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4 기후정의행진' 6만여명 시민과 행진의 물결
탄소중립, 녹색성장, ESG 경영 허울 뿐 종식돼야
노동자, 농민, 장애인, 동물권, 종교 400개 단체
화석연료 생명파괴 체제 종식,모든 불평등 끝내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문종민, 고용철 기자]"이대로 살 수가 없다. 어른들은 뭐해? 왜 안지켜" 절박한 상황이 가파르게 오고 있다.
'924 기후정의행진'에서 6만여 명(잠정 집계)의 시민과 함께 기후정의 행진의 물결을 높은 파도를 이뤘다. 유모차를 끌고 온 아이엄마에서부터 고사리 손 아이들과 함께 나선 학교 선생님, 아빠와 아들, 학교 동아리팀, 직장인, 환경시민활동가들까지 서울 도심지 거리에서 거리를 걸었다.
기후재난의 시대, 모두가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시민들의 대규모 행진이 펼쳐졌다. '924 기후정의행진'은 24일 토요일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시민들이 종각역, 안국역을 물론 광화문 네거리에서 부터 서울 시청을 지나 숭례문 일대에서 녹색깃발, 파란깃발, 노란깃발과 골판지에 쓰인 환경문제, 기후위기문제, 플라스틱 재앙, 미세먼지,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경고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행진했다. 그 행진 길이만 6km 이상 이어졌다.
주최에서 마련한 본 행사가 열리는 오후 1시 이전인 오전 일찍부터 집결된 환경시민들은 사전행사인 각 시민단체별로 마련된 부스,천막별로 가을수확한 농작물을 펼쳐놓고 시민단체를 홍보하고, 자유발언대 등이 풍성하게 진행됐다. 오후 3시부터 본행사인 집회, 행진, 문화제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후정의 실현 촉구하자는 목소리가 울려 펴졌다.





'924기후정의행진'은 2019년 이후 3년만에 진행되는 대규모 기후행동으로서, 한국의 기후운동에서 가장 큰 규모의 행사다. 특히 광화문에서 시청까지의 구간은 기후불평등에 저항하는 의미로서 '다이-인(die-in)'시위가 진행됐다.
이번 행진의 큰 슬로건이자 모두의 하나된 외침은 "기후재난, 이대로 살 수 없다"를 위기의식 속에서 이번 기후정의행동은 ▲화석연료와 생명파괴 체제 종식 ▲모든 불평등 끝내야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의 목소리는 더 커져야 한다는 것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924 기후정의행진은 전국 각지 22곳으로부터 버스 또는 기차를 이용해 참가자들이 집결했다. 3시 본행사 시작 전에는 여러 단체들의 다양한 사전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정보의 장과 나눔의 장터가 섰다.
황인철 9월 기후정의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시민들이 생각하는 환경문제, 지구촌 전체의 문제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정착 정치권과 대기업들이 생각하는 탄소줄이기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위기의 우리 삶을 태우고 소멸되게 하는 기후재앙에 대한 근본적인 요구와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 마련된 행진"이라고 했다.





청소년, 노동자, 농민, 석탄발전소 소재 지역 주민 등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들이 발언하고, '기후위기에 맞선 우리의 선언'을 낭독했다.
기후위기 최일선 당사자인 우리는 기후정의의 주체로 나설 것을 선언했다. 불평등하고 위협적이고 폭력적인 이 체제 아래서 이대로 살 수 없고, 이대로 살지 않을 것이다. 막대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시스템을 전환하기 위해 결집할 것이고, 불평등한 체제를 끝장내기위해 연대할 것이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ESG 경영'과 같은 허울 뿐인 그린워싱에 기만당하지 않고 '배출제로'시대를 앞당기고 기후정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지구 생태계의 한계 용량까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자원을 추출해 온 종래의 체제는 그 종점에 이르렀다. 더이상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 성장, 시스템 유지는 불가하다.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규모 토건과, 대량의 생산·유통·소비·폐기의 시스템도 중단돼야 한다.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가중시키며 위험한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핵발전 시스템 역시 단호히 거부한다. 종차별과 종착취에 기반한 공장식 축산과 산업형 어업 또한 지속할 수 없는 생명파괴 체제다.





무엇보다도 기후위기를 야기한 주요 선진국과 대기업들이 기후위기를 또 하나의 이윤창출·부의 축적 기회로 삼으며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를 우리는 더이상 용납하지 않는다. 가장 먼저 기후위기를 맞닥뜨리는 기후위기의 최일선 당사자들이 기후정의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924기후정의행진'이 이러지는 곳곳에서는 신나는 리듬에 맞춰 구호를 외치며, 웅장한 조형물도 선보였다. 행진 중에 수만명의 시민들이 기후위기를 경고하며 도로 위에 드러눕는 '다이-인(die-in)' 시위 차원의 퍼포먼스도 보여줬다.
또 기후행진은 문화제 형식으로 라퍼커션의 흥겨운 브라질리언 퍼커션 공연, 행진 참여 시민 인터뷰를 비롯해 폭발적인 정동의 허클베리핀의 밴드 공연으로 행진의 흥과 감동을 이어갔다.





전국 22개 지역 참가단이 924행진 참여는 강원도, 경상남도, 광주광역시, 남양주시, 대구광역시, 대전광역시, 부산광역시, 안동시, 인천광역시, 전라남도, 전라북도, 충청남도, 경주시, 울산 포항, 목포, 수원, 제주 등지에서 온라인 링크를 통해 힘을 보탰다.
플랫폼C, 가톨릭기후행동, 기후정의동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생명문화위원회 및 기독교환경운동연대 등이 다양한 목소리와 현장 예배도 진행했다.
스퍼커로 나선 시민들은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월성원전 이주대책위원회 황분희 부위원장, 니카라과 농업노동자연합(ATC) 비아 캄페시나 중앙아메리카 지역 기후 대표 아마루 토레즈, 빈곤사회연대 기후위기 이재임 활동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김지은 공동집행위원장이 참가했다.





행진에 흥을 돋우기 위해 공연팀으로는 호레이, 전통공연기획 예천, 살판 협동조합, 터울림, 대안학교기후정의연대 풍물패, 성공회대 민속문화연구회 탈, 아드레날린쿠팡서비스(DJ시봉새x안도), 기후악당 물리치는 백사팀x합굿마을, 레츠피스, 사회적협동조합 살판팀이 참가했다.
홍승표 목사는 "9.24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의 열기와 외침들 속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미안함과 지금의 체제와 지구를 이대로 넘겨 줄수 없다는 절박함과 위기감이 크게 느껴졌다."며 "이러한 시대 현실에 한없이 무지할뿐 아니라 부러 외면하고 역행하는 정책을 일삼으며, 엄중한 외교무대에선 철없는 기행과 경거망동을 일삼는 굥에 대한 분노가 더욱 치밀어 오르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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