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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규 지역아카데미 이사 |
유치원은 사람이 가족을 떠나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곳으로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과정이며 정규 교육의 시작이다.
그런데 농장도 이러한 유치원으로 매우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독일에서는 농장유치원(Bauernhof Kindergarten)이 생겨나고 있다. 특별히 '농장유치원'은 사회적농업, 치유농업, 건강농업, 농장체험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헤센주에 있는 Naturkinderland Erlenhof 유치원(http://www.naturkinderland-erlenhof.de/)은 헤센주 최초의 농장유치원이다.
도시에도 유치원이 있고, 숲에도 유치원이 있는데, 그보다 더 좋고 훌륭한 자원을 가진 농장이라고 유치원이 되지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신념하에 3명이 의기투합해 2013년에 설립한 것이다.
최초의 농장유치원이니 만큼 설립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유치원을 설립하기 위해 필요한 하드웨어(실내공간, 위생시설 등)나 소프트웨어(교육콘셉트, 프로그램 등)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했다. 그 외에 다양하고 복잡한 인허가 문제 등등, 더 나아가 농장유치원 사례가 없는 가운데 처음 만드는 것이니 만큼 해당관청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교육학적인 교육콘셉트는 아래 콘셉트나무에서 보는 것처럼 크게 여섯 가지다(왼쪽부터): 창의성, 사회성, 농장, 자연경험, 활동다양성, 언어촉진이다. 이를 위해 동물과 식물, 숲과 풀밭, 경작지 등 다양한 것들을 활용하는 '야외유치원'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야외유치원'이란 어린이들의 활동 대부분을 야외에서 하는 유치원이란다. 아침 7시 30분에 유치원에 와서 오후 1시에 집에 돌아갈 때까지 야외에 있으며 식사도 야외에서 한다는 것이다. 심하게 춥거나 덮거나 비가 많이 오거나 하면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실내로 들어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야외에서 생활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야외에서 하는 프로그램들이 매우 많고 다양하다. 식물들을 가꾸고 물주고 하는 것부터 동물들(조랑말, 말, 염소, 돼지, 소, 토끼, 닭, 기니피그, 고양이) 먹이를 주고 알을 꺼내온다든지 등은 기본 프로그램이다.
먹이를 주는 것도 동물이 있는 공간에 들어가기 전에 밥그릇 그림이 비어 있는 쪽으로 있으면 먹이를 줘야 하고, 음식이 있는 쪽으로 보이면 먹이를 줬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렇게 함으로서 어린이들 간에 소통을 하게 되고 먹이를 많이 주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또한 분뇨를 제거하는 것도 교사의 도움을 받아 어린이들이 함께 한다고 한다.
농장유치원에는 작지만 다양한 공간들이 있다. 옷이나 장난감 등 물건을 교환하는 장소(본인에게 더 필요하지 않은 것을 가져다 놓고 필요한 것은 가져가는 곳)도 있고, 텃밭이나 농기구 보관 창고, 놀이기구 보관소, 식사 장소나 놀이터는 물론이거니와 혼자 있고 싶은 어린이를 위한 공간, 실외에서 날씨가 안좋을 때 가는 곳 등등.
놀이는 재미와 흥미 위주로 구성되어 자연물을 이용해 다양한 도구도 만들고, 악기같지 않은 악기도 만들고 그것으로 연주도 하고 등등 하면서 창의성을 키워나가도록 한다고 한다. 이렇게 자연과 동물이 놀이기구가 된 농장유치원에서 지내게 되면 생태순환, 자연경험, 농산물 생산과 가공을 경험하게 되고, 창의성과 집중력, 책임감과 자신감, 감각, 소통능력, 사회성이 증대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이 돼 어려움에 부딪칠 때 도전적인 자세와 극복능력이 다른 보통의 청소년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 유치원에도 자녀들을 이곳에 보내려는 대기자들이 많다고 한다. 농장유치원은 부모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뉜다. 하지만 일정부분 좋아하는 층은 매우 좋아해 독일에서는 농업의 다양성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그리고 대부부의 주에서 '사회적농업'으로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치원생들이 농장으로 농촌체험을 많이 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농장유치원 소개를 하면 독일과 같은 농장 유치원을 만들어보는 것이 꿈이라고 소감을 전하는 농업인도 여럿 보았다.
이런 유치원이 있다면 자신의 어린이들을 보낼 부모들도 어느 정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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