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관사 입주 대기자만 3372명
30년 이상 관사 전체 28.9% "뱀 나올 정도"
무려 82년된 관사, 흔한 에어컨 조차 없어
실거주 문제 배정 불합리·불공정 미파악
이태규 의원 "주거환경 개선 교육청 촉구"
[환경데일리 이은주 기자]#1. "정말 필요함이 절실한데 누군가는 별장처럼 쓰는 건 불합리합니다."
#2. "다른 곳에 주거하며 다른 사람에게 공동사택을 양도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주세요"
#3. "집이 있고 오랫동안 거주했음에도 개인의 저축과 투자를 위해 관사에 살며 학교 예산을 축내는 선배교사나 관리자를 보면 교직에 대한 염증이 난다."
#4. "관사 얻고 실거주하지 않는 행태가 많다."
#5. "교장, 교감 위주의 배정, 기존 배정자의 장기 이용으로 실수요자의 공정한 이용이 어렵다." 이상은 현재 관사 배정 관련 경기도교육청에 접수된 민원, 건의 일부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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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시 한 소재 초등학교, 공간혁신사업으로 노후화된 학교건물을 해체철거했다. 하지만 철거과정에서 비산 소음 등으로 학생들은 물론 인근 아파트 등에 영향을 미쳤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전형적인 관료주의에 빠져 반환경적인 공사를 방치했다. |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관사를 지금까지 쓰는 학교 관사를 비롯해 열악한 환경을 방치하면서 젊은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불만이 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이 2023년도 국정감사에서 각 시도교육청에 제출한 관사 부족과 교직원 관사 관리 실태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고 지적했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관사는 총 5260동 1만6485세대로 현재 1만4903세대가 사용되고 있다. 교직원 관사는 도서벽지 등 농어촌지역에 발령을 받은 젊은 신규교사들이 쓰고 있다.
▲이태규 의원이 질의를 하고 있다. |
문제는 올해 관사 입주 희망자가 1만8176명으로 수용 인원을 넘어서면서 대기자 수만 3372명(희망자의 18.6%)에 달한다. 이마저도 관사 입주 대기 중인 교원 수는 2020년 2122명에서 23년 3372명으로(3년만에 59%) 증가세다.
올해 관사 입주 대기자 수는 경북교육청이 799명으로 많고 이어서, 경기교육청이 687명, 강원교육청이 421명 순으로 집계됐다.
관사에 입주하지 못한 교원들은 학교 인근에 거주 공간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장거리로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이며, 사비를 들여 원룸 등에서 지내면서 1~2시간 운전해서 출퇴근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관사에 어렵게 입주하더라도 열악한 시설에 따른 불편도 매우 크다. 오래된 노후 관사가 많다 보니 벽지가 뜯겨져 나가거나 곰팡이가 피는 것은 기본이고 벽 균열이나 천장에 물이 새는 경우도 많다. 바퀴벌레는 물론이고 심한 경우 뱀과 지네가 출몰하는 경우도 확인되고 있다.
시도교육청이 보유한 총 1만6485세대의 관사 중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 관사는 전체의 30%에 육박하는 총 4768세대(28.9%)이며 건립된 지 82년이 지난 경기도 이천시 이황초등학교 관사가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어컨이 없는 관사는 280세대(경기교육청 154세대, 경남교육청 82세대)나 된다.
이태규 의원은 "교사들이 교육에 온전히 매진하고 싶어도 불안정한 주거상황이 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를 개인의 사명감으로 극복하라는 것은 비현실적이며, 열악한 정주 여건으로 교사들이 도서벽지 등의 근무를 기피하게 된다면 농어촌학교 소멸과 도시 쏠림 현상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 "젊은 교사들이 지역에서 애정과 사명감을 갖고 교육에 전념하도록 하려면 주거환경부터 교육청이 적극적 의지를 가지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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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형 학교 환경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교실 실내환경을 비롯해 운동장, 학교 주변까지 유해성 차단 및 발생원인을 억제하는데 한계로 노출돼 있다. 사진은 경기도 광주 소재 중학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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