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용 컵 보증금제도 6월 10일 이후 시행
"어깨 무겁다. 어떻게 조기 안착하지"고민
"3년 이내 90%까지 회수율 올리겠다"밝혀
돈 문제 넘어 자원순환경제와 조화의 역할
잘회수하 면 연 3만7천톤 온실가스 감축
빈용기파트, 컵보증금사업 이원화 개선 언급
"보증금 받아가는 것도 환경보전 이바지다"
1회용품 줄이기 위한 문화 정착 참여 중요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1회용컵과 플라스틱컵 덜 쓰는 생활 속에서 더 이상 구경꾼이 돼선 안됩니다."1회용컵 보증금 제도가 6월 10일 시행이후 부활하면서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가 생겼고 조직을 총괄하는 정복영 초대 이사장을 만났다.
지난해 6월 10일에 설립된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생소하다. 본지는 센터 기능과 제도 취지, 소비자, 기업에게 어떤 역할하는지 이사장에게 물었다.
그는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를 명칭만 들으면 "새마을 금고인 줄 안다. 심지어 보증금을 같이 쓰자는 말까지 있다."고 웃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환경부에서 보조금 이름을 붙인 건 자원순환 보증금때문으로 전에는 소주병만에 붙어 있었던 하나의 품목이 확대가 됐다. 바로 1회용컵 보증금이다. 원래 한국유통지원센터에서 떨어져 나온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독립된 전문기관이다. 업무 및 감독은 환경부부터 받게 된다.
정 이사장은 "어깨가 무겁다. 어떻게 하면 조기에 잘 안착을 할까. 그런 것 때문에 직원들하고 머리 맞대 가면서 고민하고 참신한 대책도 만들기에 분주하다."고 소개했다.

1회용컵 문제는 사실상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마시는 커피때문에 출발했다. 그는 "커피 문화가 좋은 기호음료이지만 문화적인 것에 하나 더 포함한다면 커피가 자연에서 나오듯이 자신이 쓴 컵을 잘 처리하고 가급적 덜 쓰는 생각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함도 감추지 않았다.
센터의 고유 업무는 돈 문제를 넘어서 자원순환경제와 잘 조화를 시킬 보증금제도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복영 이사장은 "아직도 국민들이 많이 모른다. 우리가 뭐 다른 걸 하는 게 아니고 후손들을 위해서 자원을 다 쓰면 안되닌까. 잘 순환시켜서 다음 세대에 넘겨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컵 하나라도 잘 처리하면 온실가스 감축에서 역할을 한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컵, 빈용기의 회수율에 예측도 물었다. "통계 수치로 보면 90% 이상 회수를 하면 된다고 본다. 물론 초기에 시민들이 얼마만큼 협조가 따로 올지 모르지만 하여튼 3년 이내에 90%까지 회수율을 올리겠다."고 자신했다.
정 이사장은 "100%까지 사실 올린 건 불가능한 얘기다. 그렇게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면서 "자연스럽게 이젠 반납하는 게 낫다. 이런 인식을 갖도록 홍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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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영 자원순환보증금센터 이사장 |
어려움도 숨기지 않았다.
"우리 센터에 이사진으로 참여한 기업들은 주류업계와 커피 브랜드로 나눠져 있는데 커피 브랜드만 70개가 넘는다. 숫자적 균형으로보면 전체적 균형을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저도 계속 고민이고 언젠가 누군가가 문제를 제기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균형감을 유지하기 위해 내용적으로도 좀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센터에서 관리하지 못한 테이크아웃 등 100개 이하의 매장에서 배출되는 컵에 대한 입장은 "(정책반영)초반에 품기 어려웠고, 환경부에서도 우선 대형 브랜드 기업들이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여건부터 만들고나서 점차 확장되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 소속 직원 30명은 이쪽 분야의 전문가들로 뽑았다. 이렇다보니, 직원들도 1회용 컵을 한 축으로, 또 한 축은 다회용 컵과 텀블러도 이용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췄지만 결국 1회용 컵을 줄이자는 공감대가 큰 만큼, 다양한 아이템 발굴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탈플라스틱에 대한 입장도 언급했다. 정 이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저한테 탈플라스틱 얘기한다. 탈플라스틱을 하면 행동이 불편한 쪽으로 가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플라스틱을 안 쓰면 다른 대체용품을 쓸 것이고 그러면 천연자원 나무나 이런 것들이 그만큼 더 쓸 수 밖에 없다. '탄소 중립과 플라스틱 중립'이 갖는 시스템 안에 들어와 플라스틱을 잘 쓰고 잘 순환하게 만드는 것이 현실이자 우리 센터의 목적사업방향"이라고 했다.
