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후보고서 공통, 긴 가뭄 폭염 현실화
4대강사업 허구론, 가뭄 홍수 대응 최적화 부실
기후변화 원인 다목적댐 건립 불가피론 불 지펴
농업용수 쓰는 만큼 버려진 구멍 많아 정비 시급
배정효 국가물관리위원장 "다 함께 지혜 모을때"
환경부 장관 "4대강 보 활용 담수 공급하겠다."
물확보 차원 '수계기금' 사용 위해 법개정 탄력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바짝 타들어가는 대지, 극심한 가뭄 해갈에는 하늘만 쳐다본다고 해결될 상황이 아니다.
이미 기록상으로도 영산강 섬진강 일대 최악 가뭄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지난해 광주 전남 지역 가뭄 발생일수는 281.3일로 기상 관측 기록을 깼다. 이 여파로 전남 경남 충남 일대는 주요 댐 유역 강수량은 예년의 67%에 불과했다. 이렇다보니 농업용수는 물론 공업용수까지 직간접적 타격을 주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주요 상수원으로 이용되는 주암댐 저수율은 현재 22.4%로서 예년에 비해 약 52%에 불과한 상태로 92년 준공 이래 최저 수위를 넘었다.
도시와 달리 지방은 심각하다. 최근 K-eco 광주전남제주본부측은 식수공급까지 위협받고 있는 섬 주민들에게 직접 생수병을 전달하는 일도 벌어졌다. 전라남도 완도, 신안 등 섬(도서) 지역 가뭄은 식수부족에도 제한 급수까지 강행할 정도였다. 최근 전국적으로 내린 단비조차 영산강·섬진강 유역의 가뭄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환경부, 농식품부는 관련 기관(국가물관리위원회, K-water, 농어촌공사, 지자체) 공동으로 극한 가뭄과 이어진 폭염 대비한 중장기 가뭄대책 수립이 필요하는데 동의했다.
14일 국회 환노위와 국가물관리위원회, 환경부, 농식품부, K-water,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영산강, 섬진강유역 가뭄대책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의원회관에서 환노위 전해철 위원장, 여야 간사 임이자, 김영진 의원, 배덕효 국가물관리위 민간위원장, 한화진 환경부 장관 등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했다.
한 장관은 "지난 7월 가뭄이 시작돼왔지만, 환경부는 수용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뭄해소에 주력했다."며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가뭄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물확보를 위해) 국가물관리위원회와 함께 유역내 댐과 댐, 하천과 하천으로 연결하고 대체 수용하는, 특히 4대강 보를 활용해 담수된 물은 농식품부와 협력해 공급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론 좌장인 이주헌 국가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은 '식수전용댐', '가뭄 전용댐'까지도 구축을 제언했다. 이 위원은 "과거 효종 현종 6년 가뭄 지속, 고종때도 긴 가뭄도 있었다는 기록처럼 현재 기록상으로 2년 남지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3년을 넘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목적댐 건설에 무게를 둔 발언도 나왔다. 강원, 충청권, 영남권 유역과 달리 영산강유역에는 다목적댐이 없다. 그렇다보니 섬진강유역 댐으로부터 영산강유역으로 물 공급 방식이 문제로 제기했다.
긴 가뭄 상황에서 영산강, 섬진강 유역 댐 강수량 실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두 유역 내 주요댐인 평림댐, 주암댐, 수어댐, 섬진강댐, 동북댐, 장흥댐 예년 대비 56~71%로 가뭄 극복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주요댐 저수율은 19~30%로 예년 45~55% 수준으로 밑돌고 있다.

환경부는 선제적 가뭄대책으로 연내 섬진강댐 저수위를 도달 전망할 예정이다. 결국 공급관리는 발전 농업용수까지 강제로 끌어와 생활 및 공업용수로 쓸 수 밖에 없다. 영산강쪽 핵심인 보성강댐에서 주암댐으로 2500만 톤, 수양제에서 평림댐 300만톤으로 확보해 공급하는 정도다. 24만명의 목포시민들의 식수공급처인 주암댐 경우 이 역시 부족해 물량의 일부를 장흥댐에서 끌어 대체 공급하고 있다.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급기야 섬 도서지역에 식수용으로 오염 방지 차원에서 관정을 막았던 지하수를 다시 뚫어 공급중"이라고 말했다.
지하수저류댐 설치까지 강행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완도군 보길도에 4만 톤 공급, 해수담수화 선박까지 투입해 완도군 소안도 2520톤 공급했다.
