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앞 쓰레기장 건립 "지하화도 필요없어 무조건 백지화"
환경영향평가 무의미, 집 앞 300m, 악취 발암물질 노출 우려
발주처 은평구청, 주민의견 수렴 조건부 허가 건립 명분 잃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시민 1, "이곳도 사람이 사는 곳인까요."
#시민2. "미세먼지로 삶이 피폐해집니다. 요즘 시민행정서비스가 최우선이 뭔지아시죠. 환경,... 친환경 아닌가요."
#시민3. "기자선생 집 현관문을 열면 300m 앞에 쓰레기처리장이 있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사갈까요. 네,~"
절박함 심정으로 시민들이 분노는 용광로가 돼 거리로 나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변이 돌아왔다.
26일 늦은 오후 서울시 은평구 진관동 76-20번지 삼송테크노밸리 옆 창릉천 앞쪽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생활쓰레기처리시설부지 앞에 고양시민, 서울시 은평뉴타운 주민 100여 명이 "환경에 영향없다는 증거를 제시하라." 등 구호푯말을 들고 행진했다.
이날 눈길을 끄는 건 아이 동반한 젊은 부부에서 부터 칠순이 넘은 노인 등 다양한 계층에서 거리집회에 동참했다.
거리집회 참가 지역주민들은 쾌적한 주거공간 확보는 커녕 주거환경을 깨는 행정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며 건립 반대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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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 색이 자원순환센터 건립부지다. 이곳을 자하철 지축역, 삼송역, 구파발역 중심 10여만 세대가 밀집돼 있고, 이미 교통량이 포화상태다. |
고양시, 은평구 주민들은 주말 휴식 시간을 반납하고, 은평구가 발주한 광역자원순환지원센터 부지 앞으로 집결했다.
이번 집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한달 동안 매주 주말마다 이뤄진다고 은평기피시설백지화투쟁위(은백투)측은 밝혔다.
이날 집회 참여한 지역민들은 경찰 보호 속에 건립 부지를 출발해서 구파발역 롯데은평몰을 지나 은평뉴타운 9단지 10단지를 거리행진 했다.
이상진 은백투 위원장은 메가폰으로 선두를 이끌며 선창 구호로 "쓰레기장 건립 결사반대", "친환경시설이면 구청앞에서 세우라." 등 미리 준비한 16여개 구호 속에 행진했다.
참여자들은 "은평구 1024명의 의견이 부지 인근거주 10만 명을 대변할 수 없다. 주민의견 다시 반영하라."라며 "쓰레기처리장이 들어서면 악취, 소음, 비산먼지, 교통혼잡 유발하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발주처인 은평구청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은평자원순환센터가 가동되면 서울시 은평, 서대문, 마포구에서 발생되는 생활쓰레기가 반입돼 선별 적재하는 시설로 쓰이게 된다. 이곳 시설중에는 폐스트리폼, 폐플라스틱을 녹이거나 압축한다.
이곳에서 재활용 선별량은 하루 기준 150톤, 생활폐기물 압축 1일 130톤, 대형폐기물 적환장 1일 25톤 약 300톤을 넘게 처리한다.
은백투측 반대 주장은 이렇다. 이 규모 시설이면 1번 국도로 이용하는 쓰레기차량만 약 2000여 대가 진출입하게 된다. 이미 주변의 교통량은 포화상태다.
부지 주변 반경 5km내 롯데은평몰(Lotte Eun Pyeong Mall)을 비롯 신세계 스타필드 고양(STARFIELD), 이케아(IKEA), 다국적 물류기업인 켄달스퀘어사가 짓고 있는 하루 7000여 대의 화물차가 유입되는 흥도동 물류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특히, 삼송, 원흥, 지축 3개 택지지구가 2020년 마무리되면 통일로는 물론 자유로와 연결된 권율대로는 하루 종일 교통마비가 우려된다.
또 하나의 주거문화를 해치는 장애요인이 있다. 주거, 상업지역이 밀집된 삼송지구는 2만4000여 세대, 은평뉴타운 1만6000여 세대, 지축역 지축지구 8700세대가 2020년이며 모두 입주가 마무리된다.
이상진 은백투 위원장은 "우리가 터무니없이 억지를 쓰면서 쓰레기처리장을 들어오는 것은 반대하는 건 아니다."면서 "오늘 집회에 나온 주민들은 자신들의 집 바로 앞에 쓰레기장이 들어오는 것을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원순환센터 부지 앞뒤편에는 창릉천, 북한산이 존치돼 있다.
이날 거리 집회에 참여한 각 정당별로 김종민, 민경선, 송기섭, 송규근 시도의원 후보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송규근 고양시의원 후보는 "창릉천은 산업화를 겪는 과정에서 많은 오염으로 생물다양성이 사라졌는데 우리 지역민들이 꾸준한 환경의식과 정화노력으로 간신히 모습을 되찾아가는데 쓰레기장은 무리수를 뒀다."고 반대 입장을 폈다.
부지 선정은 2013년부터 은평뉴타운 도시개발사업부지 내 속칭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추진했다. 2017년 지방재정 중앙투자 심사에서 민원최소화 방안 조건으로 심의 통과, 그해 연말 국회예결특위는 지자체, 주민의견 수렴 조건부로 국비 90억 원을 승인했다.
관급공사인 은평구청은 6.13지방선거가 끝난 8월경 쓰레기장 건립 착공을 강행하려는 움직임에 은백투측은 발끈했다.
은백투측은 "은평구청장 자신의 공약 안건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거리집회 참여 주민들은 "정신적 피폐함을 가중시키는 시설 백지화는 당연하다."라며 "은평구청은 시민들의 압박에 한발 물러서 시설을 지하화하겠다는 것과 달리 오고가는(쓰레기장 진입) 수 많은 쓰레기 운반차량은 어떻게 할 것인지."를 되물었다.
현존 기술력으로 쓰레기처리장 등은 날씨(기압)이나, 혹은 집진(탈황)설비 고장에 따라 악취, 발암물질 등이 잡아낼 수가 없는 경우의 변수가 많다.
이날 가족단위로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초등학생 아이들이 홍보안내문을 돌리는 열정도 보였다.
이상진 은백투 회장은 "고양시, 은평구의 밀실행정으로 주거환경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는 행태였으니 환경영향평가부터 더더욱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고양시 삼송, 지축, 동산지구와 서울 은평뉴타운등 주민들은 "주민 생존권과 행복추구권은 대통령이나 구청장 역시도 똑같은 우리도 누려야 하는 같은 국민이다. 우린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하면서 "영국, 독일, 미국 등 선진국처럼 주거지역에서 최소한 10km는 떨어져야 하지 않느냐."고 항변했다.
구파발역 롯데은평몰에서 집회를 지켜본 환경설비업체에 다닌다는 30대 워킹맘 이 모씨는 "스피커로 나오는 말을 듣고 알았다. 누구라도 내 집 앞이라면 당연한 주장이 아니냐. 사실 혐오시설을 운운하는 것은 그 시설에 대한 친환경설비를 전혀 믿을 수 없기 때문이 나온 주장한거죠."라고 동의하다며 설득력 있게 말했다.
한편, 은평구청은 건립 반대 민원을 접수받은 상태다. 이와 관련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 반대 서명은 현재 1만여 명이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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