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 사진전, 1층 부출입구 무료전시
정전의 현장서 평화의 현장이르기까지 주요 사진공개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200년쯤 뒤 판문점이란 고어로 '판문점(板門店)'이 될 것이다.
그떼 백과서전에는 이렇게 쓰일 것이다.
1953년 생겼다가 19××에 없어졌다.
지금의 개성시의 남단 문화회관이 바로 그 자리다."
실향민 이호철 작가는 판문점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을 남겼다. 그리고 그의 피와 살이 있는 혼이 있는 함경남도 원산시를 밟지 못하고 2016년 세상을 떠났다.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가, 엄마와 아들이, 누나와 남동생이, 오빠와 여동생이, 그리고 삼촌과 이모, 고모의 생이별로 분단 이후 500만명의 세상을 떠났다.
글쓴이의 염원의 시간은 훨씬 지난지 오래다. 정전의 현장(The Scene of Armistic)은 1951년 7월 개성에서 시작된 휴전 협상은 같은 해 10월 이곳 '널문리'로 장소를 옮겨 천막을 치고 진행됐다.
판문점(板門店)은 '널문리 가게'를 중국 측의 이해를 위해 한자로 쓴 것이다. 원래 이곳에 있던 초가집 4채(가게 포함)와 천막 그리고 정전협정이 체결된 목조건물이 있었다. 현재의 판문점은 이곳으로부터 약 1km 남동쪽에 위치했다.
이 시대 온국민들은 운명을 쥐고 있다. 분단의 경계(The Boundaries of Division)를 허물고, 평화의 최전선(The Forefront of Peace)을 화평의 광장으로 누구나 쉽게 자전거, 승용차, 열차, 비행기, 배편, 혹은 걸어서 가야 한다. 모두가 꿈꾸는 강한 나라 미래가 있는 조국, 한민족의 위상을 지구촌에 우뚝 서울 경제대국 5위의 반열에 올려놓아야 하겠다.
평화는 그냥 오질 않는다. 한반도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은 별을 헤아릴 만큼 따라붙는다. 대한민국의 평화, 남과 북의 평화의 기온이 밀려오고 있다.
항간에는 "김정은에게 퍼주는다는데 우리 경제를 먼저 살려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환경전문기자 입장에서는 북한에 다양한 환경문제를 가장 먼저 자유롭게 다루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현재 기획 사진전으로 '판문점, 분단 속 평화를 꿈꾸다 Panmunjom, Dreaming of Peace Amidst Division'를 펼쳐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1층 부출입구에 자리 잡은 전시전에는 가장 먼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손을 잡은 사진이 걸려있다.
박물관측은 이번 기획전시의 의미를 '판문점은 현대사의 비극인 6.25전쟁을 멈추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을 표현했다고 했다.
1951년부터 2년여 간의 협상이 진행돼 1953년 7월 27일 정전(停戰) 협정이 체결됐고, 그 후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 중국군이 협정의 이행을 위해 이곳을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만들었다.
한반도를 가르는 군사분계선은 판문점의 땅과 건물, 그 안의 회담장 탁자까지도 남과 북으로 나눠 있다. 지금까지도 남과 북의 긴장과 적대도 이곳을 빗겨가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은 그 어느 곳보다도 판문점에서 자주 만났다. 전쟁 후 남북이 대화를 시작한 1971년부터 현재(2018년 7월)까지 이뤄진 667회의 회담 가운데 371회가 판문점에서 열렸다.
6.25전쟁 휴전회담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판문점이 2018년 4월과 5월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으로 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박물관측은 이번 기획사진전을 소장한 사진을 중심으로 판문점이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최근 남북정상회담까지 주요 장면을 보여주고자 기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립과 대화를, 분단과 평화를 함께 품어온 판문점의 역사에서 새로운 시대를 꿈꿔 보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 주진오)측은 다큐멘터리 사진가(김녕만, 전민조, 존 리치 John Rich, 구와바라 시세이 桑原史成)의 사진을 중심으로 전시했다.
전시는 판문점이 상징하고 있는 '정전', '분단', 그리고 '평화'의 역사를 세 개의 부로 이뤄진다. 판문점의 초기 모습에는 초가집과 임시천막, 정전협정이 서명된 목조건물이 지어지는 모습도 보인다. 서명직후 정전협정문의 공개장면 등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면들을 생생한 컬러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3차례 남북한 최고의 지도자가 서명한 남북공동선언문도 걸려있다.
북한군 주먹에는 단련된 굳은살이 단단하게 박힌 사진도 눈길을 끈다. 서로 다른 군복을 입고 군사분계선을 가운데 두고 대치하고 있는 남북 경비병의 모습에서 남과 북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비록 한반도에서 긴장과 대립이 끝나지 않았다. 우리 국민이나 북한 주민, 그리고 전세계는 유일한 분단의 땅을 공존과 평화로 향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긴 추석 연휴도 끝났으니 경복궁 나들이길에 길건너편에 있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들러 구경거리가 된 판문점 기획전 한편을 보는 것도 흥미가 있을 것이다.
문병란 작가가 쓴 1981년 땅의 연가(창비)의 한 귀절이다.
"나는 땅이다.
길게 누워 있는 빈 땅이다.
누가 내 가슴을 갈아엎는가?
누가 내 가슴에 말뚝을 박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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