박재현 정책관은 "가뭄 빈도와 강도는 증가했는데 1955년부터 1994년까지 5~7년 주기에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데이터를 밝혔다.


이미 가뭄 위기론을 각종 보고서를 통해 제시했다. 한국기후변화평가보고서는 한반도 온난화 및 강수량 변동성 증가로 극한 강수(가뭄, 홍수) 현상이 빈번해질 전망으로, IPCC 6차 보고서는 폭염을 동반한 전례 없는 극한 가뭄 발생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박 정책관은 "환경부는 물수급 대책으로 상시 가뭄 159만톤을 공급해야 하지만 24만 톤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분석하고 "기후변화를 고려한 생활 공업용수 공급량은 126만 톤이 예상되지만 57만톤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가뭄대책 기본방향'을 총 3단계로 구분했다. 1단계 경우 하수재이용으로 하루 5만 톤, 이동식 해수담수화는 하루 15만 톤으로 공급예정이다. 또한 지하수저류댐 2만4000톤(일), 그동안 닫혀 있는 지하수 관정을 뚫어서 하루 4000톤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물론 법개정도 필요하다. 수계법이 발목을 잡는다. '수계기금'을 강상류지역(상수원보호구역)수질 개선에서 쓰여왔다. 이번 토론회에서 법개정을 해서라도 수량확보 항목에 기금을 쓰도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영산강 섬진강 수계법개정은 임이자, 김영진 의원 등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로 넘어갔다.
이에 대해, 임이자 의원(국민의힘) 환노위 간사는 "국민들의 안전한 물공급을 위한 조치라면 협력을 통해 관련 법을 손질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진 의원(민주당) 환노위 간사 역시 "가뭄 중장기대책에 여야가 한 자리에 모인 것 처음있는 일로 가뭄극복에 초당적인 의견이 모아지도록 힘쓰겠다."고 했다.
환경부는 2단계로 댐비상용량 활용, 섬진강 추가 취수, 영산강, 농업용저수지 수로 연계로 추진할 예정이다. 박 정책관은 "장관이 현장을 올해만 5번을 찾아 가뭄대책을 논의했고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올 여름이 가뭄 해갈때까지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재천 농식품부 농업기반과장은 환경부와 달리 농림축산식품부 가뭄대책으로 농업용수 수리시설은 10년 단위로 관리 구축을 말했다.
수자원 이용량은 총 244억 톤 중에 농업용수는 154억 톤(63.1%), 용배수로 총길이는 19만3000km 중 구조물 10만km에 달한다. 전체 논(답)는 78만ha중 수리안전답은 49만7000ha다. 영산강 섬진강 용수시설은 1만4125개소로 저수지는 평균 81% 확보하고, 나머지는 양수장, 취입보로 이뤄져 있다.
농식품부는 생활 농업용수는 1억5900만 톤이 부족해, 22년에 가뭄 예보 경보만 무려 63개 시군에서 발생했다. 피해면적만 45ha에 물마름, 작물시듦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남북지역 농경지에 물부족으로 7~8월쯤에 저수위로 도달할 것으로 예측이 나왔다.

토론에서 최재화 전라남도 물환경과장, 박준열 광주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 부장은 현지 어려운 상황을 공개했다.
광주광역시는 자체적인 용수 확보가 힘든 구조로 하루 15만 취수했을 때 수질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존 상수원도 다 폐쇄돼 지금이라도 저류지, 댐 건설 등으로 언급했다.
광주광역시 상수원 확보는 겨우 10% 한계점이 도달했다. 대안으로 광상수원망 확보와 지역별 고른 지원책이 전향돼야 한다고 했다. 다시한번 '수계기금' 사용에 대한 입장도 나왔다. 이들은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 지역주민 반발 우려된다."며 "하수 이용한 공업용수 공급에 따른 비용 등은 지방이 아닌 국가 부담으로 제도 개선 필요성하다."고 꼽았다.
용수확보 차원에서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해수담수화 시설에서 부작용 의견도 나왔다. 해수담수화 가동으로 배출되는 고염도 해수가 자칫 해양생태계를 역으로 훼손될 수 있어 신중한 검토를 주장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 역할도 주문했다. 수상태양광 발전은 지역주민들과의 상생차원에서 공동으로 이뤄지길 원했다. 이 자리에서 지역사회에서 물관련 지역전문가가 없어 영산강과 섬진강 유역내 위원회를 활용하는 방안도 건의했다.
