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개국 114편 화제작과 신작 다큐멘터리 공개
개의 역사, 멸종위기종, 물의 전쟁 등 풍성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2017년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관람 포인트는 역시 인간사회에서 만들어진 문명들이 인간을 점점 파괴하는 다양한 스토리들이 공개된다.
재미와 메시지는 던지는 영화 몇편을 소개한다.
사울 슈워츠 감독의 트로피(Trophy) 다큐는 코끼리나 코뿔소, 사자 같은 동물들은 매년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그리고 그 속도는 동물들을 사냥, 수집하는 사람들에 의해 매년 빨라지고 있다. 영화는 거대한 산업이 된 사냥과 야생동물 보호 산업의 실상을 파헤친다. 감독은 그 산업들을 이끌어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동물의 경제적 가치에 뒤얽혀 있는 산업의 민낯을 포착해낸다.
드림박스(감독 예룬 반 더 스탁) 작품은 신비스러운 일본의 숲에 있는 건물, 개와 고양이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몇몇은 그냥 시간을 죽이고 있는 것 같고, 몇몇은 꿈의 상자에 들어가는 것 같다. 생명의 종착지에 관한 명상적이면서도 냉혹한 기록물이다.
중국의 거대한 산업화 상업화 개발로 후유증을 보여주는 판 즈치 감독의 '24번가'도 주목할 영화다.
시눕시스를 보면, 중국 항저우시 24번가에서는 신도시 개발 공사로 도심에서 텃밭과 함께 일궈 놓은 보금자리가 강제 철거되고 30년 전 떠나왔던 고향과 가족에게 돌아간다. 하지만 애써 외면했던 가족과 변해버린 고향을 마주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는 내용을 담았다.
2015년 네팔을 강타한 7.9 규모 지진의 진앙지었던 조그만 시골 마을 바르팍 이야기를 다룬 '바르팍을 위한 노래', 미얀마 내전을 다룬 지뢰 폭발음이 매일같이 들어야 하는 아이들의 눈빛 이야기 '내일이 아니면 언제(감독 수수흘렝)', 파주에서 친환경 농사를 짓고 있는 농부 이원경씨를 통한 벼농사의 사계절이 벼의 생태적 변화와 농민들이 가지는 현실적 문제들이 조명한 '벼꽃(감독 오정훈), 그외 '개의 역사', '여자와 빙하', '디지털 이민자', '내 생애 최고의 반려동물'. '멸종을 막아라', '아프리카-물의 전쟁' 등이 기대작이다.
9월 21일 오후 7시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리는 개막식을 열고 42개국에서 출품된 114편의 다큐멘터리를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시작됐다.
2009년 1회 영화제를 시작한 이래 '평화, 소통, 생명'의 가치를 전하는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식은 민간인 통제선 내에 있는 미군반환부지에서 즐길 수 있는 특색 있는 이벤트다.
DMZ국제다큐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선정된 '올드마린보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 다큐멘터리 새로운 역사를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3년 만에 놓은 신작으로 가족과 함께 탈북 한 잠수부의 삶을 담아 낸 이 작품은 '탈북민'이 아닌 '아버지'의 시선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영화제 내내 포럼, 강연, 토크 등 다양한 부대행사와 더불어 상업영화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선사한다.
노년의 삶을 그린 '영상으로 쓰는 생애 이야기'를 비롯해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경향인 사적 다큐 등에 대한 포럼이 준비돼 있다.
또한 페미니즘, 정치 등 여러 사회적 이슈 관련 강연 프로그램 및 다큐영화에 대해 토크시간을 가진다. 'DMZ버스커즈'는 음악도 듣고 영화제 초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로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메가박스 백석 1층 야외 광장에서 오후 2시와 5시에 만나볼 수 있다.
제9회 DMZ국제다큐영화제는 28일까지 메가박스 백석을 주상영관으로 파주, 김포, 연천에서 진행되며 진실의 힘으로 감동을 전하는 다큐멘터리의 매력을 곳곳에 알리며 한국 다큐멘터리의 현주소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제측은 "핵전쟁 위협, 분단의 이질감, 사회부조리, 문화의 돌연변이화 가속, 인간존엄 파괴, 눈부신 상업화 속에 어두움, 자연의 역습 등이 올해 영화제의 관전 포인트이자,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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