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협, 박홍근, 윤미향, 전용기 의원 주최
(사)한국범보전기금, 환경부, 국립생태원 후원
환경부, 한국범 한반도 서식할 프로젝트 밝혀
윤미향 의원 "인위적 무너진 생태계 균형"의미
서울동물원, 한국박물관협회, 청주동물원 참여
이항 교수 "범복원 멸종위기종 법적 의무있다"
▲단풍 바다 위 한국표범, 사진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 제공, 2021년 가을 촬영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한반도에 범이 돌아온다."
2022년도 복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7일 국회에서 '한국 '범' 복원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범'은 '줄범'(호랑이)과 '표범(돈범)'을 통틀어 일컫는 순 우리말이다. 일반적으로 호랑이와 달리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에 표범이 살고 있었다. 최상의 먹이사슬이 깨졌다. 한국표범이 지금 러시아와 북한 접경지역에 살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에 표범이 돌아오게 하려는 시도가 민관협력을 추진중이다. 국립공원공단 종복원센터를 통해 반달곰 추진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범 복원을 위한 국회 토론회'는 김경협, 박홍근, 윤미향, 전용기 국회의원이 주최했고 (사)한국범보전기금(대표 이항 서울대 교수)가 주관, 환경부, 국립생태원이 후원했다.
토론에는 박영철 강원대 교수, 배성동 작가 (사)영남알프스 천화 이사장, 여용구 서울동물원 종보전연구실장, 윤열수 한국박물관협회장, 홍성현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 수의사,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 과장, 최태영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복원연구실장이 패널로 나섰다.
윤미향 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범을 복원하고 보전하는 것은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차원을 넘어 민족과 얼과 문화를 지키는 일"이며 "인위적으로 무너진 생태계의 균형을 찾는데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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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의원 |
윤 의원은 "다행스럽게 러시아와 중국, 멸종위기종 보전단체의 노력에 힘입어 러시아 표범의 땅 중심으로 한국 범을 생존을 이어왔다."면서 "오늘 토론은 생태적 문화적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복원하는데 전국민적인 관시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항 교수는 발제에서 범(호랑이와 표범)은 국가(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동물"이라며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 제13조에 의해 국가(환경부장관)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에 대한 중장기 보전대책을 수립·시행할 법적 의무를 진다."고 강조했다.
이항 교수는 "범은 한국 문화의 정수이자 한민족의 혼을 대표하는 동물로 비록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범을 국가상징동물로 지정한 적은 없지만, 국민 대다수는 범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동물로 알고 있고 한반도는 범의 모습으로 묘사된다."고 말했다.
또 "범은 88올림픽 및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였고 2021 도쿄올림픽 한국선수단의 캐치프레이즈였던 것처럼 한국범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일은 대한민국 국가가 최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핵심 가치이며 윤리적 의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나 유럽국가는 국가상징동물이 멸종위기에 처했을 경우 국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보전/복원시키고 있다.
국가상징동물은 그 나라의 정신을 의미하기 때문에 미국의 흰머리수리, 중국의 판다, 뉴질랜드의 키위 그 예 다.
이항 교수는 "역사적으로 한반도 범 수난사와 멸종사는 한민족 수난사와 일치해왔고. 임진왜란 당시 조선을 침략한 일본 장수들은 조선 정벌의 상징으로 침략 전쟁 중에도 호랑이 사냥에 빈번히 나섰고, 그 때 포획한 범 두개골이 아직 한국범 보전과 복원은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왜곡된 한민족의 역사를 일정부분 바로잡는 역할을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반구대 범 내려온다'를 쓴 배성동 작가가 토론에 참석해 "범은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생태계의 최정점에서 생태계 전체를 조절하는 우산종이자 깃대종으로 한반도 범 보전과 복원은 동북아시아 전체 생태계와 생태축을 보전하고 복원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동 작가는 우리땅에서 사라진 옛 호랑이의 자취를 찾기위해 20년 세월을 보낸 인물이다. '범의 눈'으로 반구대 숲을 관찰했고, 남들이 잘 가지 못하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국경에 접해 있는 야생의 숲에서 시베리아 타이가(호랑이 숲) 세계를 경험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 책을 펴냈다.
