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탁회사, 현장소장, 현장 근무자 경찰 수사의뢰
경북도 통보 신속히 폐수방류 등 현장 조사 실시
주낙영 시장 "소각장 최우선 환경기준 준수해야"
베올리아 국내 20개 계열사 거느린 다국적 기업
경주환경연합 "시로부터 130억 원 지원 배신감"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다국적 기업 베올리아 계열사가 위탁 운영한 소각장 시설에서 불법으로 폐수(침출수)를 방류해오다 발각됐다.
경주시는 민간업체에 위탁운영을 맡긴 소각장(자원회수시설)에서 무단으로 폐수를 방류했다는 의혹에 대해 발 빠르게 진상을 조사하고,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지난 27일 경주환경운동연합 등에서 소각장 폐수 무단 방류 의혹을 제기하자, 다음날인 28일 이들 단체에서 제출한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곧바로 위탁업체인 ㈜베올리아산업개발코리아(베올리아)를 비롯해 현장소장, 현장 근무자들을 무더기로 경주경찰서에 수사 의뢰했다. 이 회사는 2000년 12월 국내 법인 설립해 연간 매출 1800억 원 육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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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오후 피막지 하류, 폐수 유입으로 두터운 거품이 쌓여 있다. |
시는 감독청인 경북도에 즉시 통보했고, 경북도는 28일 조사팀을 현장에 파견해 동영상 등으로 확인된 방류행위에 대해 면밀한 조사를 거쳐 행정처분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방류수가 흘러들어 간 인근 저수지인 피막지와 주변 하천수의 수질을 검사해 유해성 정도와 성분을 확인하고 있다. 앞으로는 방류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저수조 설치 등 시설개선도 병행해 나갈 계획이다.
시는 지난해 9월 위탁업체인 베올리아와 계약을 맺고 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수하면서 침출수 처리 방식을 바꿨다. 발생하는 폐수는 전량 재이용 하고, 비상시(고장 등) 발생하는 폐수는 전량 외부 전문 업체를 통해 처리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전액 경주시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무단 방류 의혹은 지난 27일 경주환경운동연합과 민주노총공공연대노동조합 경북본부는 기자 회견에서 제기됐다.
기자회견에서 "CCTV 영상과 폐수를 퍼 나가는 탱크로리의 출입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는데 경주시가 신고를 받고도 진상 조사를 하지 않는다."며 "소각장 소장을 엄중히 문책하고 관리자를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베올리아 측은 "침출수 처리 비용을 전액 시비로 지원해 주는데, 이를 무단 방출할 이유가 있느냐?"며, "무단 방류를 지시한 적이 없다."며 완강히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문제의 회사는 지난해 9월 위탁을 맡은 베올리아(VEOLIA)"라며 "이 회사는 시로부터 시설 보수에 약 130억 원의 세금을 지원받았고 경주시민에게 돌아온 것은 배신뿐"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이 회사는 상습적인 불법 폐수 방류로 인해 천연기념물 남생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인 피막지를 거쳐서 보문호로 유입되고 있다."고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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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이 베올리아 불법 폐수방류에 대해 규탄하고 경찰 수사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
불법 방류는 7월 14일 주민지원협의체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베올리아는 다시 폐수를 방류했고, 현장 노동자의 신고까지가 있었지만 경주시는 폐수 방류가 없었다고 거짓 해명으로 일괄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는 베올리아와 위탁계약을 하면서, 과거 서희건설 측의 민간투자사업(BTO) 방식과 달리 소각장 시설관리를 경주시가 직접 챙기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결국 경주 소각장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경주시는 직무유기 및 태만했다.
앞서 경주 소각장의 위탁이 서희건설 측에서 베올리아로 이전될 당시, 경주시는 폐수를 정화해서 재활용하는 기존 시스템을 포기하고, 폐수를 전량 외부 반출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위탁 사업자 입장에서 매우 손쉬운 폐수 처리 방안이고, 외부 반출에 따른 비용도 사업자가 아닌 경주시에서 전액 부담했다. 베올리아는 폐수를 반출하지 않고 오히려 상습 방류를 저질러왔다.
▲7월14일 저녁, 폐기물 침출수 저류조의 폐수를 우수관로로 불법 방류하고 있다. |
주낙영 시장은 "소각장 운영은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환경기준 준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서 운영해야 한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위법이나 불법이 드러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처리하라"고 관련 부서에 강하게 주문
했다.
베올리아산업개발코리아는 자사 홍보에서 '생태 전환' 높은 목표 수립으로 환경을 중심에 두고 모든 공정, 평가 및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선전했다. 특히 직원, 고객, 주주, 파트너 및 사회 전체와 협업해 의미있는 환경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베올리아 지주사는 계열사로 베올리아산업개발코리아를 두고 국내 위탁 참여하는 곳 30여 곳이 넘는다. 현재 충북 진천군 동국제약, 경남 함안 및 충북 청주시 R&E알앤텍 제주 광역 폐기물 소각시설, 경북 봉화 동양그린바이오, 서귀포시 광역폐기물 소각장, 전남 강진 환경정화센터, 충남 서산 LG 및 롯데케미칼(씨텍), 경기 화성 디스에스피엘, 경기 이천 SK하이닉스, 울산 남구 금호석유화학 울산수지공장, 경기 용인 디에이치 리사이클링 등 30여곳이다.
▲베올리아 계열사가 위탁 운영한 소각장 침출수를 무단 불법 방류는 경주시민들의 신뢰를 깨버렸다고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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