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직장생활 은퇴 새출발 인생2막 열어
자연의 색채 색감 습자지처럼 스며들기 충분
그림 집중한 지 10년만에 '첫 번째 개인전'
모든 생물 다시 해체 재구성한 분석력 탁월
[환경데일리 한영익 기자]늘그막에 붓을 손에 휘어잡은 증권맨 출신인 류흥모 화가가 전시회를 준비했다.
첫 번째 개인전 타이틀은 '2019 선(線), 색(色)의 Harmony전'이다. 전시기간은 11월 20일~ 26일 갤러리 이즈(서울 인사동 소재)에서 마련됐다.
류흥모 화가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극적인 만남의 순간들이 몇 가지 있다."라며 "그중에 하나가 나와 미술과의 만남이다. 미술은 심미적 감동과 미적 탐구의 대상이다. "고 말했다.
류 화가의 작품세계는 미적 감성이 풍부하고 상호 교류하는 사색의 장이 넓다. 이유는 예술의 궁극적 가치는 예술행위로 인한 즐거움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는데, 화가의 의도처럼 "인간이 추구하는 진리에 도달하고자 하는 수단"이라고 화폭의 경계를 넘어섰다고 했다.
탄탄한 그의 내공탓인지 그림을 대면하는 순간 쉽게 감탄사를 내뿜어낼 수 있다. 왜냐하면, 평상시에는 경험하기 힘든 상상의 희열과 심오한 탐구의 늪에 빠져들게 하고 작품 세계의 화폭마다 작가의 숨겨진 마음이 깔려 있어서다.
류흥모 화백은 "나와 미술과의 만남은 내 안에 숨겨진 심연의 잠재된 예술적 감성과 창작 의식이 깨어나는 놀라운 사건이다."고 자평했다.
그도그럴것이 직접 붓을 들고 캔버스와 마주한 건 30여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인생2막을 열 것은, 마치 활화산이 움트기 시작한 그때 내 나이가 60이 가까운 때였다.
자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늦은 나이에 그림을 배워서 무엇에 쓰려는지 의문이 들었다."면서 그림을 배우고 싶은 열망은 식을 줄 몰랐다. 그래서 첫 개인전은 흥미진진함을 넘어 새로운 작품의 공간을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여주는 희열도 담겨져 열정이 엿보인다.
류흥모 화가는 미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증권예탁원 전무이사로 퇴임을 하고 그림 그리기에 도전한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류 화가는 "그렇지만 미술에 대한 동경과 미지의 세계에 대한 유별난 호기심이 나를 그림 속으로 자꾸만 깊이 빠져들게 했다."고 마법과 같은 붓 터치 하나하나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한 "막상 그림을 작품이라는 개념으로 인식하는 과정에 가끔(게으름이나 자포자기) 그리는 것을 그만둘 위태로운 고비도 여러 번 경험했다."고 고백했다.
하마터면 예술의 아름다움에 대한 순수한 동경과 강렬한 자아실현 욕구로 녹아 스며든 멋진 작품을 못 볼뻔 했다.
류 화가는 개인전을 통해 한 고비를 넘긴 셈이다. 그림을 집중한 지 10년의 내공때문이다.
"첫 번째로 갖는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그림의 주제를 어떻게 정할까 오만가지의 생각과 자신과의 싸움이 있었다. 그의 선택은 옳았다.
인간은 자연을 등질 수 없었기 때문에 그의 작품 소재를 자연으로 삼았다. 그는 "어릴 적부터 가까이서 보아왔던 산, 숲과 나무, 강과 바다, 논과 밭이 펼쳐진 평야 등이 나에게 마르지 않는 영감을 제공해줬다."고 위대한 자연에 감사했다.
류흥모 화가의 작품 방향은 현대회화가 지향하고 있는 탈재현의 범주 안에서 가급적 단순함이 확연히 드러난 그림들이다.
이렇게 그릴 때 자연의 실체적 대상을 재현(Copy)하기보단 비가 땅에 스며들고 모든 생물에게 원동력을 주는 것처럼 다시 해체하고 재구성한 통찰력이 묻어난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전혀 다른 새로운 이미지로 창작물은 한층 더 깊은 상상과 창의의 큰 힘을 느낄 수 있다.
관람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작품의 밑작업은 질감을 보다 풍부하게 하기 위해서 선(線)과 바탕면을 혼합재료를 사용해 두터운 느낌으로 처리했다. 환상의 배합이자 조합이다. 이러니 순수한 자연의 색채와 색감이 관람객 눈에 습자지처럼 스며드는 감동도 충분할 수 밖에 없다. 작품이 탄생까지는 유연한 선의 흐름과 색면 조합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는 작가의 독백처럼, 고뇌했으니 희노애락이 잘 버물졌다.
류 화가는 "내가 그림을 그리는 것은 자연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선과 색의 조화(Harmony)를 통해 무수한 상상의 이미지를 창출해가는 것"이라면서 "예술적 감성의 원천인 무한한 생명력과 자유로운 상상력을 공급한 꿀물"이라고 했다.
11월 20일 갤러리 문을 연 그날, 류흥모의 작품 세계와 만나는 감동과, 함께 동행하는 시간이 커다란 행복지수를 줄 수 있는 2019년 최상의 선물로 손색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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