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토지주택대학교 윤영호 교수, 건축가 양진석 주제강연
"환경을 디자인, 전략을 디자인하나" 노후건축 전략소개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지붕이 도넛 모양의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대기자가 수백명에 이르고, 차로 한 시간을 달려가야 하는 유치원이 화제다. 자연을 기르는, 친구와의 사회성 발달, 신체발육, 정서적 안정, 자유분방함을 일깨워지는 전세계 유일한 어머니 자궁 속과 같은 유치원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후지 유치원'(토쿄토 타치카와시 소재)이다. 유치원 규모는 둘레가 180m인 타원형으로 지붕은 운동장이자 놀이터다.
한꺼번에 500명의 아이들이 올라가 놀수 있도록 설계됐다. 실내 가구 역시 나무소재로 부드럽게 구분, 통합된 공간으로 꾸며졌다. 지붕 나무 데크 사이에는 높이가 25m인 느티 나무 세그루 역시 아이들의 좋은 장난감이다. 후지 유치원을 2007년 완공시킨 주인공은 일본 건축계의 거장 타카하루 테즈카의 작품이다. 세계 경제 협력 기구(OECD)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학교 건축에 선정하기까지 했다
![]() |
▲지붕을 놀이터이자 교실이 된 유치원, 다섯살때 놀던 기억을 예순 살이 넘어 찾아오고 싶은 건축물로 주목받고 있다. |
한국리모델링협회(회장 정진학)는 29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노후 건축물 리모델링 활성화 세미나'에서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후지(FUJI) 유치원의 의미를 되새겼다.
국내 건축계의 젊은 피로 불리우는 양진석 건축가는 "건축을 다시 봐야 한다. 도시 중심이 아닌 사람과 자연중심으로 끌어내야 한다."며 "최근 포항지진에서 일어난 건물 내진설계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것처럼, 건물은 단순히 사람이 사는 공간에서 벗어난 생존과 자연과 일체되는 구조물로 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진석 씨는 "도넛모형 지붕에서 뛰어 놀던 다섯 살 짜리 유치원생이 예순살이 넘어서 추억과 기억으로 다시 찾도록 하는데 아직 우린 없고, 일본은 있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약간의 위험성도 있어야 스스로 보호하고 또래 아이들끼리 돕으며 자립심을 키우게 된다. 물론 놀다가 떨어질 것을 우려해 그물 치고, 큰 나무 아래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자연과 나무을 알게 되는데 우후죽순 즐비한 새건물은 골조만 있을뿐, 사람과 거리감만 있는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노후 건물을 헐기보단 제대로 활용하는 건축물이 21세기 초과밀도 도시를 자연으로 재생시키는 흐름"이라고 했다.
후지 유치원처럼 흙밭에서 놀다가 손발도 손쉽게 씻을 수 있게 하고, 교실 사이의 벽도 없는 것도, 긴장과 경계를 허물기 위해 차선책이라고 한다.
지붕이 운동장이고 하늘을 보는 시선을 제공하는 도넛지붕 유치원은 아이들의 습성을 이해해준 건축가의 생각이 더해져 수돗가에서 발을 씻는게 아니라 아이들이 싣고 있는 장화 속에 물을 담는 장난이 건물 하나가 주는 결과로 건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단적인면을 소개했다.
이날 리모델링 업계 관련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는 '노후 건축물의 신 가치창출 리모델링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두명의 전문가들이 열띤 강연을 펼쳤다.
먼저 LH 토지주택대학교 윤영호 교수는 '노후 건축물 중심의 리모델링& 인테리어 시장전망과 활성화'에 대한 현실과 향후 리모델링 시장이 어떻게 가야 하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윤 교수는 "노후 건축물을 단순하게 노후 불량건축물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면서 "리모델링을 통해 시대적 요구에 맞는 용도로 구조와 설비, 마감을 바꿔 새로운 건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만큼 국내 노후 건축물 현황 및 특성을 고려한 시장여건 조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리모델링의 시작은 실내 인테리어로부터 시작되는데 아직도 TV홈쇼핑에서 지속적인 수선유지서비스가 없고, 고객 맞춤형 집수리와 관련된 금융지원(리모델링 전용 적금 등 상품), 시공업체, 셀프 집수리, 찾아가는 맞춤형 견적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정보체계가 뒷받침돼야 리모델링 시장이 부흥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축대비 리모델링을 통해 건축의 이미지 변신 차원에서 유지보수 서비스, 최근에 포항지진이후 소주택 중심으로 내진보강 서비스 대책요구 문의가 나오고 있는데, 이에 따른 리모델링 공사의 특성과 공사 추진할 때의 얻어지는 성과에 대한 분석과 리모델링 추진에 접근성을 쉽게 할 수 있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윤 교수는 "범국민적인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의식을 함양하면서 건설 산업의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계기가 지금의 절호의 찬스"라고 했다.
양진석 건축가는 '시간성을 가진 가치 창출, 리모델링-결국 형태가 아니라 스토리다.'라는 주제로 강연 내내 시선을 끌었다.
그는 MBC 러브하우스로 유명세답게 지금까지 신축과 더불어 리모델링 건축물에 대한 성공과 실패사례를 중심으로 국내외 현장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국내외 리모델링 사례들은 과거의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현대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신 가치를 창출한다."며 "결국 리모델링은 형태가 아니라 스토리다."고 말했다.
세미나 강연에 참여한 태영세라믹(주) 김병구 부사장은 "리모델링 시장은 건축의 효율성, 자원낭비 억제, 환경오염(발암물질이 든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 새로운 건축 패러다임"이라며 "특히 지진내진설계에 리모델링때 적용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이 향상돼 있다."고 말했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공 후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은 전국 254만 3217동으로 전체(705만 4733동)의 36%을 넘었다.
이날 유진기업 대표이사 겸 사장인 정진학 한국리모델링협회장은 인사말에서 "최근 낡은 공장과 창고들의 기존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트렌드를 살려 리모델링한 성수동이 매력적인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건설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