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정관,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까지 무시돼
산업부, 1차 공모시 탈락 최연혜 전 의원만 콕 집어
정일영 의원 "5명 후보 중 1차 탈락 후보자만 통보"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보은성 인사라는 오명을 쓴 채 12일 취임한 최연혜 가스공사사장이 국회 안팎으로 시끄럽다.
11월 9일 산업부가 최연혜 전 의원 단 1명만을 한국가스공사의 신임 사장으로 임명을 통보한 것이 드러나면서, 산업부가 윤 대통령의 보은성 인사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중소벤처기업위 소속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이 9일 기재부와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가스공사 사장 선임 절차 및 경과'에 문제가 있다고 정식적으로 언급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밝힌 정 의원에 따르면, 가스공사 사장 후보에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5명의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산업부가 유독 최연혜 전 의원만을 단일 후보자로 통보한 배경에 대해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같은 주장에는 현행 공공기관운영법과 가스공사 정관때문이다. 우선 에너지 공기업인 가스공사 사장 임명 절차는 공사 임원추천위를 거친 후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의 심의·의결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사장을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이후에 해당 기관을 관장하는 부처 장관의 제청을 통해 최종적으로 사장으로 임명된다.
이 같은 룰(프로세스)에 따라 가스공사 임추위는 기재부 공운위에 5배수를 추천했으며, 기재부 공운위 또한 11월 3일, 가스공사 임추위가 추천한 5명의 후보자 중 5명 전원을 기관장 후보자로 결정했다. 하지만 산업부는 11월 9일, 가스공사 사장 선임 후보자로 최연혜 전 의원만을 단일 후보로 통보하면서 보은성 인사 논란에 불을 지폈다.
더 석연치 않은 점은 최연혜 후보자가 지난 가스공사 사장 1차 공모 때 면접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2차 공모에서 산업부가 최연혜 전 의원만을 단일 후보자로 통보했다는 점이다.
보이지 않는 입김에 의해 그를 단독 후보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지난 1차 공모 시기인 7월 27일, 가스공사 임추위는 면접심사 진행 후 최연혜 전 의원이 탈락한 5명의 후보자를 공운위에 추천했지만, 산업부는 9월 1일 별도의 이유 없이 가스공사에 임원 후보자 재추천을 요청하기도 했다.
12월 7일 가스공사 주총에서 지난 1차 공모과정에 전문성 문제로 탈락한 최 사장 후보자 단 1명을 대상으로 신임 사장 적격 여부를 심사하는 일이 발생한 것.
정일영 의원은 "가스공사와 같은 시장형 공기업으로 분류되는 한전,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단 1명만의 후보자가 지원한 사례를 제외하면, 복수 후보자 추천을 받아 주총에서 2명 이상의 사장 후보자를 심의, 선임해 왔다."며 "이러한 절차와 달리 산업부가 1차 심사 때 납득할 이유없이 재공모를 실시한 점, 그리고 2차 심사에 최 전 의원만을 선임해 통보한 점 모두 산업부가 먼저 분야 전문성이 없던 최연혜로 답을 정해놓고 공모를 진행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복수의 국회 산자위 소속 의원은 "정권 입맛에 따라 비 전문가를 가스공사 사장으로 끌어오는 건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이자 가스공사 내부에서 조차 불만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해당 노조 역시 어용노조라는 말을 들을 수 밖에 없는 어처구니 없는 인사만행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에너지 기업 한 노조위원장은 "가스공사는 한전과 함께 국가 에너지 수급 등 정책에 수행하는 기관인데 비전문가가 단지 권력에 입맛에 맞춤형으로 사장으로는 취임하는 건 치욕적인 기록이 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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