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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생태 보고이자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 자연유산인 갈라파고스 제도가 광산 개발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다니엘 노보아(Daniel Noboa) 에콰도르 대통령은 최근 통과된 신규 광업법과 관련하여 갈라파고스 내 광업 활동이 전면 금지됨을 공식 선언하며, 야권과 환경단체의 우려를 일축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월 2일, 노보아 대통령은 라디오 센트로(Radio Centro)와의 인터뷰를 통해 "갈라파고스 군도 영토의 97%를 차지하는 국립공원 구역 내에서는 그 어떤 형태의 광업 활동도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에콰도르 국회(국민협의회)에서 찬성 77표로 통과된 광업법 개정안이 갈라파고스 민영 광산 개발의 길을 열어주었다는 반대파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차별적 허용'에 있다. 에콰도르 정부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지 않은 나머지 3%의 부지에 한해서만 건축용 석재(자갈, 모래 등 건설 자재)의 추출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역시 환경 오염 우려가 큰 금속 광물이나 대규모 채굴 방식은 철저히 배제되며, 엄격한 국가 통제 시스템 아래 관리될 예정이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 본토에서 서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태평양상에 위치하며, 19세기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을 집필하는 데 결정적 영감을 제공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1978년 세계 자연유산 1호로 등재된 이후, 이곳은 단순한 영토를 넘어 인류 공동의 자산으로 관리되어 왔다.
노보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우리는 갈라파고스를 보호하는 국제 조약을 준수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반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에콰도르가 국제 사회에서 맺은 환경 협약이 국내법보다 상위의 효력을 가짐을 재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갈라파고스 생태계는 매우 취약하여 외래종의 유입이나 미세한 토양 오염만으로도 고유종인 거대 거북, 바다이구아나, 푸른발부비새 등의 서식지가 파괴될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토양 침식과 수질 오염을 방지하는 최후의 보루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발표는 노보아 행정부를 향한 정치적 공세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포함되어 있다. 야권은 대통령이 개인적인 광업 이권에 개입되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갈라파고스 개발설을 유포해 왔다. 이에 대해 노보아 대통령은 "야권이 지어낸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갈라파고스의 주 수입원은 광업이 아닌 '생태 관광'이다. 연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이곳에서 환경 파괴는 곧 국가 경제의 손실로 직결된다. 따라서 3% 미지정 구역에서의 석재 추출 허용은 섬 내부의 필수 기반 시설 유지 및 보수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외부로부터 자재를 운반해 올 때 발생할 수 있는 외래종 유입 위험을 줄이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에콰도르 정부는 이번 결정에 따라 갈라파고스 내 모든 활동에 대해 더욱 강력한 환경 감시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특히 지하수 오염 가능성이 있는 모든 종류의 화학 물질 사용을 제한하고, 석재 추출 현장에는 상시 감독관을 배치하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법적 금지보다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감시"라며, 정부의 이번 약속이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는지가 향후 갈라파고스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에콰도르의 이번 결단은 전 세계 국가들이 '자원 개발'과 '환경 보존'이라는 딜레마 속에서 어떤 우선순위를 가져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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