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최초 고도화율 40%대 달성, IMO규제 대비
연 1,400억원 정제마진 개선효과 기대, 9월부터 본격 가동
[환경데일리 최인배 기자]현대오일뱅크(대표 문종박)가 2019년 경영효율성과 재정적인 우위에 한층 앞서게 됐다.
정유분야 효율성 제고를 위해 201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총 80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 중 2400억 원이 투자된 SDA (Solvent De-Asphalting, 일산 8만 배럴) 공정을 완공했다고 12일 밝혔다.
2017년 2월부터 시작된 SDA 건설 작업에는 연 인원 27만 명이 투입됐다. 정유설비에서 생산되는 잔사유에서 아스팔텐 성분을 걸러내는 공정이다. 아스팔텐 성분은 고도화 공정주1에 투입되면 경질유로 전환되지 않고 숯덩이로 변한다.
숯덩이로 바뀐 아스팔텐 성분은 고도화공정에 쓰이는 촉매에 달라 붙어 촉매 수명을 단축시키고 경질유 생산 수율을 감소시킨다. SDA는 잔사유에 프로판, 부탄, 펜탄 등 용매를 혼합해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한 후 DAO(De-Asphalted Oil)를 추출한다.
현대오일뱅크는 DAO를 고도화 설비 원료로 투입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국내 정유사 중 40%대 고도화율을 달성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
이달부터는 연인원 20만 명을 투입해 정유설비와 고도화설비 증설 마무리작업도 진행한다. 다음달 중순까지 증설작업이 완료되면 일일 정제능력은 56만 배럴(현대케미칼 일산 13만 배럴 포함)에서 65만 배럴로, 고도화설비 용량은 하루 16만 5000배럴에서 21만 1000배럴까지 늘어난다.
고도화설비 용량과 단순정제능력 간 비율을 나타내는 고도화율은 40.6%주2까지 높아진다. 국내 정유사 중 40%대 고도화율을 달성하는 것은 현대오일뱅크가 처음이다.
앞서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을 현재 3.5%에서 0.5%로 낮춘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17년 기준 세계 고유황 중질유 선박연료 수요는 하루 356만 배럴에 이른다.
일부 전문가들은 고유황 선박연료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 국내 정유사에게 잠재적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번 규제는 현대오일뱅크에게는 호재가 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고유황 중질유 생산비중은 지금도 2%에 불과하다. SDA 및 고도화설비 증설 작업이 완료되면 수요가 감소하는 고유황 중질유 대신 수요가 증가하는 경질유 생산을 더 늘릴 수 있게 된다.
중동산 원유보다 고유황 중질유 성분이 많아 저렴한 가격에 거래되는 초중질 원유도 더 투입할 수 있다. IMO규제가 강화되면 중동산 원유와 초중질 원유의 가격차는 더 벌어져 초중질원유의 경제성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로 인한 정제마진 개선효과가 연간 1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SDA공정에서 생산되는 DAO는 고도화설비 뿐 아니라 윤활기유,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며 "기존 공장 증설작업이 완료되는 9월부터 본격적인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용어설명
고도화공정 : 단순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잔사유를 수소와 촉매, 열 등을 이용해 휘발유, 경유, 항공유와 같은 경질유로 전환하는 공정
고도화처리용량을 단순정제설비용량으로 나눈 수치. 현대케미칼 콘덴세이트스플리터는 중질유가 생산되지 않아 단순정제설비에 포함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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