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데일리 이수진 기자]성인이 하루 마시는 공기의 양은 평균 1만 리터(ℓ)에 달한다. 1만ℓ중 생명을 유지하며 건강을 지켜주는 공기의 질은 몇 리터쯤 될까.
의학계에서는 나쁜 불순물을 제외한 9000리터가 순수하게 필요하다고 한다.
그럼 그 나쁜 불순물이 섞여있는 공기는 어느 정도 있고 무의식중에 마치고 있나. 이를 측정하는 사회 안전한 시스템은 구축돼 있지 않다.
집안에서도 집 밖을 나와도 심지어 땅속이나 바다속에 들어가도 마셔야 하는 것도 공기다.
오늘 국내 처음으로 공기까지 생산에 캔에 담아 파는 지리산 공기 제품 '지리에어(JIRI AIR)'가 시판된다고 밝혔다. 가히 세상 참 변해도 너무 변화무쌍하다 싶을 정도다. 인류가 경제활동을 하면서 가장 먼저 물을 사고 파는데 상용화했고, 이어서 햇빛, 태양을 이용해 사고 파는 기술까지 도달했다.
마지막 공기를 사고 파는데 까지 왔으니, 한편으로 보면 인간 생존의 마지막까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기가 더 이상 공짜가 아니라는 상업화속에 발을 담갔다. 오래 전부터 물을 담아 팔때까지만 해도 "물을 주고 사먹느냐." 핀잔을 듣던 어르신들이 혀를 찼는데, 설마 공기까지 사 마셔야 하니 격세지감이다.
이미 지금으로부터 25년전부터 공기는 파는 공기(空氣)산업 전망했다. '맑고 신선한 산소를 판다'는 광고문구로 건강호흡을 돕는 캔산소가 불티나게 판매될 것이라고 했다. 또 일본에서는 산소다방이나 산소룸 등이 인기라고 당시 언론들은 기사를 송출했다.
23년전에도 더렵혀진 공기 대신 맑고 신선한 공기를 파는 세상이 왔다며 소비패턴이 다양해지면서 여러가지 제품도 생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나무땔감을 밀려나고 화석연료의 대중화인 연탄이 등장했을때 또 하나의 희생물은 연탄가스중독환자가 매년 수백여 명이 사선을 넘너들었다. 가스중독환자 치료 목적으로 등장했던 것을 착안해 나온 캔산소가 이젠 지리산에서 만든 신선하고 맑고 공기를 담아 약국에 팔게 됐다.
자동차 매연 등 다양한 유해화학물질 범람으로 맑고 깨끗한 경계선이 무너진 것은 오늘내일 일이 아니다.
특히 흡연인구가 좀처럼 줄지 않으면서 거리는 온통 담배연기까지 합세해 맑은 공기를 마셔야 하는 이들까지 활동반경을 좁혀내 갇혀 있다.
가정 내도 마찬가지, 바깥 공기가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집안에서는 공기청정기를 껴고 생활해야 할 판이다.
이번에 판매되는 '지리에어'는 8ℓ들이 1만50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됐다. 잉카문명이 몰락하고 또 다른 문명이 세워진 것처럼 위해 끊임없는 진화의 흔적이다. 급기야 공기를 압축해 판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시대상이겠다.
생존을 위해서는 물, 햇빛, 공기의 3대 요소중 두가지는 이미 제품화돼 나름대로 시장이 형성됐지만, 1991년에 국내 최초 산소캔을 만들게 된 업체 관계자는 "건강과 깨끗한 공기를 추구하는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할 때 산소관련 제품은 생산하게 됐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렇게 세월은 훌쩍 지났지만, 공기질도 개선되지 않고 더 악화됐다. 변화된 건 가격뿐, 당시 5000원 산소캔이 이제는 3배나 뛰었다.
공기를 살 정도의 세상이라면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의 정신을 박수를 받아 마땅하고 기업가 정신으로 계승했다고 보겠다.
가정 상비품으로 공기캔을 구비해두는 지나침도 아닌 듯 싶다. 안타까운 점은 한반도에서 청정지역으로 꼽을 만한 지역은 몇 군데 남지 않았다. 지리에어가 생산기지가 된 지리산 산기슭 700~800m, 경남도 하동군이 캐나다 업체와 합작으로 '하동 공기캔'.이 공기캔에는 천연 편백향을 섞었다.
하동군은 화개면 화개로 의신마을 99㎡에 청정 지리산의 공기를 담기 위해 생산공장을 지었다. 군은 공기캔 생산준비를 위해 경남과학기술대학교 환경측정검사센터에 생산지역 공기질 조사했다. 하루 종일 공기를 포집한 결과 이산화황 평균 0.006ppm, 일산화탄소 0.3ppm, 오존 0.030ppm, 이산화질소 0.010ppm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말그대로 가장 깨끗한 지역인 셈이다.
아쉽다면 친환경 공장일 듯 하지만, 공기캔을 만들기 위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건 해결하지 못했다. 하나를 얻기 위해서는 또 다른 하나를 버리거나 해를 입혀야 한다. 하동군은 국내에 반응을 본 뒤 중국과 인도, 중동지역으로 수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청정 자연을 상품화한 공기를 판다는 점은 그만큼 칙칙하게 탁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초미세먼지가 사회를 어둡게 하는 주요 원천지가 된 시점에서 공기캔 판매가 미세먼지에 고통받고 있는 국민들을 해소시킬 수는 없다.
문제는 사회적 이슈화될 '환경오염'과 '청정물질'을 이용한 마케팅 전략은 환경 자연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재확인해주고 있다.
밥 세끼 먹기고 힘겨운 세상살이에 멀쩡한 공기를 귀중함을 모르고 망친 이들은 부를 채우는 동안, 서민들에게 공기캔을 팔아야 하는 건 현대판 봉이 김선달 부활이 더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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