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국, 파키스탄 접경 첨예한 분쟁 카슈미르 기록
"나무 뿌리 내리기만 하면 언 땅 꽃 피고 열매 맺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뿌리 깊게 내린 다큐멘터리의 미래를 꿈꾸며,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포스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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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조직위측은 올해는 박노해 시인의〈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선정 배경을 밝혔다.
노동시인으로도 잘 알려진 박노해 시인은 사진가, 평화운동가다. 그는 1957년, 전남 함평군에서 태어났다.
그의 시단에 데뷔한 1983년 시와경제 '시다의 꿈'등단했다. 이 시는 척박한 경제발전의 구호만 요구할 뿐 노동자의 인권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적인 아픔 성장통으로 시로 잘 표현한 작품이다.
1992년 시인클럽 포에트리 인터내셔널 로테르담재단 인권상을 받기도 했다.
박노해 시인은 한국문학 불멸의 고전으로 남은〈노동의 새벽(1984)〉발표와 함께 1980년대를 관통하는 뜨거운 상징의 이름이자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목소리였다. 군사정권 시절 당연하게(?) 그는 7년 6개월이라는 긴 옥중생활에 세상과 결별해야 했다.
그는 옥중에 써낸〈사람만이 희망이다(1997)〉에서 그는 '나 하나만이라도, 내가 있음으로, 내가 먼저'라는 희망을 노래를 불렀다.
이후 생명·평화·나눔을 지향하며 아름다운 저항과 삶의 대안을 위한 문화를 모색하고 실천하는 비영리단체 '나눔문화'를 설립하고 지난 20여년간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흑백사진을 찍고 있다.
그래서 명장면을 포착하게 됐다. 이를 이번 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공식 포스터로 집어넣어 사용하게 됐다.
박노해 시인의〈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On the way to Wagnat village, Jammu Kashmir, India은 2013년에 찍었다. 시인의 삶을 통해 보여준 평화와 생명을 위한 실천적 가치와 분쟁지역의 문제를 다시 한 번 우리에게 환기시킨다는 점에서 10회를 맞이하는 영화제의 특별한 의미를 기념할 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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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 |
〈천 그루의 나무를 심은 사람〉(Jammu Kashmir, 2013)은 인도와 중국, 파키스탄 접경의 첨예한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에서 기록한 사진으로, 사진 속 노인은 30년 동안 황무지에 나무를 심어왔다. 만년설산 시린 바람 속에 "절반은 싹도 트지 않고 또 절반은 말라 죽고 그중에 소수의 나무만이 기적처럼 자라" 천 그루의 나무가 살아남았다. "나무들이 뿌리를 내리기만 한다면 이 얼어붙은 땅에도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겠지요"라며 묵연히 나무를 심어가는 노인의 모습이 묵직한 감동으로 울려온다.
박 시인은 이 사진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하는 것. 작지만 끝까지 꾸준히 밀어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아는 가장 위대한 삶의 길이다."고 말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이제 10년이라는 이정표를 세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또 다른 10년을 위해 작지만 꾸준한 발걸음을 내딛으려 한다. 척박한 한국다큐 제작 환경에서 심은 작은 묘목들이 흔들리지 않는 뿌리를 내렸기를, 그리고 미래의 다큐멘터리 성장을 견인하는 푸른 잎사귀가 무성한 나무로 성장하길 희망하며 이 사진을 선정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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