또한 "직원들한테도 탈플라스틱 말을 함부로 하지 마라고 한다."며 "굉장히 중요한 가치들이 들어있다. 경제와 맞물려 있는 용어들이 함축돼 있는 건데 탈플라스틱 하면 커피 안 먹을 거야? 먹을 거잖아? 얘기가 나오는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복영 이사장은 "플라스틱 없으면 천연자원을 대체해야 하는데 천연자원은 괜찮으냐. 이렇게 물으면 얘기가 안 되니까. 일단 순환이라는 개념의 조금 더 철학적 의미를 두고 안정이 되면 줄여서 필요한 부분만 관리해야 된다."고 직원들과 공유한 내용을 공개했다.
▲보증금대상사업자는 금복주, 보해양조,대선주조,충북소주,맥키스 컴퍼니,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한라산, 무학, 제주소주, 오비 맥주, 일화, 코카콜라음료 13개사다. 빈용기나 1회용컵 회수기는 전국 대형할인마트, 스타벅스커피 등 각 매장에 설치돼 있다. 향후 회수기는 거리 등 대형 공공기관 등 건물 등에도 설치할 예정이다. |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에 맞대응하고 자원낭비를 억제하는데 필요한 빈용기와 1회용컵 쓰는 것을 최소화하는데 원료와 제품의 생산단계부터, 구매와 사용, 폐기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서의 순환성을 끌어올리는 책임을 안고 있다.
정 이사장은 "우리 센터가 1회용 컵보증금 시행이 반드시 탈플라스틱 시대를 열겠다는 건 아니다."며 "당장 벌어지고 있는 ESG까지 보증금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으로 자원순환 분야의 최고 전문기관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제도 시행을 3개월 정도 앞두고 당장 중점을 두는 건 역시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는 반환편의성 제고와 판매사 협의 등 안정적인 제도 도입 등을 위한 전 직원들이 초집중하고 있다."며 "보증금제도를 통해 1회용 컵의 낮은 재활용율(약 5%)을 개선하고 1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데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막연하게 자원순환보증금 시행 이후 어떤 변화가 올지 궁금했다. 정복영 이사장은 보증금 시행 초기 80%가 회수된다고 가정할 때 새로운 컵을 생산할 때 보다 연간 3만7000톤의 온실가스가 감축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간 보증금제도 시행을 통한 사회적 편익은 약 3800억 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산술적으로 보면, 여기저기 버려지던 컵을 자원화하고 다회용컵으로 재탄생시켜 재활용률을 끌어올린다면 재활용품의 가치, 소각비용의 절감 편익, 다시 컵 생산 대비한 온실가스 감축 편익 및 환경 가치까지 합하면 약 3800억 원의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다.
자원순환보증금제도 성공적인 운영을 어떤 사회적 협력에 관련해선 입장을 밝혔다.
정복영 이사장은 '탈(脫)플라스틱 필요성', '1회용품 줄이기 추진'을 꼽았다. 그러면서 "환경부가 추진하는 플라스틱 생산과 소비를 줄이고 부득이하게 사용된 플라스틱은 원료로 재활용하는 사회로의 전환은 2050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열쇠"라고 했다.
