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 탈석탄 대신, 친미세먼지 전환해야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삼성전자는 2020년 기준 95%의 폐기물을 재활용한다. 그중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슬러지(화학물질 찌꺼기=침전물)는 시멘트 제조 원료로 전량 재활용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20년 기준 폐타이어의 78%를 재활용한다. 이 중 절반이상은 시멘트 공장에서 대체연료로 재활용하고 있다.
최근들어 시멘트 제조 업계는 생활폐기물 및 산업폐기물을 연료나 원료로 활용하는 비율을 크게 늘리며 '탈(脫)석탄'을 선언하고 있다.
기업들도 재활용의 홍보 수단으로 시멘트를 '선택'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시멘트 업계의 시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시멘트 업체의 연료를 유연탄에서 폐플라스틱 혹은 폐합성수지로 전환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같은 방향에 환경부와 탄소중립위원회에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탈플라스틱 정책으로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분해유 생산과 그린수소가스화 사업인데, 주연료인 폐합성수지가 점점 고갈될 수 있다는 우려속에 막대한 플랜트 설비를 투자한 정유화학업계는 난색이다.
한창그린홀딩스 조상태 대표이사는 "친환경 납사 생산을 위한 고품질 기름을 추출하는데 기술력은 이미 검증될 만큼 자신하지만, 문제는 시멘트 업계에서 쓰는 폐플라스틱이 단순히 소각차원이라면 원래 계획대로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시멘트 제조 업계를 활용한 재활용 확대에 우려하고 있다. 시멘트 소성로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미세먼지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고려해 폐기물 재활용 편익을 계산해야 한다는 것.
우리나라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살펴보면 시멘트제조업이 1위, 발전업이 2위다. 2020년 발전업은 4만7512톤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고, 시멘트 제조업은 4만9442톤의 질소산화물을 배출했다. 하루평균 135톤을 뿜어내고 있다.
이같은 이유는 배출기준의 차이를 꼽을 수 있다. 발전업의 경우 국내 최고 수준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70~15ppm이하다. 하지만, 시멘트 제조업은 270ppm을 적용받고 있다.
지난해 열린 시멘트 소성로와 소각장의 폐기물 처리에 따른 기후·환경 영향 평가 및 개선 방안 토론회에서 박현서 전주대 연구교수는 "시멘트 소성로와 자원회수시설을 비교하면, 일산화탄소는 1358배, 질소산화물은 104배, 황산화물은 149배에 이를 정도로 소성로의 배출량이 많다."고 이야기했다.
김우진 강원대병원 환경보건센터장은 "시멘트 공장의 폐기물 사용으로 유해물질 배출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전국의 폐기물을 특정 지역에서 시멘트 공장에서 태울 때 지역주민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역학조사나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센터 관계자는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물질은 질소산화물이다.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으로만 따지면 시멘트 소성로가 석탄화력발전소보다 더 영향이 크다. 그러나 환경부의 미세먼지 계절 관리제에는 시멘트 소성로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며 "결국 재활용을 빌미로 대기오염을 용인하는 꼴"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용어사전에 따르면 재활용은 '쓰레기 처리량의 감소, 자원절약, 에너지절약 및 생활환경의 오염방지에도 큰 역할을 한다'고 쓰여있다.
생활환경의 대기오염을 부추기는 지금과 같은 재활용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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