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식량 생산 시스템이 '위기' 부채질
담수 생태계 85%로 가장 큰 감소
심각 지역 95% 감소 라틴아메리카
'티핑 포인트' 징후… 지속가능 솔루션 필요
세계 곳곳에서 돌이킬 수 없는 변화가 초래되고 있다는 충격 보고서가 던져졌다.
향후 5년이 지구 모든 생명체의 미래 결정하는 터닝 포인트로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2030 목표 달성 위해 전 세계의 과감한 행동이 촉구된다고 주장했다.
WWF(세계자연기금)는 2024년 지구생명보고서(Living Planet Report, LPR)를 10일 전 세계 동시 발간하며, 1970년~2020년까지 전 세계 야생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73% 감소하는 재앙적 상황에 처했다고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앞으로 5년간이 시간이 주어진다고 했다.
지구생명지수(Living Planet Index, LPI)는 전 세계 5495종을 대표하는 약 3만5000개의 개체군을 대상으로 1970년부터 2020년까지의 추세를 분석한 결과다.
이 중 담수 생태계가 85%의 가장 큰 감소를 보였고, 육상(69%)과 해양(56%) 생태계가 그 뒤를 따랐다. 야생동물 개체군 감소의 주된 원인은 식량 시스템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황폐화됐다.
자원 남용, 외래종 침입, 질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기후변화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해, 해당 지역의 지구생명지수는 평균 95% 감소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개체군의 감소는 멸종 위험 증가와 건강한 생태계의 손실 가능성을 알리는 조기 경보 신호다.
생태계가 훼손되면 깨끗한 공기, 물, 건강한 토양 등 인류가 의존하는 자연의 혜택을 더 이상 누릴 수 없다. 이는 지구가 티핑 포인트에 더욱 취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티핑 포인트는 예를 들어 아마존 열대우림의 마름 현상(Dieback)이나 산호초의 대규모 폐사가 해당한다. 즉 해당 지역을 넘어 식량 안보와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올 8월 아마존 산불이 14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올해 전 세계적으로 네 번째 대규모 산호 백화 현상이 발생한 위험을 증명했다.
커스틴 슈이트(Kirsten Schuijt) WWF 국제본부 사무총장은 "자연이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생물다양성 손실과 기후변화라는 상호 연관된 위기가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한계까지 몰아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티핑 포인트는 지구의 생명 유지 시스템을 손상시키고 사회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며 "아마존 열대우림이나 산호초와 같은 소중한 생태계를 잃게 되면, 자연과 인류 모두 그 파괴적인 결과를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었다.
보고서는 보전, 에너지, 식량, 금융 시스템의 전면적 혁신을 통해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글로벌 목표 달성의 필수 조건이라고 제시한다.
현재의 식량 시스템은 서식지 파괴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전 세계 물 사용량의 70%, 온실가스 배출량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으로 전환하고, 식량 손실과 낭비를 줄이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특히, 네이처 포지티브(nature-positive) 식량 생산 확대는 생태계를 복원하고 동시에 인류에게 필수적인 영양을 공급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
획기적인 대안으로 에너지 및 금융 시스템의 경우, 재생에너지로의 신속한 전환과 화석연료 의존 축소가 필수적.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5년 내 재생에너지 설비를 3배 확대와 에너지 효율을 2배로 높이는 등 지구촌 노력을 강조했다.
금융 시스템은 환경 파괴적 활동 자금 지원 중단과 자연기반 해법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제시했다.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은 온실가스 감축, 기후변화 완화, 지역 사회의 생계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지구의 기온 상승을 1.5℃로 제한하는 파리 협정, 빈곤 퇴치를 위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와 같은 합의와 달리, 위험을 피하기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WWF는 10월 10일 개최한 2024 지구생명보고서 기자간담회에서 이상훈 국립생태원 습지연구팀 팀장과 윤지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식품영양학과 교수, 조대현 아시아기후변화투자자그룹(AIGCC) 한국 매니저가 사례발표했다.
앤드류 테리(Dr. Andrew Terry) 런던동물학회(ZSL) 자연보전·정책국장은 "우리는 필요한 조치를 이미 알고 있고,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면 자연은 다시 회복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력한 행동과 의지다."고 말했다.
박민혜 WWF 한국본부 사무총장은 “앞으로 5년"이라며 "전 세계 탄소배출 상위 8위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책임감과 지속가능한 환경에서 살아갈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멈춤이 없는 실천만이 살 길"이라고 강조했다. [환경데일리 = 고용철 기자]
[저작권자ⓒ 환경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