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공검지 퇴적층 생물학적 분석
1400년 전 저수지로 축조 공검지 6천년전 퇴적층서
국내 첫 자연습지서, 32종 미기록 화석 돌말류 발견
▲(1)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 (2)피눌라리아 디스파 (3)칼로네이스 슈마니아나 (4)곰포네마 리퍼티 (5)피눌라리아 플라티세팔라 (6)코스미오네이스 하와이엔시스 (7)셀라포라 람다 변종 니포니카 (8)곰포네마 라티콜럼 (9)심보플루라 오피칼라타 (10)네이디움 크라스케이 (11)칼로네이스 림모사 (12)스타우로네이스 슈도쉬만스키 |
[환경데일리 김영민 기자]국가 지정 차원의 습지의 보전 가치가 또 한번 재확인됐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관장 서민환)은 최대 6000년부터 쌓인 상주 공검지 퇴적층의 화석 돌말류를 분석 자연습지였던 이곳이 1400년 전에 인공 저수지로 축조됐다는 사실을 생물학적으로 검증했다고 밝혔다.
상주 공검지는 우리나라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환경부, 2011년 6월 29일)된 곳이다. 조선 초기에 작성된 '고려사(저자 김종서, 정인지 등)'에 따르면 1195년(명종 25년) 공검이라는 큰 못에 축대를 쌓아 저수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1959년 말 서남쪽에 오태저수지가 완공되자 이 곳은 모두 논으로 만들어졌고 1993년 옛터 보존을 위해 1만 4716㎡ 크기로 개축됐다.
2009년 5월 공검지 복원공사를 통해 발굴된 옛 수문의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 결과 이곳의 축조시기는 약 1400년 전으로 추정(상주시청 문화예술과, 2011)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지난해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상주 공검지 일대 2곳에서 각각 9m와 8.5m 깊이로 땅을 파내고, 공검지 생성 시기에 관한 생물학적인 근거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퇴적층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퇴적층에 남겨진 화석 돌말류의 출현량과 출현종의 특성 분석으로 공검지의 생성 시기와 과거 수환경 변화를 규명했다.
분석 결과, 공검지의 6000년 전 퇴적층(약 5~6m 깊이)에도 화석 돌말류가 발견돼 축조 이전(1400년 전)에는 공검지가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1400년 이후에는 4단계의 수위변화가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연구진은 150년여 전 퇴적층(약 1.5~2m 깊이)에서 각종 돌말류와 수생식물에 붙어사는 돌말류가 최대로 증가한 것으로 볼 때, 이 시기에 최대 수위를 보였다가 이후 육상화가 되기 시작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공검지 내부 시추 장면 |
연구진은 공검지 퇴적층에서 32종의 미기록 화석 돌말류를 발견했다.
발견된 미기록 화석 돌말류 중 가장 오래된 종은 피눌라리아 엑시도비온타(Pinnularia acidobionta)로 공검지가 만들어졌을 당시에 살았던 돌말류로 추정했다. 이 종은 2003년 도쿄 우소리호에서 처음 발견된 종으로 습지환경에 주로 서식하는 종이다.
정상철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상주박물관과 함께 상주 공검지의 옛 규모를 정확히 밝히기 위한 후속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벽골제, 수산제, 의림지 등 역사적 가치가 높지만 아직 생물학적으로 충분히 입증하지 못한 기원 전후로 추정되는 고대 저수지로 연구를 확대해 국가습지보호지역 보전 연구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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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추 깊이 모식도 |
용어설명
공검지: 경북 상주시 공검면에 있는 저수지로, 영남지방 최대 농경문화 중심지 상주지방 농업용수를 충족시켜준 못이다. 우리 논 습지 중 처음으로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환경부, 2011년 6월 29일)된 곳, 경북 기념물 제121호
돌말류: 물 속을 떠다니거나 돌이나 생물체 표면에 붙어사는 미세조류(microalgae)로,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며, 수서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1차 생산자를 말한다.
방사선 탄소연대 측정법: 탄소화합물 중의 탄소의 극히 일부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 원소인 탄소-14(14C)의 조성비를 측정, 그 만들어진 연대를 추정하는 방사능 연대 측정의 한 방법이다.
고생물학: 화석(고생물)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주로 홀로세(현재로부터 약 1만1700년 전까지) 이전에 살았던 생물의 몸체나 그들이 남긴 흔적인 화석 연구 학문이다. 고생물학은 주로 화석의 관찰, 기재, 분류를 통해서 과거 생물을 복원하고 진화, 행동, 각 생물들 및 서식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한다. 고생물학에서 주로 연구되는 대표적인 화석 생물로는 돌말류, 꽃가루 등이 있다.
벽골제: 벽골제(사적 제111호)는 전북 김제시 부량면에 위치한 저수지로 고대 수리시설 중 규모가 가장 크다.
수산제: 경남 밀양시 하남읍 수산리에 위치한 수산제는 벼농사를 위해 축조된 관개용 저수지. 수산제 수문은 경상남도 기념물 제102호
의림지: 충북 제천시 모산동 일대에 있는 삼한시대의 인공 저수지다. 1976년 12월 21일 충북 기념물 제11호로 지정됐다가, 2006년 12월 4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20호 제천 의림지와 제림으로 승격,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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