고 어묵을 만들 때 물과 재료를 대충 섞은 것은 물론, 위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식품에는 입이 담기 힘들 정도의 이물질이 섞여 든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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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사는 문제가 확산되자. 곧바로 회사 홈페이지를 내리고 홈페이지 복구중 이라 안내창만 띄운 채 침묵하고 있다. |
더 충격적인 사실은 군납은 물론 OEM방식으로 국내 어묵 브랜드명으로 대형 할인마트 유통에 대량으로 납품됐다.
국내 모 일간지는 이 업체를 베스트 브랜드라며 광고성 선정하고 홍보했다. 홍보내용을 보면, 2009년 농림수산식품부, aT의 지원 받아 자체 브랜드를 이미지 개선을 꾀한다고 소개했다. 부친이 시장직을 있는 동안 아들은 경영에 나서 문제 파악하고 과감한 혁신으로 매출을 3배 성장시켰고, 품질력과 원가경쟁력에서 위생적이며 맛있는 제품을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사건은 극히 언론에서만 보도된 것도 대기업 어묵판매와 무관하지 않다. 또한 경남의 대표적인 식품가공업체로 창립된 지 47년째 명성때문인지 사천공장 인근주민들도 말을 아꼈다.
사천시 청년 지도자 한 임원은 "향토기업으로 국내 어묵을 상당부분 공급하면서 지역민들을 일자리를 만들어 준 것은 고마운 일로, 아버지가 사천시장까지 한 회사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아들이 경영을 맡으면서 사세확장을 위해 무리한 매출에만 신경쓰다보니 부작용이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사천시 관계자는 "식약청 조사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단속의 어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올 4월에 군납 업체 간 담합이 드러나 30억의 과징금을 물기도 했다.
또 한번 해썹 인증 시스템에 헛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당시 2006년 이후 식약청으로부터 해썹(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매년 재인증받고, 지난 10월 부산식약청의 불시 점검에서도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을 만큼 최상의 위생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홍보까지 열을 올렸다.
이 업체는 현재 홈페이지를 닫은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현재 조사중이라고, 홈페이지를 닫은 이유는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 그렇다."만 답했다가 나중에 연락해 그 홈페이지는 옛날에 사용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식약청으로부터 해썹을 매년 재인증받았고 부산식약청의 불시 점검에서도 아무런 지적을 받지 않을 만큼 최상의 위생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앙심을 품은 퇴사한 직원의 해코지로 이처럼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상황으로 수사기관이 명명백백하게 사실관계를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 업체는 1995년 3월말 소비자모임 시민단체로부터 어묵용량이 표시량보다 적게 유통시켜 판매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 업체 창립자는 1998년 향토기업 사주 지역유지로 이름을 알려지면서 시장에 출마해 시장당선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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