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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 - 세계적인 자연유산인 아르헨티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Parque Nacional Los Glaciares) 관리청은 최근 공원 중앙부에 위치한 ‘리오 구아나코(Río Guanaco)’ 구역의 개방 시간과 방문객 준수 사항을 발표했다. 거친 바람과 푸른 빙하가 맞닿은 이곳은 파타고니아의 원시림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곳이지만, 그만큼 철저한 준비와 책임감 있는 탐방 태도가 요구되는 지역이다.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리오 구아나코 섹션의 출입 가능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로 엄격히 제한된다. 이 시간 외에는 출입문이 전면 폐쇄된다. 이는 단순한 관리를 넘어, 방문객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만약의 사고에 대비하고 생태계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문객 등록 및 추적 시스템’의 일환이다.
특히 이곳은 봄과 여름철에만 한시적으로 개방되며, 이마저도 파타고니아 특유의 급변하는 기상 조건과 지표면 상태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다. 방문객들은 출발 전 반드시 최신 기상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
엘 칼라파테에서 리오 구아나코까지는 약 154km 거리다. 여정의 초기 구간인 주도(州道) 11호선과 국도 40호선은 포장 상태가 양호하지만, 마지막 구간인 주도 69호선(Ruta Provincial Nº 69)은 악명 높은 ‘리피오(Ripio, 자갈길)’ 구간이다.
이 도로는 단단한 자갈과 먼지, 그리고 이른바 ‘빨래판(Serrucho)’이라 불리는 파상형 요철이 심해 차체가 낮은 일반 승용차로는 진입이 어렵다. 국립공원 관계자는 "돌 튀김으로 인한 차량 파손이나 타이어 펑크 위험이 크다"며, 방문 전 지방 도로 공사(Vialidad Provincial)의 도로 통행 가능 여부를 필히 확인할 것을 권고했다.
리오 구아나코 섹션의 하이라이트는 ‘라구나 아술(푸른 호수)’로 향하는 트레킹 코스다. 편도 6km, 왕복 약 6시간이 소요되는 이 경로는 난이도 ‘중(Medium)’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치상의 난이도보다 무서운 것은 파타고니아의 강풍이다. 탁 트인 지형 특성상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바람이 불어닥치기 때문에 방풍 의류와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는 필수다. 이곳은 관광 편의시설이 전혀 없는 ‘야생 캠핑지’이므로, 식수와 비상식량 등 모든 보급품을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국립공원 내 리오 구아나코 구역은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무(無) 시설 원칙’을 고수한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사항이 엄격히 금지되거나 의무화된다.
화기 사용 전면 금지: 산불 예방을 위해 조리용 버너를 포함한 모든 불 피우기가 금지된다.
낚시 금지: 수생 생태계 보존을 위해 일체의 낚시 행위가 허용되지 않는다.
쓰레기 투기 엄금: 발생한 모든 쓰레기는 반드시 다시 챙겨서 하산해야 한다.
신고 의무: 입산 시와 하산 시 반드시 상주하는 공원 관리인(Guardaparque)에게 신고하여 자신의 안전 상태를 알려야 한다.
리오 구아나코는 편리한 셔틀버스와 카페가 있는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멀다. 거친 비포장도로를 달리고, 바람과 싸우며 걷는 고단한 여정이다. 하지만 그 끝에서 만나는 ‘라구나 아술’의 시린 푸른빛은 인간이 정복할 수 없는 대자연의 경외심을 선사한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되, 자연에 대한 예의를 갖춘 준비된 여행자만이 파타고니아의 진면목을 마주할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참고: 방문 전 체크리스트]
운영 시간: 08:00 - 22:00 (엄수)
차량: SUV 또는 차고가 높은 4WD 차량 권장
장비: 윈드브레이커, 레이어드 의류, 고성능 등산화, 충분한 식수
문의: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또는 지방 도로 공사 홈페이지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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