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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교수 |
[환경데일리 온라인팀]올해는 서기 2020년. 예수 그리스도가 세상에 태어난 후 2020년이 됐다는 말이다. 예수의 탄생이 서기력의 기원이 된 것처럼, 어떤 사건이나 사태는 인류 역사에 있어 특별한 분기점이 된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 사태도 인류 역사에 있어 어떤 분기점이 되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할 때 '온라인 학습'이 엄청나게 확대되는 것도 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오늘 막내딸이 달포간의 개학 연기를 마치고 드디어 개학을 했다. 비록 온라인 개학이기는 하지만, 비로소 정식으로 입학한 중학생이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모든 초중고교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등교한다는 것을 예상했던 사람들이 있을까? 필자는 10여 년 전 온라인 학습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원격대학원을 졸업했다. 내가 졸업한 학과의 수강생들은 대부분 학교 선생님들이었는고, 나와 같은 직장인들이 몇 명이 섞여 있었다. 온라인 학습은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내게 제공해줬다.
학습 환경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 학습이 과거에는 특수한 형태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개학이 말해주듯 보편적인 학습 형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학습 형태의 변화는 학습자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응전을 요구한다.
필자는 딸의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컴퓨터와 프린터, 화상 카메라를 새로 구입하고, 인터넷 랜선을 연결하는 등 온라인 학습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런데 이런 하드웨어적인 학습 환경은 말 그대로 가정에 교실을 꾸민 것과 같다. 교실을 아무리 잘 갖춰놓았다고 하더라도 정작 학습자가 공부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기계장치에 불과한 것이다.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과목을, 정해진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학습하는 수동적인 형태였다면, 온라인 학습은 좀 더 많은 학습자의 참여와 몰입을 요구한다. 이른바 자기주도학습이 온라인 학습의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는 것이다. 재택 학습으로 인해 느슨해지기 쉬운 생활태도와 학습시간을 출석 학습처럼 스스로 관리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학습에 참여해야 하며, 과제를 수행해야 하고, 온라인 검색이나 참고서적 탐독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해야 한다. 이러한 학습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것이 '자기주도'의 자세다. '자기주도학습'능력이 학업성취도를 결정하는 열쇠가 되는 것이다. 거기에 더해 틈나는 대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 둔다면 자기주도학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학습 환경은 그 방식이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겠지만, 곧 적응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라고 하지 않았는가! 무엇보다 새로운 학습방식의 성공적인 구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각급 학교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한다. 주말이나 휴일도 아랑곳없이, 심야 시간에도 극한의 인내심을 가지고 학생 한 명, 한 명의 학습 준비를 확인하고 독려하는 선생님들의 사명감과 직업정신, 제자 사랑에 감사한다. 선생님들의 헌신적인 지도와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온라인 개학, 온라인 학습을 통한 학교생활을 성공적인 것으로 만들어 줄 것으로 믿는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 되면 학교에 출석해 수업을 받게 되겠지만, 온라인 개학을 통해 배우게 될 '온라인 학습'은 학교는 물론 직장과 가정에서 유용한 학습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이 시간에도 컴퓨터를 사이에 두고 가르치고, 배우느라 여념이 없는 이 땅의 모든 선생님들과 학생들에게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농협중앙교육원 교수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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