조장혁 (사)한국범보전기금 이사는 "한반도를 대표하던 맹수 표범은, 북한에서도 80년대 러시아와 접경인 라선 일대에서 마지막 표범의 기록이 있다."며 "2005년 러시아와 미국 과학자들이 라선지구를 방문했을 때, 표범 또는 호랑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을 발견하기도 했다."며 북한으로 표범이 이동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조슈아 포웰(Joshua Powell) (사)한국범보전기금 방문연구원은 표범은 농촌과 도시를 포함해 인간지배적인 경관, 인간과 가까운 곳에서 출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 인구의 2배인 2200만 명이 사는 인도 뭄바이,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도 출현하고 낮 동안의 휴식처, 충분한 먹이 공급, 인간으로부터 박해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인간과 공존 방안이 제시돼야 한반도에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은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포유류팀장은 "한국표범 대부분이 러시아 정부가 세운 표범의 땅 국립공원(Land of the Leopard National Park) 중심으로 분포하고 우리나라 국립생태원이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표범 연구와 보전을 위해 적극 협력해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종합토론에서 박영철 강원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상흔으로 중대형 야생 포유동물이 모두 사라졌지만, 중대형 야생 포유동물 복원은 우리나라 생태계 상흔을 치유하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 교수는 하나의 대안으로 DMZ 생태공원을 조성해 남북공동으로 표범 복원을 제안했다.
배성동 작가, (사)영남알프스 천화 이사장은 "경북 울주군 반구대암각화에는 호랑이와 표범 23마리가 그려져 있어 역사적 의미가 깊은 이 일대가 표범의 '서식지 외 보전'을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제안했다.
여용구 서울동물원 종보전연구실장은 "아직까지는 국내 야생 서식지 내에서 표범을 복원시킬 가능성은 낮고 다만 표범의 사육번식 개체군 확립과 유지를 위한 중장기적 '서식지 외 보전' 노력은 얼마든지 가능하며, '서식지 외 보전'도 멸종위기종 보전의 중요한 한 축"이라고 했다.
윤열수 한국박물관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표범은 많은 민화 속에 주인공으로 민족과 밀접히 교류한 흔적이 담긴 것처럼 국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게 '범 박물관 건립'을 추진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성현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 수의사는 "이번 토론회는 큰 의미가 있다."면서 "표범은 최상위 포식자로, 갖고 있는 생태적 의미와 가치가 높은 동물로,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통한 복원이 중요하다."고 했다.
최태영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연구실장은 러시아 등 해외 사례를 들면서 "러시아에서 성공적인 복원으로 개체수가 100마리 가까이 늘어나서 한반도에도 뭄바이처럼 표범이 들어와 사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 오게 될 것"이라며 "호랑이와 표범을 남북교류협력사업의 큰 아이템이 됐으면 좋겠다."고 입장을 냈다.
환경부 입장을 긍정적이었다. 박소영 환경부 생물다양성과장은 "우리나라와 러시아간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 분과위원회에서 표범에 대한 양국 협력사업 논의에 들어갔다."며 "표범 복원 가능성을 살펴보고,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한 지원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부처와 협업을 통해 국내에서 범, 특히 표범을 번식 차원에서 러시아, 중국, 북한 등지에서의 야생 서식지내 복원사업에 제공하게 될 가능성이 폭넓게 열어두고 있다.
(사)한국범보전기금에 따르면, 현재 북한 러시아 중국 접경지역에 서식하는 호랑이 50~60마리 정도와 표범은 100~120마리 정도가 적극적 보호정책으로 야생 서식지에서 살고 있다.
환경부 계획은 한반도에 범이 생존할 수 있는 서식지 복원과 함께 지리산 반달곰, 소백산 토종붉은여우와 같이 환경분야에 국제협력사업의 일환으로 범 보전과 복원을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앞서 2007년 동북아환경협력계획(NEASPEC)에서 동북아시아 생물다양성을 상징하는 대표적 깃대종의 하나로 한국표범이 선정된 바 있다.
이항 한국범기금 대표는 "한국범 보전과 복원을 위한 대한민국의 노력은 국제사회에서 국가 위상을 제고시키고 확립하는데 기여하고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데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국민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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