▲박재현 환경부 물통합정책관은 가뭄의 심각성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인다면 관련 부처와 기관이 하나돼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용수확보량 차원에서 지금 관로 규격 600mm에서 1000mm로 확대하는 제안도 나왔다. 한건연 국가물관리위원회 위원은 "저수지, 댐에 물확보는 장마와 태풍도 한 역할을 하지만 최근 들어 태풍이동경로가 서해안으로 오질 않아 물확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물관리통합차원에서 가뭄 중장기대책 중에 물을 쓰는 시설물 관리와 물유량 관리 관측은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안돼 있는데 사실은 통합관리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농업분야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다시 노출됐다. 박태선 농어촌공사 이사는 "어느 쪽은 물이 많고 어느 쪽은 물부족하는데 수질 수량 등을 관측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용 국가물관리위 위원은 "각 지역에 홍수통제소를 물관리통합센터로 키우든지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영목 K-eco 영산강 섬진강 사업계획처장은 "지난해 수해로 이번에는 가뭄으로 힘들 시간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극한 가뭄을 대책할 수 있는 사이클까지 내다 볼수 있어야 한다."며, "과감한 계획으로 국가산업단지의 중요한 점을 감안해 똑같은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기대감과 달리, 태풍 이동경로가 빗나가 댐 물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K-water, 한국농어촌공사는 중장기적 대책에 공감대로 물개발에서 사용까지 상당한 기간이 걸린 만큼 미리미리 준비되는 정책을 요구했다.
아울러, 물부족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주민들이 사전에 가뭄 대비 훈련도 필요성과 함께, 나주지역은 생활용수가 부족하면 농업용수가 부족하듯이, 이를 극복할 차원에서 이해당사자간 협의체 구성을 호소했다.
농작물 생산에 타격을 주는 농업용수의 다변화도 언급됐다. 전남 지역 경우 밭작물 재배면적이 넓은 만큼 농업용수 확보에 비중을 두는 시스템 필요성도 주장했다.
박태선 농어촌공사 이사는 "주암댐 의존도를 낮춰서 농업용수 확보에 용이하도록 해야 한다."며 "영산강 유역은 농업용수 활용에서 긴급시 생활용수로 변환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홍수대책에는 흔적이 남지만 가뭄정책은 정반대"라며 "통합물관리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농업용수에 주목하는 건 천수답, 흙수로 구조상 국민들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하천으로 돌아오는 물확보는 어렵고 비용까지 늘어 힘들다. 수리계측 개선이 공감하지만 계측기 설치에 엄청난 비용이 뒤따른다고 했다.

이번 정책토론회는 영산강· 섬진강 유역의 물 부족 근원적인 해결하기 위해 두 부처와 지자체, 기관 전문가들 의견 수렴으로 준비됐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종합적인 물통합이 힘이 더 실어질 것으로 보인다.
댐간 연계 등 물 공급체계 조정, 하수 재이용 등 대체 수자원 확보,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및 농업용 저수지-수도 연계사업 등까지 필요한 예산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가뭄이 극심한 섬(도서) 지역에의 물 공급을 위한 지하수 저류댐 설치 확대, 이동식 해수담수화 시설 활용 계획도 포함돼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의견들을 모아 제대로 시행된다면 영·섬유역은 하루 약 61만톤이 추가 확보가 예측된다.
농업용수 부문은 영농기 물 부족 우려 지역 중심으로 저수지 물 채우기 등에 집중하고, 장래 용수 부족 및 반복되는 고강도 가뭄에 대비한 신규 수자원 개발, 수계간 용수 연계 활용 대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배덕효 국가물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오늘 다양한 제언을 바탕으로 가뭄대책을 보완해, 광주‧전남 주민이 체감하고 국가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수 있는 안정적 물 확보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진 의원은 "수계기금 개정안 관련 환경부와 광주전남지역 의견 수렴하고 홍수 가뭄 대책에 대해 잘 연구해서 시범적으로 해당 지역에 적용(거버넌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극단적인 대책은 단계별로 타 지역까지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예산 관련해서 올해 잘 반영돼 장기적으로 하드웨어를 구축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리드하길 바란다."고 덧붙었다.
이자리에는 정선화 영산강유역환경청장, 김구범 지원단장, 박은혜 심의팀장, 박상철 서기관, 한국수자원공사에서는 조은채 실장, 장윤석 부장, 한국농어촌공사는 김우상 처장, 박진현 단장, 이용훈 영산강청 팀장, 신우창 사무관, 신재성 사무관, 김성률 농식품부 사무관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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