정 이사장은 "1회용품을 줄이기 위한 문화 정착을 위해 기업과 소비자들의 참여와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무엇보다 제도정착의 결정적인 역할은 시민들과 기업의 노력에 달려 있어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센터의 재정 확보에 대해서, "자원재활용법 시행으로 자원순환보증금과 취급수수료 및 처리지원금의 집행 관리에 필요한 비용은 그동안 빈용기 반환 편의성 및 회수율 제고를 위해 미반환보증금 사용의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기본적인 틀을 가지고 올 상반기에 '자원순환보증금관리위원회'를 출범을 앞두고 궁금증이 나왔다. 과연 재활용 처리에 대한 효율성이다. 수거 처리 업체들이 어떻게 수거 처리하는지 재활용 처리에 대한 효율성은 충분한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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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복영 이사장은 컵 보증금제도는 커피를 즐겨마시는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연으로부터 얻어지는 자원의 소중함을 알고 경제발전에 기여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했다. |
1회용컵 재활용의 양면성을 지적했다. 그는 "소비의 편리성, 규제완화 등으로 컵 사용이 급증한 것에 반해 컵은 다른 포장재(PET, 캔, 유리병 등)에 비해 컵 재질, 브랜드 로고 인쇄, 유가성이 낮아 별도 회수나 재활용이 접근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간 사용되는 약 28억 개의 1회용 컵 중 회수 비율은 고작 5% 정도, 나머지는 소각‧매립 처리되는 악순환만 반복돼왔다. 보증금제도가 시행되면 이런 악순환을 끊고 매장에 반환된 컵을 별도로 회수할 수 있고, 컵의 재질 통일(PET) 및 인쇄 제한 등의 표준용기 사용 권장에 따라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이를 뒷받침할 내부 시스템은 컵의 판매부터 처리까지 전 과정을 관리시스템을 통해 전산 관리하게 된다. 소비자 입장에서 앱(APP)을 제공해 어디서나 소비자와 판매점, 처리업체간의 이용과 불편함이 없도록 시스템은 완비했다.
정복영 이사장은 "일부에서 보증금제도가 너무 늦은 건 아니냐는 지적도 공감한다."면서 "그러나 당장 행동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로 내몰릴 수 밖에 없어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환경을 위한 실천이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보증금제도에 적극 동참하는 것만이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는 6월이면 기존의 빈용기 보증금 제도를 효율화해 최적의 회수율을 유지하면서 재사용 횟수를 늘려나가는데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자원순환보증금센터는 2021년 6월 10일 이후 시행된 1회용컵 보증금 규모에 산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
다만, 아쉬움도 있다. 센터 조직과 정관에서 나타난 것처럼, 빈용기보증금사업파트와 컵보증금사업파트로 이원화로 나눠져 있다. 국내 소주 맥주 주류업계와 음료업계나, 1회용컵을 배출하는 커피숍, 카페, 일반음식점 프랜차이즈 업계로 별도로 성격을 가진 만큼, 업무의 효율성과 집중도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관건이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1회용품이나 포장재의 배출·재활용 현황 등을 면밀히 조사해, 보증금제도 운영이 효과적인 품목들을 발굴해 나가겠다."며 "자원순환의 전과정에서 자원 절약과 함께 사용된 자원은 계속 순환하는 과학적인 연구기반과 제도개선에 집중하겠다."고 지지와 참여를 당부했다.
경영 철학에 대해 묻자. 두가지를 꺼냈다. "어디 가든 내 자신한테 항상 되새기는 말은 존중하라. 그러면 상대가 보이고 나는 그 사람하고 얘기하려면 내가 전문가가 돼야 그 사람한테 최고의 서비스를 해줄 수 있다."고 대한민국 환경인인 다운 소신을 밝혔다.
정복영 이사장은 국가기후환경회의 사무처장, 수도권대기환경청장, 주중국대한민국대사관 공사참사관, 금강유역환경청장, 국립환경인력개발원장, 환경부 기후대기정책과, 대기관리과 과장, 환경감시팀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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