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용도별 총에너지 소비 중 수송에너지가 20% 수준으로 단일용도 기준으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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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가스기술연구원 한정옥 센터장 |
물론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구조를 고려할 때 산업용이 58%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이는 중공업과 수출 비중이 큰 국내 산업특성을 고려할 때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수송용 에너지원별 비율은 대부분 휘발유와 경유로, 95%가 석유제품이고 1%는 지하철 및 고속철도(KTX)에 소비되는 전기에너지이다. 이는 차량 운행자의 입장에서는 유가 흐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요인이며, 특정 에너지에 편중하면서 발생하는 위험 요인이기도 하다.
국가적인 에너지 수급 관점에서 수송 에너지의 적절한 믹스 정책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에너지원을 다양화함으로써 만일에 발생될 수 있는 충격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에너지원의 믹스를 통해 유가 흐름에 대응이 필요한 실정이다.
천연가스자동차에 의한 수송 에너지 소비는 천연가스(CNG) 버스를 중심으로, 수요가 3%에 불과한 실정이다. 천연가스는 저탄소 청정연료로 경유 또는 휘발유에 비해 친환경성이 뛰어나고 낮은 연료비로 경제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경우에도 천연가스 자동차의 보급이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셰일가스 등장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천연가스와의 가격차가 줄어들긴 했지만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며, 2014년 이전을 기준으로 비교할 때 천연가스가 경유 대비 약 70% 수준으로 저렴하다. 이와 같이 천연가스의 연료 경제성이 천연가스차량(Natural Gas Vehicle)의 보급에 동력이 될 수 있다.
국내의 천연가스 자동차 보급은 대도시 공기 질 개선을 위해 정부 주도로 지난 10년 동안 시내버스를 대상으로 추진되어 왔다. 보급 초기의 어려운 환경 하에서 인프라 구축과 제도 개선을 병행한 결과, 현재는 청소차를 포함해 약 4만 3,000여 대가 보급된 상태다. 보급 효과로 미세먼지 농도가 보급 초기인 2000년 70μg/m3에서 2013년 43μg/m3로 크게 줄어들었고, 오존농도 발생 일수도 꾸준히 줄어드는 등 효과가 입증되고 있다.
또한 천연가스 자동차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기대 효과로 정책적으로 석유에 편중된 수송 연료 시장을 완화할 수 있고 저탄소 산업구조에 동참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제작사 및 부품사에서는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품목을 준비함으로 고객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2014년부터 더욱 강화된 EURO6 배출가스 기준으로 인해,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자동차의 경우에도 이 기준
을 만족해야 하게 됐다.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시장에 발붙일 수 없는 현실이다.
문제는 자동차 제작사에서 천연가스자동차를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제작사는 배출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차종 중 부가가치가 높은 전기차나 크린디젤차 등을 제작 판매하면 되기 때문에 연료공급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에너지 공급사에게 수송 시장은 계절별 수요 편차가 적고 안정적인 수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다. 안정적인 수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인프라 투자를 통해 가스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시장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투자에 따른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뒷심과 도전이 필요하며 적극적인 시장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소형차 중심이던 세계 천연가스 자동차 시장은 이제 중대형 차량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대형 차량의 경우 CNG와 경유를 같이 사용하는 혼소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불충분한 인프라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내의 경우도 유사한 상황이다.
또한 충전소의 경우 자가 충전 개념과 복합충전소, 이동식 충전소 개념을 도입해 경제성과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차량 보급에 있어서는 개조 방식에서 제작사에 의한 공급 방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안전성과 자동차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소비자의 만족도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이다.
시내버스를 중심으로 천연가스 자동차가 보급된 국내의 경우, 관리가 용이한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과 천연가스 엔진기술이 앞서 있다는 점에서 천연가스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 연료의 보급이 다른 국가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 충전소에 대한 법령이 강하고 주민의 인식이 우호적이지 않아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따라서 에너지 다변화와 수송 에너지 시대의 대비를 위해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며, 가스 연료에 대한 안전성 강화와 홍보를 통해 국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더욱이 천연가스 연료가 저공해 연료로서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선진기술을 지속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기술적 발전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향후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 보급으로 변화가 예상되며 하이브리드 방식의 채택이 확대될 것이다. 가까운 미래에는 수소연료전지차와 전기차의 진입도 예상된다. 천연가스는 저탄소 친환경 연료로 수송용으로의 확대가 필요하며, 현재 보급되어있는 CNG시내버스 중심에서 다양한 차종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버스와 청소차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으나, 승용차는 개조 시장을 통해 보급되는 상황이다. 보다 고품질을 확보하고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작사에서의 차종 개발이 필요하다. 천연가스 충전 인프라 확충 또한 천연가스 차량의 보급 확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로, 에너지 공급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CNG버스 보급 정책은 정부 주도로 지난 10여 년간 추진되어 왔으며, 대도시 미세먼지를 저감하는데 절대적으로 기여해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버스 중앙차로제를 시행함으로써 CNG버스 보급과 함께 대도시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이제 CNG 보급은 민간 주도로 추진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 정책으로 제도적 기반과 기본 인프라가 마련된 만큼 시장을 안정화시키고 성장을 꾀하기 위해 관련 업계의 협력과 노력이 요구된다.
보급 전략을 수립하고 기술 개발을 통해 차기 환경규제에 대비함은 물론, 다양한 천연가스 차종 개발과 인프라 확대 노력을 기울여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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